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13] 필리핀 영어캠프 강보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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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2-02-13 21:51 조회48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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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강보란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며 필리핀의 땅을 적셨습니다. 아주 잠깐의 비였지만, 언제나 눈부신 햇살 가득한 필리핀의 아침을 맞이하다가 비를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드네요. 필리핀의 하늘도 아이들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의 즐거운 액티비티 활동으로 아이들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기상하였습니다. 일어나서 졸린 눈을 비비며 식당동으로 향합니다.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토스트입니다. 아이들은 양껏 든든하게 식사를 하고 빌라로 돌아와 바쁘게 오늘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도 준비를 마치고 내려가는데, 계단 앞에서 주희와 예지가 양팔을 벌리고 막아섭니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기면 통과하고, 지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고 룰을 설명해주고 바로 가위 바위 보를 시작하였습니다. 가위 바위 보! 주희를 이기고 예지와 가위 바위 보를 합니다. 예지는 바위, 저는 가위를 냈네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주희와 가위 바위 보를 하며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오늘 하루 영어 정규수업과 수학수업을 모두 마치고 저녁식사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라볶기입니다. 떡볶이와 라면 사리가 만난 기가 막힌 조화의 음식은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주방에서 냄새를 맡으며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 해인이는 “라볶기가 뭐야?” 라고 물어서 아이들이 깜작 놀라며 라볶기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합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그리고 자기 집 근처에 어디 라볶기가 맛있는지 열띈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오늘 단어 테스트는 저번 주 금요일에 약속했던 대로 시험을 잘 보아야 합니다. 아이들과 아이스크림을 사 준 대신에 시험을 잘 보기로 했던 약속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덧붙여서 아이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지 않으면 저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줘야 된다고도 이야기하였는데요, 아이들 모두 “네!” 하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때 해인이가 “계약서를 안 썼으니까 못 해도 괜찮아.” 라고 이야기를 해서 아이들과 계약서도 썼습니다. 이전에 아이들이 25동 빌라 남자 인솔교사 한인규 선생님과 공기놀이를 대결에 열을 올리던 때에, 아이들은 매일 한인규 선생님이 오셔서 공기놀이를 할 것을 맹세하는 계약서를 썼던 적이 있었답니다. 물론 한인규 선생님은 아이들과 약속을 지켜서 매일 같은 시간에 저희 빌라를 방문하여서 아이들과 공기놀이를 하며 아이들과 놀아주셨습니다.
아이스크림을 건 계약서를 쓴 아이들은 정말로 열심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예지와 주희는 100점을 맞아야 했고, 해인이는 2개, 지원이는 5개, 나연이와 시현이는 4개까지 틀릴 수 있습니다. 아이들 모두 쉬는 시간 짬짬이, 그리고 자습시간에 조용히 집중력 있게 공부를 하였습니다. 해인이는 단어를 외울 때 저의 방을 찾아와서 “선생님, 한글 부분만 불러주세요.” 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한글로 읽어주자 해인이가 영어와 스펠링을 읊으며 암기를 합니다. 주희와 시현이, 예지, 나연이, 지원이는 모두 방의 침대 위에서 중얼중얼 외며 암기를 했습니다.
드디어 시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시험시간이 시작되자 주희는 후다닥 책을 덮고 빠른 속도로 정답을 써내려갔습니다. 채점을 해 보니 100점이네요! 통과했다고 주희에게 이야기를 하니 “오, 예!” 하며 팔짝팔짝 뛰며 좋아합니다. 지원이는 하나씩 동그라미를 그릴 때마다 “맞았다!” 하며 좋아하였습니다. 지원이도 멋지게 통과하였습니다. 지원이가 “해냈다, 예!” 하며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그러면서 “선생님, 주희 언니가 단어를 쉽게 외우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어요.” 하며 자랑합니다. 어떤 방법인지 물어보니, 단어를 끊어서 외우면 쉽게 외울 수 있었다고 하네요. 시현이도 여느 때와 같이 진지한 얼굴로 시험을 봅니다. 오늘은 아이스크림이 걸려서 그런지 더욱 진지한 얼굴이네요. “아, 생각이 안 나!” 하면서도 술술 적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잘 보았을 것이라 생각하였는데요, 역시나 시현이도 통과!
예지는 너무나 안타깝게 1개를 틀렸습니다. 예지에게 열심히 잘 했다고 칭찬을 해 주었지만 시무룩한 얼굴입니다. 나연이는 처음부터 “선생님, 제가 그냥 선생님 사 드릴게요.” 하며 이야기를 해서 “안돼, 나연아! 그런 마음으로 시험 보지 말고 열심히 해 봐.” 라고 대답했는데요, 나연이도 안타깝게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나연이는 결과를 덤덤히 받아들이며 다음에 잘 보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해인이도 아쉽게 틀렸습니다. 단어장을 들고 열심히 외우던 해인이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과 계약서를 쓰긴 했지만 아이들이 더욱 열심히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이 얼마인지 물어보니 20페소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통과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5페소씩만 내서 선생님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총 15페소에서 저의 개인 돈 5페소를 더하여 20페소를 만들고, 6명 아이들 모두 열심히 시험을 보았기 때문에 각자에게 20페소씩 용돈을 주어 다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며 매점을 향해 달려가는 중 예지가 “오렌지로 통일할게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은 너도 나도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으면서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마지막 주가 시작된 오늘 하루도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었습니다. 내일은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Valentine Day 인데요, 재미있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그럼 오늘의 다이어리는 이만 마치도록 할게요. 아버님, 어머님. 모두 평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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