안녕하세요. 인솔교사 윤충현 입니다.
오늘의 날씨는 맑고 햇빛이 쨍쨍 비치는 날씨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레벨 테스트를 본 후 오늘부터 영어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들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씻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먼저 씻고 준비하느라 움직이는 소리에 제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아침에 밥을 먹은 후 아이들은 수업 준비에 바빴습니다. 책을 미리 펴보기도 하고 저에게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수업 내용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수업 시간, 쉬는 시간 구성과 전자 사전과 같은 준비물을 챙기도록 설명해 주었습니다. 준비를 마친 아이들은 빌라 앞에서 줄을 맞춘 후 수업을 듣게 될 호텔로 향했습니다. 빌라와 호텔의 거리는 걸어서 2분도 채 안 걸리는 짧은 거리 입니다. 호텔에 도착한 아이들은 차례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1 개인 수업 장소로 향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아이들의 정규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단은 교실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부터가 아이들이 처음 만난 과제였습니다. 매 시간 다른 선생님을 만나서 수업을 들으므로 매번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2~3번을 반복해서 설명을 천천히 해주어도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 하였습니다. 매 시간 수업이 끝날 때 마다 자리를 찾아주고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첫 시간 수업을 들은 후 아이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1대1 수업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상시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영어를 하루 종일 듣고 말해야 하는 것이 어른에게도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인데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50분 동안 끝까지 열심히 수업을 들으려고 노력하는 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교시가 지나고, 2교시, 3교시, 4교시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찾아가고 선생님들과도 인사를 잘하며 천천히 적응해나갔습니다.
4교시가 끝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왔습니다. 아이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빌라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점심에는 치킨과 스파게티가 나왔는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공부해서 배가 고팠는지 아니면 닭이 좋아서 그런 건지 아이들은 식사를 푸짐하게 담고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아이들은 방에 모여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점점 친해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기도 하고 다투는 아이 한명 없이 서로 잘 지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좋은 추억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 갈 수 있을 거라고 느꼈습니다. 침대에 모여 앉아서 얘기하던 아이들이 저에게 이제 수영장은 안 가냐고 물어보면서 또 가면 안 되냐고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갔던 탐불리 수영장에서 친구들과 재밌었나 봅니다.
달콤한 점심시간을 보낸 후 아이들은 이제 교실로 향했습니다. 교실에 도착한 아이들은 아침에 헤매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자기가 갖고 있는 시간표를 보면서 "나는 여기야!", "나는 저쪽이네?"라고 말하며 저의 지도 없이도 먼저 알아서 잘 찾아갔습니다. 혹시 잘 모르는 친구가 있으면 "너는 나랑 같이 가면 되겠다."라고 말하며 서로 돕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5교시가 끝난 후 아이들은 저에게 찾아와서 "선생님, 앞으로 매일 이렇게 하는거에요?"라고 물어보더니 수요일과 일요일에 있는 Activity Day를 제외한 날에는 그렇다고 하니 "와, 대박", "거봐 내 말이 맞지?"라고 하며 서로 얘기를 했습니다. 수업 시간표 중 수업 주제 가운데 토론 수업이 있는데 영어로 어떻게 토론을 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쉬는 시간에 호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진 아이도 있었습니다.
오늘의 모든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은 빌라로 향했습니다. 빌라에 도착한 아이들은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수육과 파인애플, 필리핀 어묵 등이 나왔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평소에 한 그릇 먹던 아이들이 두 그릇 많게는 세 그릇까지 먹으며 행복해 했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 아이들은 샤워를 했습니다. 샤워실에서 돌아가면서 순서대로 씻으면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면이 끝난 후 아이들은 영어 다이어리와 숙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으로 영어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첫 문장을 쓰는 데에 시간이 걸렸는데 오늘은 시작부터 첫 문장을 술술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영어 다이어리를 쓰면서 "내가 이렇게 영어를 많이 써본적이 있나?"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영어 일기는 아이들의 영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만 일기이기도 해서 아이들이 하루 동안 어떤 마음이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첫 수업이라 많이 떨렸지만 재밌었다는 아이도 있고, 네이티브 선생님과 그룹 수업을 하는데 선생님이 재밌어서 즐거웠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다이어리를 쓴 아이들은 간식을 먹고 남은 숙제를 한 뒤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김정완
정완이는 오늘 첫 수업을 들으면서 떨렸지만 즐거웠다고 합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 자습 시간에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도 열심히 하고 과묵한 편이지만 해야 할 일은 다 해내고 마는 끈기 있는 아이 입니다. 오늘 자습 시간에도 마지막까지 남아서 수학 숙제를 풀다가 갈 정도로 열심입니다. 앞으로도 지켜보면서 이런 자세가 유지 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손정민
정민이는 쉬는 시간에도 필리핀 선생님과 자리에 앉아서 수업 외의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쉬는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쉬는 것보다 선생님과 대화를 하고 있거나 책을 보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민이는 궁금한 게 많아서 그런지 배우는 속도도 빨라보였습니다.
오성민
성민이는 호텔 창문 밖으로 보이는 졸리비 햄버거 가게를 보면서 "선생님 졸리비 아세요? 저거 완전 맛있는데"라고 하면서 저에게 추천도 해주고 다른 아이들과 장난도 치며 즐거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1교시, 2교시까지는 수업에 대해 별 흥미가 없어 보였는데 오늘 모든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영어 수업이 재밌다고 했습니다. 영어를 많이 쓰게 됐다고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인준
인준이는 모자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수업 시간에 사진을 찍으려는데 잘 나오지 않아서 잠시 벗으라고 했었는데 뒤돌아보니 어느새 다시 쓰고 있었습니다. 인준이는 꾸준히 열심히 하는 타입 같습니다. 요령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공부하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믿음이 가는 친구입니다. 숙제도 미루지 않고 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박경덕
경덕이는 어제 물놀이를 하면서 너무 재밌게 놀았는지 아침에 일어나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여서 오전에 잠을 재웠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오후부터 수업을 듣는데 선생님과의 대화도 자신감 있게 술술 잘했습니다. 영어 다이어리도 꽉 채워서 알차게 쓰고 문장도 탁월했습니다.
김도현
도현이는 2교시가 끝난 후 영어 수업이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선생님과 말을 잘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문법이 틀리고 완전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단어만이라도 얘기해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5교시쯤 다시 도현이를 찾아갔더니 서툴지만 선생님과 얘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했습니다.
조경현
경현이는 오늘 생일 입니다. 영어 다이어리를 쓰고 난 후에 아이들끼리 방에 모여서 경현이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고 합니다. 경현이는 수학 시간에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서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답을 써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영어 그룹 수업을 할 때에는 졸려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경현이가 그룹 수업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첫 수업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설렘 반 떨림 반으로 수업에 임했습니다. 아이들이 1:1 개인 수업에 처음에는 부담을 느끼지만 실력은 쑥쑥 자라고 적응하면 선생님과 대화를 즐기고 재미있어 합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수업에 잘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수업 중심의 일정으로 진행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