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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08] 필리핀 영어캠프 6주 이승엽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8-08 02:12 조회4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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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 아이들은 지난 감동프로젝트의 성공으로 매점을 이용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라면이 진열되어 있는 코너에서 눈길을 쉽사리 떼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라면을 사도 되냐고 갈절하게 묻는 아이들에게 일단 저는 오늘 먹을 라면만 사라고 허락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라면을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라면을 다른 간식처럼 쌓아둔다면, 수고하시는 주방장님의 영양만점 식사를 소홀히 할것을 우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제 심산은 어떤 꼬투리를 잡아서든 앞으로 라면을 금지 하리라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로 라면은 사지마! 라고 말할 경우, 밑도 끝도 없이 분명히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뒷처리가 깔끔하지 못한다거나, 서로 나누어 먹지 않고 싸운다거나 따위의 꼬투리를 잡아서 영원히 라면을 금지시킬 생각이었습니다. 라면을 샀던 아이는 진경이와 준혁이 규남이였습니다. 정수기는 빌리마다 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뜨거운 물은 식당에서만 나오기 때문에 라면을 구입한 아이들을 뜨거운 물이 나오는 식당빌라로 보내며, 식당빌라를 관리하시는 선생님께 은밀하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뒷처리에서 꼬투리가 될만한 무언가가 있으면 제보를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는 넌지시 경고하는 투로 말하였습니다. 뒷처리가 깔끔하지 않을 경우 두번다시 라면은없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잠.시.후. 아이들만의 라면 파티가 끝난 후, 우리 빌라로 돌아온 아이들에게 겉으로만 웃으며 살짝 물어보았습니다. "뒷처리는 깔끔 하겠지???" 마치 자랑스러운 일을 하고 돌아온 아이들이 서로 칭찬을 해달라는 말투로 서로끼어들며 이야기 하였습니다. "네~ 국물까지 완벽합니다~", "선생님 한번 가보세요~!!!", "라면이 정말 맛있었어요(?)" 아이들의 말을 듣고 저는 음흉한 미소를 짓고는 식당에 계신 선생님께 무전을 보냈습니다. 돌아온 무전의 내용은 처음에 정리되었던 상태로 식당이 완벽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60%의 실망감과 40%의 대견함이 밀려오며 저는 다시 그 선생님께 무전을 보냈습니다. 혹시 라면 가루나 스프 껍데기 같은 거라도 보이면 꼭 말씀해 주세요 라고 말입니다. 돌아온 내용은 "선생님의 마음은 알지만, 죄송하네요ㅋㅋㅋ"라는 안타깝지만 행복한 내용의 무전이었습니다. 무전을 같이 듣고 있던 아이들은 씨익 웃었습니다. 제 생각은 어제 완벽하게 빗나갔고, 저는 아이들에게 완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패배는 패배감 보다는 이상한 승리감이 밀려오는 행복한 패배였습니다.

