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리스마스였는데 어머님, 아버님 다들 휴일 잘 보내셨나요?
아이들은 오늘이 휴일인지도 모른 채, 즐거운 일정을 보냈답니다.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고 난 후, 오늘도 신나는 등교길!
8시 10분에 수업 시작 후, 약 20분간은 아이들이 잠이 덜 깼는지 분위기가 쳐져 있었지만 금새 적응했는지 수업 분위기는 다시 밝아졌습니다.
유난히 피곤해 보이는 아이들이 많았던 오늘, 수업과 수업 사이 10분의 쉬는 시간에는 평소 떠들며 장난치던 아이들이 가만히 앉아 다음 수업 준비를 하는 등 자기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자신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오전 수업이 끝난 후, 오늘 메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탕수육!
점심시간에 민철이는 오늘의 메뉴인 탕수육과 어묵 튀김이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조금 먹어야겠다는 얘기를 했지만, 이내 생각을 바꿔서 많이 먹고 오후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하면서 밥을 챙겨 먹었습니다. 이 곳의 수업이 아이들에게 지루한 수업이 아닌 재미 있는 수업으로 각인 된 것 같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면서 대견한 민철이를 보니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저녁시간 전 영문법시간에 민철이는 끝내 졸아버렸지만 꾸벅꾸벅 하던 민철이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너무 귀여워서 사진으로 올려드립니다 ^^
식사를 마친 후에는 아이들끼리 뜻을 모아서 야구를 했습니다.
양말을 돌돌 말아 공을 만들고는 민철이가 지난 쇼핑 때 구입했던 권투글러브 장난감을 방망이 삼아서 야구를 했는데, 투수와 타자의 순서를 정해서 사이 좋게 야구하는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 보여서 저도 옆에 서서 구경을 했습니다.
큰 형 지웅이는 아이들을 위해 심판을 봐주며 동생들의 즐거움을 위해 자신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범기는 야구를 잘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야구를 하나하나 배워가며 잘 어울리는 친화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주형이는 게임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친구들의 순서를 잘 확인해주었고 사빈이는 친구를 위해 자신의 차례를 양보하는 배려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마다 역할을 가지고 배려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습니다. 민철이는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야구를 꽤나 잘해서 의외였구요 ㅎ 축구도 많이 좋아해서 수원삼성 축구경기에도 많이 가봤다고 자랑하네요. 심판이 오심을 하면 ‘심판 눈 떠라.’라는 구호를 외친다며 응원단 흉내를 내기도 했습니다.^^ 찬규와 준서는 절친한 사이답게 티격태격 하면서도 웃음을 유발하면서 재미있는 야구가 되게 해 주었네요. 생활하는 내내 이 장난꾸러기 둘이서 큰 웃음을 주어서 피곤한 와중에도 힘이 나네요 ^^ 아 그리고 막내 대규는 야구를 하다가 지루했는지 먼저 방에 들어가서 오후 수업 준비를 했네요. 대견하시죠? ㅎ
이렇게 야구를 끝내고 양치도 한 후, 오후 수업 시작!
등교길에 사빈이에게 영어 많이 늘었냐고 물어보니, 많이 는 것 같다면서 수업 시간이 재미있다고 하네요. 영어수업도 재미있어서 늘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면서도 수학시간도 즐겁다고 해주니 속으로 참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ㅡ^
범기는 막 필리핀에 왔을 때보다 영어가 많이 늘어서 모든 수업이 재미있다고 하네요. 수업시간이 되면 항상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범기! 7주가 지난 후 영어가 정말 많이 늘어서 한국으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ㅎ
주형이는 수업도 즐겁지만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내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하네요. 이렇게 영어 수업을 하니 영어가 느는 건 당연한 사실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여럿이서 함께 생활하는 이 환경이 즐겁다고 하네요.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잠깐 아이들의 방 환경정리를 위해 숙소로 돌아와보았는데, 스스로 RULE을 정해서 벽에 붙여놓았네요.
자기 스스로와의 약속을 만들어서 몇 시까지 샤워하고 잠을 자도록 하자는 등 공동생활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RULE을 정한 것을 보고는 우리 아이들이 인솔교사가 없어도 잘 할 것만 같다는 착각을 주기도 했습니다 ㅎ 정말 하루하루 기특하게 행동을 하니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오전과는 다르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늘 오후 수업도 끝!
돌아오는 길에 찬규, 대규와 함께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요. 찬규와 대규는 수업 중에서도 네이티브 선생님께서 즐겁게 해주셔서 그 수업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네이티브 선생님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서 많이 배워가려는 찬규와 대규의 욕심이 많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준서는 친구들이 물건을 찾는다거나 하는 경우에 친구를 도와 물건을 찾을 뿐 아니라 모두에게 함께 물건을 찾기를 독려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기특하다는 말을 너무 자주 쓰긴 하는데 정말 아이들이 기특하네요. 제가 5학년때는 어떤 아이였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
아, 오늘은 아주 인상 깊었던 이벤트가 하나 있었는데요.
제가 중간중간에 목도리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남자가 뜨개질도 하냐며 신기한 듯 바라보곤 했는데, 대규는 제가 만들고 있는 목도리가 언제 다 완성되냐면서 혹시 시간이 나면 자기 것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네요. 만들어서 자기에게 주면 엄마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하는데 예쁜 마음 씀씀이에 오늘 하루 종일 훈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혹시나 제가 잊었을까 편지까지 써서 전해주는데, 아쉽게도 실이 없어서 목도리는 만들지 못할 것 같습니다 ㅠ
어리지만 생각 깊은 대규를 통해서 저의 크리스마스가 훈훈해졌습니다 ^^
이 편지도 인증샷으로 사진 올려드립니다! ㅎ
오늘 저녁은 어제 말씀 드렸다시피 피자와 치킨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함께 기뻐하자는 취지에서 이 곳 분들께서 특별히 준비해주셨는데요, 아이들은 하나 같이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면서 남기면 안되냐고 아우성입니다. 그래도 남기는 게 마음에 걸렸던지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잔반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기특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름 파티라며 준비한 피자와 치킨을 모두 먹은 후에는 아이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단어시험 치냐며 조심스레 묻네요. 매일매일 하기로 약속했으니 당연히 시험을 칠 것이라고 하니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내일 있을 수영 및 야외활동을 기약하며 단어를 열심히 외우고 시험을 치기로 약속했습니다 ^^
피곤했지만 즐거웠던 오늘의 하루도 영어다이어리 쓰기와 함께 끝이 났습니다.
한국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러워하면서 크리스마스니깐 더 놀다가 자면 안되냐고 말하더니 피곤했던지 오늘은 다들 일찍 잠이 들었네요.
내일 야외활동을 하기 위해 일찍 잠든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야외활동을 하는 만큼 내일은 더 많은 이벤트들을 다이어리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아이들 소식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