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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18] 스파르타8주 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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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2-18 23:43 조회4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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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구 원입니다.

어제 저녁에 살짝 비가 왔었는데 거짓말처럼 맑은 날입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필리핀, 원어민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 이였습니다. 제가 사진을 올리면서 ‘마지막 정규수업’이라는 단어를 쓸 때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정말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시원섭섭한 마음이 교차하는 순간 이였습니다.

아이들은 아침을 먹고 가방을 챙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선생님께 드릴 선물과 어제 쓴 편지, 과자 등을 챙기느라 아이들은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오늘따라 예쁘게 입고 머리도 평소보다 정성스럽게 만지는 아이들이였습니다. 효진이는 큰 봉투에 선생님께 드릴 립스틱과 비누 그리고 편지를 가득 담아 들었습니다. 언뜻 보면 선물을 배달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른 친구들도 꽉 찬 가방에 선물을 넣느라 바쁘네요. 그 와중에 제가 아이들이 준 팔찌를 안 한걸 알았습니다. 진아가 꼭 지금 당장 하고 나오라고 합니다. 저는 무서워서 방에 들어가 팔찌를 하고 나옵니다.^^; 아이들과 저는 수업 시작하기 15분 전에 교실로 출발합니다. 먼저 온 친구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보다 선생님들이 더 일찍 와 계시네요. 저는 먼저 온 아이들에게 선생님들과 사진 찍기를 권합니다. 하지만 부끄러운지 선생님께 같이 사진찍자고 다가서는 친구들이 많지 않네요. 지민이가 먼저 두 선생님께 같이 사진찍자고 합니다.  선생님은 흔쾌히 허락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아직 마지막이라는 단어보다는 부끄러운 마음이 더 큰가 봅니다.

오전시간에는 평소처럼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계속 진도를 나가는 친구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모든 진도를 다 나가거나 오늘이 마지막 진도였습니다. 그래서 대화하고 서로 편지를 쓰거나 선물을 교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아이들보다는 선생님들이 선물을 더 많이 준비하셨습니다. 각 아이들의 팔찌에 이름을 새겨서 주기도 하고, 필리핀 열쇠고리를 준비해서 아이들 열쇠에, 목걸이에, 가방에 걸어주네요. 그러자 아이들이 가방을 열어 답례를 합니다. 크고 멋지진 않지만 정성껏 적은 편지와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줍니다. 기뻐하는 선생님과 그 선생님을 보면서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다행인 점은 수업시간의 교환보다는 쉬는 시간을 많이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점심에는 불고기와 매운 감자, 바나나가 주 메뉴였습니다. 불고기는 아이들이 밥에 비벼먹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불고기 속의 진주인 잡채 면을 찾느라 식사를 못하는 친구도 있네요. 아이들은 점심을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부르다며 인상을 찌푸립니다. 제가 봤을 때는 많이 먹었는데 말이죠.^^~ 아이들과 저는 점심을 먹고 숙소로 이동합니다. 계획은 운동 후 숙소였지만 햇볕이 너무 쌘 관계로 오늘은 운동을 쉬기로 합니다. 방으로 들어와 일요일 저녁에 대해 의논을 합니다. 저희는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사고 진신게임과 재연이가 만든 게임 등을 하고 다 같이 모여서 잠자리에 들기로 합니다. 문제는 돈 이였습니다. 아이들이 돈이 많이 남았는데도 남겨가고 싶어서 돈을 많이 모으고 싶지는 않은 가봐요. 계속 아이들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저는 내고 싶은 만큼 내라고 합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생각한 만큼의 돈을 각자 낸다고 합니다. 지민이는 250페소로 가장 많이 낸다고 하네요. 가장 적게내는 친구의 2배 이상입니다. 저는 지민이의 그릇을 보고 다시한번 놀랍니다.

그리곤 수업을 위해 다시 교실로 이동합니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아니 오전보다 한 톤 높아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전보다 아이들이 선생님과 사진 찍고 싶어 합니다. 남자 아이들도 조금 더 적극적이네요. 오후가 되니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나봅니다. 선생님 등에 매달려 있는 친구도 있고 게임하는 친구도 보이네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공부합니다. 선생님들께서도 놀자는 아이들을 이끌고 수업하느라 애쓰시네요. 마지막 8교시 수업의 종이 울립니다. 아이들이고 선생님이고 모두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칩니다. 박수 속에서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가 오가고, 서로 기뻐하는 소리가 전해지네요. 그렇게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포옹으로 마무리를 하기도 하고, 서로 장난으로 툭~ 치면서 인사를 하기도 하네요. 다른 반 어린 아이는 슬픈지 울기도 합니다.

