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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03] 스파르타8주 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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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2-03 22:50 조회4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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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구 원입니다.


오늘이 설날인데 부모님들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 아이들이 없어서 다른 설날과는 다르게 허전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는 우리 아이들과 행복하게 보냈지만요^^;

오늘 아침밥에는 떡국이 같이 나왔습니다. 필리핀은 양력, 음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설날의 개념이 없습니다. 그래서 떡국도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우리 8주 아이들이 요리사에게 부탁을 해서 떡국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라구요^^. 덕분에 저는 아이들 덕분에 따뜻하고 맛있는 떡국을 먹을 수 있었답니다~ 떡국은 한국에서 먹는 떡국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김이 있거나 경단을 만들어 먹지도 않습니다. 가장 다른 점은 한국과 김치가 다르다는 점이겠지요. 하지만 필리핀만의 색다른 떡국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맛은 다르지만 한국 떡국에 뒤처지지 않는 훌륭한 맛 이였습니다. 아이들도 떡국을 무척 맛있게 먹었습니다. 떡국을 먼저 먹고 배가 조금 불렀는지 김치 볶음밥을 조금 먹더라구요. 하지만 빵까지 잊지 않고 먹은 우리 아이들입니다. 더 배부르다고 느낀 아이는 식빵에 땅콩 잼을 바르고 숙소로 이동 중에 먹기도 했답니다.

아침을 먹고 우리는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아이들은 수업을 들어갔고 저도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저희 반 한 친구가 ‘설날인데 공부해요?’라고 묻더라구요. 저는 당연하다며 말을 해줬지만 아이들에게 조금은 특별한 설을 보내게 해줘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이라 그런지 오늘 하루는 한국식 음식이 많이 나왔습니다. 점심에는 주먹밥 이였습니다. 돈가스와 비슷한 맛의 튀김과 김치, 오렌지 등이 나왔는데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주었습니다. 오랜만이기도 하고 분위기 타서 그런 것 같기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필리핀 선생님들이 식사하러 온 후에도 먹었습니다. 천천히 먹기도 했고, 아이들이 너무 맛있게 많이 먹어주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일에도 정말 해맑고 순수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아이들에게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점심시간에 아이들과 약속을 했습니다. 원래 어제는 단어시험을 보지 않는 날인데 시험을 봐서 하루나 남으니 오늘 새해 기분을 내보기로... 아이들이 계획을 짜 온다 했고, 짜온 계획이 좋다면 저녁 시간에 단어외우지 않고 같이 윷놀이를 하며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녁 전까지 계획을 짠다고 했고, 아이들끼리 쉬는 시간마다 회의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이들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식사 후 씻고 숙제를 하고 다이어리를 씁니다. 그 후 윷놀이를 하고 보물찾기 같은 게임을 합니다. 그리고 단어 철자 맞추기 게임을 하며 과자를 먹습니다. 이 후 선생님께 세배를 고 잠 잘 준비를 하는 것 이였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허락을 했고 숙제하고 다이어리 쓰기까지는 잘 갔습니다. 근데 아이 둘이 의견이 맞지 않아서 싸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다퉈야 할 내용은 아닌데 다투는 모습을 보면서 전 조금 실망을 했고 혼을 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평소처럼 단어시험을 보고 공부를 한 후 잠에 들기로 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하자 아이들은 한 마디의 말도 없이 단어장을 폈습니다. 아이들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는 눈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왜 그러는지 모르는 사람’ 했지만 모두들 인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아이들은 단어를 외웠습니다. 아이들은 화해를 했고 단어 외우는 중간에 아이들끼리 노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중간에 아이들에게 ‘놀자!!’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받아드리고 열심히 단어 외우는 아이들이 너무 착하고 안타까워보였습니다.

결국 단어시험을 본 후 우리는 윷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지고 더 즐거워했습니다. 편을 나눌 때도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아이들은 다투지 않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일을 끝내고 논다는 즐거움과 해방감을 한번에  느끼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이렇게라도 새해를 즐길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한 잠을 위해 방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남재연
재연이는 음악 쪽으로 재능이 많이 아이입니다. 노래도 잘 부르고 입으로 물방울 소리도 잘내고 동물 소리도 곧 잘 따라합니다. 볼로 통~ 하면 예쁜 물방울 소리가 나는데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휘파람도 잘 불어서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하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반 아이들이 재연이 노래 소리를 녹음해서 듣기도 했는데 바이브레이션이 보통이 아니라며 친구자랑을 하더라구요^^. 별거 아니라는 듯한 재연이의 표정 속에 흐뭇함을 보았습니다.

신동희
오늘 제가 아이들 전체가 마시는 물통을 씻기 위해서 부엌에서 물통을 씻고 있었습니다. 물을 넣고 뚜껑을 닫고 위 아래로 흔들었습니다. 동희가 그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한번 해보면 안돼냐고 묻더라구요^^. 저는 해보라고 줬더니 정말 신나게 흔드는 동희였습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저를 보고 웃으면서 몸도 함께 흔들었습니다. 그걸 본 다른 아이들은 재미있다며 웃었고 또 한 번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역시 재간둥이 동희입니다^^.

임진아
우리 반의 모범생이자 반장인 진아는 오늘도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진아는 필요한 욕심을 가지고 있다며, 음식은 나눠주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자기 일과 공부에는 욕심을 부린다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면 진아가 덜 부끄러웠을텐데 다른 친구들이 인정해 주니 부끄러웠나봐요.^^ 오늘도 단어공부를 열심히 한 진아였습니다.

박효진
효진이가 오늘 입은 옷에는 어떤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 아이의 옷에는 91이라고 써 있었구요. 다른 친구들이 효진이 티의 여자아이가 선생님인 저를 닮았다 했나봐요. 게다가 91이라는 숫자도 저의 이름이 되기도 하구요^^. 오늘은 효진이의 티가 이곳저곳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과 아이들 그리고 필리핀 선생님들까지 효진이의 티에 관심을 가진 날 이였습니다. 게다가 효진이는 안경을 벗으면 무지 예쁘다고 칭찬도 들었습니다^^.

박지민
지민이가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나봐요. 애들이 지민이가 매일 뽀뽀하려 한다 하네요^^. 진짜냐고 물어보니 부끄러워하며 ‘아니에요’하는데 다른 친구들은 매일 지민이가 안으려 하고 뽀뽀하려 한다고 웃으며 장난을 치더라구요~ 저도 장난처럼 ‘선생님한테는 하지마’이랬더니 지민이가 단호하게 저를 거절하더라구요.ㅜㅜ

민수현
수현이는 어제 저와 오늘 자습시간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기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기대하던 자습시간이 왔고 저는 모른 척 다른 친구들의 자습을 감독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중을 잘 하며 다이어리도 쓰고 수학 숙제도 했습니다. 정말 대견하게도 자습이 마무리 될 때까지 열심히 공부해 주었습니다^^. 잠깐 저한테 와서 불필요한 질문을 하긴 했지만 오늘 대견한 수현이였습니다.

오늘은 새해입니다. 또 한국은 길 때문에 복잡한 명절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겠지요. 부모님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1년엔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캠프에서의 남은 2주 잘 보내서 남은 2011년도 노력하는 멋진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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