신나는 하루를 보내서 그런지 어제는 아이들이 간식을 나누어 먹고는 빠른 취침에 들어갔습니다. 아침이 되어서 옴몸이 쑤셔왔지만 아이들은 월요병도 없는지 활발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우현이의 컨디션이 좀 힘들어 보였습니다. 아픈 우현이를 조금 더 쉬게하며 다른 아이들은 아침식사를 하였고, 아침 식사를 끝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은 우현이를 많이 걱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수업시작 시간이 되자 우현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수업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지난번에 형들은 혼이 빠지게 혼이 난 후로, 동생들을 정말 잘 챙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혹시나 해서 우현이와 함께하는 시간에 넌지시 물어보니, 이제는 정말 형들이 마음으로 잘 대해준다는 우현이의 말을 듣고 우리 아이들이 한번 혼나는 것으로 마음으로 무엇인가 배웠음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전 수업을 끝 마친 후, 아이들이 빌라로 돌아왔습니다. 자신에 자리에 가방을 벗어 놓고는 아이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우현이를 보러온 것이었습니다. 형들은 동생을 걱정하고, 친구는 친구를 걱정하며, 동생은 형을 걱정하는(사실은... 그냥 형들을 따라온 듯?) 눈빛으로 우현이를 챙기고는 식사를 하러 함께 갔습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양념치킨과 돼지 불고기로 화려한 메뉴였습니다. 우현이는 죽과 파인애플로 몸을 달래고 뜨거운 태양을 피해서 다함께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뒤 이어진 오후 정규수업시간에 우리 아이들이 관계되어 무슨 일인가 터짐은 무전으로 연락받고 상황을 전해 들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진경이와 다른 빌라에 재성이가 서로 다투는 일이 있었다는 무전이었습니다. 저는 현장에 있었던 선생님을 통하여 상황을 전해 듣고는 일단 제 방식대로 모른척 하였습니다. 사건의 요는 진경이와 다른 아이가 서로 장난을 치다가 진경이가 딱밤을 때리는 형식으로 어깨를 쳤는데 다른 아이가 진경이를 밀었던 것 입니다. 친한 사이에 흔히 할 수 있는 장난에 다른 아이가 형임에도 불구하고 민감하게 반응하여서 우리 진경이는 많이 억울한 눈빛이라고 전해들었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바로 앞에 계셨던 선생님은 두명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하였고 두명의 아이가 쓴 반성문은 곧 제 앞으로 전달되었습니다. 반성문의 내용을 읽어 보고는 첫 번째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진경이는 많이 억울하였는지 자신은 매일 놀던 친한 형들과 놀면서 장난을 친건데 형이 그 장난을 심하게 받아들였다라는 내용이었지만 감동적인 부분은 자신은 앞으로 형으로서 동생들에게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음을 싸이먼 선생님께 분명하게 배웠고 그 점은 명확하게 형이 잘 못 하였다라고 적혀 있었다라는 점입니다. 지난 번에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세지가 명확하게 적혀있는 부분이어서 진경이의 이번 일은 억울하지만 이를 계기로 확인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진경이가 준 두 번째 감동은 진경이가 저를 보자마자 밀려왔습니다. 다른 선생님께 혼났을 경우, 저를 보자마자 이야기 해야 한다는 우리 빌라의 룰을 기억하고, 저에게 와서 상황을 자세하게 말해 주었던 점 입니다. 물론 저는 이미 연락을 받아서 알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진경이에게 처음 듣는 것처럼 경청하며 우리 빌라에서의 큰 형으로서 이번일을 계기로 무엇인가 하나 더 배워야 함을 상기시킨 후, 아이들과 저녁을 먹으러 출발하였습니다. 비록 진경이가 연관된 일이지만, 그 일을 가지고 우리는 모두 함께 이야기 하며 잘 못 속에서도 칭찬할 부분은 서로 칭찬하는 시간을 가져서 모두에게 교훈을 줄 수 있었던 소중한 사건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만두 튀김과 소 불고기 였습니다. 점심에는 돼지 불고기, 저녁에는 소 불고기를 먹는 우리 아이들 중에서는 캠프 초기보다 살이 오른 모습도 있고, 뜨거운 활동량에 그을린 모습도 있었지만 어느 하나 미운 모습이 없었습니다.

김태욱
언제나 건강하고 씩씩한 태욱이는 오늘도 아이들과 공부할때는 열심히 하고 뛰어 놀때는 잘 뛰어노는 모습이었습니다. 뛰어놀다가 얼떨결에 배를 맞아서 아프다고 이야기 하였지만 3초 만에 회복하고는 다시 수업도 잘 듣고 밥도 많이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한기훈
언제나 형들 누나들과 함께하면서도 오기있게 지지않으려는 모습이 귀여운 기훈이는 매점을 갔다오면 꼭 저를 챙겨주는 기특한 아이입니다. 저에게 과자를 줄때면 저는 꼭 먹여달라고 입을 벌리는데 그 때마다 한 개씩만 주고 돌아가서 약간은... 아쉽지만 저는 이런 기훈이가 사랑스럽습니다.