저녁에는 닭죽이 나왔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엊그제 쇼핑몰에서 사온 라면을 먹겠다고 저녁을 조금만 먹습니다. 닭죽만 먹었으면 배고팠을 아이들이라서 과식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닭죽을 먹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김치찌개라면, 안성탕면, 필리핀 라면 각가지 종류가 보이네요. 전부 수저와 포크로 서로의 라면을 먹어봅니다. ‘필리핀 라면도 맛있다’라는 결론이 나오네요.^^ 그리고 아이들은 캠프후기를 썼습니다. 진지하게 쓰라고 했더니 서로 토론을 합니다. 그리고 간식으로 나온 감자튀김을 또 먹네요.ㅠ 먹은 후 다이어리를 쓰고 단어를 외웁니다. 단어를 외우기 싫어하지만 억지로 외우게 합니다. 마지막이라고 나태하지 않게 붙잡고 싶습니다. 아이들 성적이 많이 오르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떨어지거나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시험지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내일은 정말 중요한 시험이 있는 날이니까요.^^ 그리곤 아이들은 가위 바위 보를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 방을 섞어서 자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가위 바위 보로 나눠서 침실과 인원을 정합니다.

내일은 아이들이 하루 종일 final test와 마지막 weekly test를 봅니다. 지금까지 봤던 시험 중에 가장 중요한 시험이기도하고 아이들이 얼마나 공부했는지 증명해주는 시험이기도 합니다. 아이들 모두 잘 봐서 부모님들도 아이들도 그리고 저 또한 즐거웠으면 좋겠네요.

박지민
지민이 오늘 일기의 주제는 선물이네요. 지민이가 준 선물과 받은 선물들을 중심으로 썼습니다. 지민이에게 선물을 주지 않은 선생님도 괜찮다고 합니다. 마지막이라 슬프고, 다른 친구가 운 얘기도 들어있네요. 벌써부터 선생님들이 그립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일 시험 걱정을 하네요. 지민이는 열심히 했으니 좋은 성적을 기대해 봅니다.

남재연
재연이는 오늘 친구들과 라면 먹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나 봅니다. 선생님들과 마지막인 것보다 라면 파티가 좋았나봐요. 김치찌개라면보다 필리핀 라면이 더 맛있었다며 아쉬워하네요. 또한 재연이는 필리핀 선생님 보다는 인솔교사 선생님이 더 좋은가 봅니다. 어제부터 저를 그리는데 보여주지 않습니다. 빨리 보고싶네요^^.

신동희
동희는 일기에 선생님이 그립다는 얘기로 채웠네요. miss라는 단어가 8번 이상 나왔네요. 또한 필리핀 선생님들도 동희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나 봅니다. 선물을 보면서 서로를 생각하기로 했나봐요. 동희가 정이 많아서 선생님들에게 정을 많이 줬는데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였나봅니다. 사실 모든 아이들이 8주란 시간을 길게 생각했는데 막상 지내니까 짧은걸 알았습니다. 동희가 더 그렇게 생각하구요.^^ 하지만 부모님을 위해 빨리 가고 싶어 하는 동희입니다.

박효진
효진이는 마음이 예쁜 아이입니다. 보통 아이들은 선물을 주고 선생님께서 주신 선물에 기뻐하는데, 효진이는 선생님들께서 기뻐하는 모습에 행복했다고 하네요. 잘 표현을 안하고 마음이 표정으로 나타나지 않은 효진이인데 오늘은 긴장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쉬워하는 마음도 표현되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저와도 헤어질 때 효진이가 오늘 보여줬던 그 표정을 다시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민수현
수현이는 오늘의 일기에도 음식이 들어가 있군요.^^ 라면을 먹으면서 한국 음식이 많이 생각났나봅니다. 그리고 오늘은 수현이가 저에게도 마음 표현을 많이 했습니다. 한 시간만에 보는건데도 저에게 달려와 보고 싶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장난으로 ‘거짓말하지마~’했는데 진짜였나봅니다. ㅠㅠ 그래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임진아
진아는 마지막 날이라 행복하다고 일기에 썼네요. 조금은 서운하지만 그래도 뒤에 ‘조금은 슬프다’라고 써있어서 마음에 위로는 됩니다. 처음에는 필리핀 생활이 믿기지 않았는데 이제는 집에 가는게 믿기지 않는다네요. 그래도 진아가 선생님들과 마음 붙이고 잘 지내줘서 저는 진아에게 고맙습니다. 마지막이라 들떠있는 진아인데 내일 시험 잘 볼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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