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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16] 필리핀 영어캠프 강보란 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2-02-16 22:33 조회4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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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강보란입니다.

아버님, 어머님들.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 지금 저는 기분이 날아갈 듯이 행복하고 감동적입니다. 물론 천사 같은 우리 아이들 덕분이죠! 저의 이 기분이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께도 부디 잘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과 만나게 되어 정말로 감사하고, 또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인연으로 만나서 기쁩니다.

오늘 저녁에 서프라이즈 Surprise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답니다. 다음 주면 짐을 싸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미리 짐을 쌀 때 주의할 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주의 깊게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오늘 한번 짐들을 확인해 보아야겠다며 짐들을 풀어서 정리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해인이와 지원이, 시현이가 “선생님, 잠깐 시간 되세요?” 하며 저의 방을 찾아왔습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더니 “비밀 이야기가 있어요. 1층으로 내려와 주세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1층으로 내려가서 해인이와 지원이, 시현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자, 아이들이 짐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그 동안 산 것들이 꽤 무게가 나가서 다 들고 갈 수 있을지 걱정을 하더군요. 그래서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지원이가 “선생님, 여기 한 바퀴만 산책하다 들어가요.” 라고 저의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그래서 별이 총총 박힌 필리핀의 저녁 하늘 아래에서 해인이와 지원이, 시현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빌라동을 산책하였습니다.

아이들과 여유롭고 즐겁게 이야기도하고, 또 산들산들 부는 저녁 바람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서 한 바퀴만 더 돌자고 하였습니다. 아이들도 신나서 “예!” 하며 한 바퀴를 더 돌때 즈음, 주희가 오더니 “선생님 두고 달리자!” 하며 아이들과 다 함께 와아, 하고 달려갑니다.

아이들을 따라 가서 23동 빌라 문을 여니, 불이 다 꺼진 깜깜한 빌라에 촛불만이 아름답게 타며 길을 밝혀주고 있었습니다. 양 쪽에 나란히 늘어선 아이들은 “어서오세요, 계란 선생님.” 이라고 합창합니다. 계란은 저의 이름이 강보란의 ‘란’ 자 덕분에 붙은 저의 별명입니다. 아이들도 두근거리는 얼굴로 “선생님, 어서 올라가 보세요!” 하며 재촉을 합니다. 촛불이 밝게 빛나는 길을 따라 한 계단 한 계단씩 조심스럽게 올라가보니, 2층의 책상 위에는 아이들이 준비한 과자 케이크가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서 멍하니 있는 저의 뒤에서 아이들이 한꺼번에 “서프라이즈~ 놀라셨죠!” 하며 외칩니다. 해인이가 웃으면서 “선생님, 아까 산책한 거, 일부로 그런 거예요. 우리 사실 짐에 대해 궁금한 거 하나도 없었어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우리 귀여운 아이들의 연기에 깜박 속았네요. 주희가 아이들 가운데서 “선생님, 편지도 있어요!” 하며 불쑥 꺼내어 보여주더니 편지를 읽어내려갑니다. 그 동안 인솔해 주어서 감사하고, 죄송했고, 또 정말로 사랑한다는 아이들의 진심어린 편지에 또 한번 감동을 하여 눈물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손수 만든 과자 케이크를 보며, “얘들아, 이건 언제 만들었니?” 라고 물어보니 저녁 식사 후 빌라에 돌아오자마자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전에 발렌타인 데이 때 수제로 초콜릿을 만들던 솜씨들을 발휘하여, 납작한 과자들로 층을 만든 다음 뜨거운 물로 녹인 초콜릿을 입히고, 해인이가 SM mall에서 사 온 칼라 데코레이션을 솔솔 뿌려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계란 과자를 얹고, 길쭉한 과자들을 쪼개어 ‘계란’ 이라고 글자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과자 케이크 아래에는 프레젤과 초코칩 쿠키로 장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운데에는 나연이가 샀던 촛불을 꽂았습니다.

아이들이 케이크를 만들었던 어질러진 방을 보여주며 “선생님, 방이 좀 덜티 (Dirty : 저희 빌라 아이들 사이의 유행어입니다.^^) 하죠?” 하며 웃습니다. 다른 빌라의 선생님들도 와서는 저희의 깜작 이벤트를 보고 “선생님, 정말 좋으시겠어요.” 라며 부러워하고, 또 우리 아이들의 예쁜 마음씨에 함께 감동을 나누었습니다.

캠프의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저희 인솔교사들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슨 파티를 열어볼까 이야기들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먼저 저희에게 감동을 주네요. 아... 우리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또 그 동안 미안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올라와서 더욱 눈물이 나옵니다. 깜작 이벤트 후 아이들과 빌라 1층에서 과자 케이크를 나누어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우리 아이들과 헤어질 시간을 생각하면 다이어리를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이 아파옵니다. 그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즐거웠던 일들이 눈 앞에 스쳐 지나갑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우리 아이들과 정말로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안해인님의 댓글

회원명: 안해인(haein) 작성일

선생님, 서울에서 저희 부모도 받아보지 못한 써프라이즈 사랑을 받으셨네요^ 아이들이 정 많이 들었나 봐요. 헤어지는 것도 이제 슬슬 아쉬워 하는 것 같구요.. 그 동안 아이들과의 시간들, 선생님에게도 멋진 추억으로 남으시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정말 기특하고 이쁘네요..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강보란 입니다.
아이들이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어 너무나 고맙습니다...
마지막까지 우리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파이팅! 23동 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