이진경
제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120% 이해하고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 중에서 다른 한가지는 친한 친구가 어려움에 처해있었는데, 선생님께 그 일이 잘 해결되고 친구의 어려움을 구해주고자 용기를 낸 부분이 멋있었습니다. 마음으로 챙기는 법을 터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준혁
수학 수업시간에 간간히 떠들지만 오히려 수업에 있어서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수업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수학선생님을 통하여 전해들었습니다. 저도 준혁이처럼 시끌 시끌하게 선생님과 떠들면서 공부를 했던 학생이어서 그런 준혁이의 모습에 정이 많이 갑니다.

김규남
우리 빌라아이들 중에서 가장 수업태도가 바른 학생입니다. 현지 선생님들과의 수업에서는 편한 일대일 수업이므로 장난도 칠 수 있기도 한데, 규남이의 눈망울은 언제나 또릿또릿 하며,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규남이를 볼때마다 저를 흐믓하게 만듭니다.

이우현
부모님과의 전화 후, 오늘 하루는 쉬라고 쉬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점심시간 이후에 몸이 좀 좋아졌는지 들어가겠다라는 의사를 표현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쉬게 하였고, 가장 마지막 교시인 수학 만큼은 꼭 들어가고 싶다고 하여서 오늘은 준혁이와 함께 잠시 수학공부만 하였습니다.

윤희재
쉬는 시간에 까지도 틈틈히 공부하는 희재는 사진을 찍을때 표정이 유난히도 밝아서 귀엽습니다. 사진찍을때 부모님께 자신의 모습이 전달됨을 알고, 부모님께 기쁨을 드리기 위해서, 친구들에게도 웃음을 주기 위해서 항상 밝은 모습으로 캠프에 임하는 희재는 생각도 참 밝은 아이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정규수업의 날이었지만, 정규수업 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었던 교훈적인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기간에 영어와 수학 뿐만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데 더욱 더 필요한 부분까지도 느끼고 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댓글목록

이우현님의 댓글

회원명: 이우현(whmother) 작성일

어제 선생님이랑 통화후 걱정을 덜긴했지만 지금은 어떤지 궁금합네요.요번을 마지막으로 아프고 아이들 모두 남은 캠프를 건강하게 마치고 돌아오기를 빌어 봅니다~여러가지로 신경써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윤희재님의 댓글

회원명: 윤희재(justin1103) 작성일

희재 설사는 이제 좀 나아진 건지요 ? 지금도 약을 먹고 있는지요 ? 본인이 선생님께 이런일들은 소소한 것이라 생각하고 자세히 얘기를 하지 않는 것 같아요 ^^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우현어머님 건강한 캠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희재 많이나아졌답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희재 어머님^^ 지금 희재는 수업에 잘 참여하고 있고요 아주 가끔씩 배가아플때도 있다고 하네요^^
걱정하실 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태욱님의 댓글

회원명: 김태욱(twook0327) 작성일

뛰어 노는 것만^^ 신경쓰는건 아닌지요?  항상 불안불안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선생님~~

한기훈님의 댓글

회원명: 한기훈(gihun0228) 작성일

집 떠나서 아이들이 이래저래 많이 배우네요. 늘 중심을 잡아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뛰어놀기만 하면 혼나지요~!! 태욱어머님^^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좋은 형들만나서 기훈이도 즐거운 시간 보내는 것 같네요^^

이진경님의 댓글

회원명: 김남희(kimnh6500) 작성일

사진으로는 많이 못보는 진경이. 글에서는 넘 자주 봐 이걸 기뻐해야 하는지, 슬퍼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기훈(아빠)님의 댓글

회원명: 한기훈(gihun0228) 작성일

하루하루 달라지는모습, 또는 잘 몰랐던 모습..등등 캠프보내길 참 잘했네요. 기훈이도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오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부모로서 함께 지내며 알기 어려운 부분들 선생님이 많이 알려 주시고 지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