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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29] 스파르타4주 박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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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9 22:46 조회49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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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박사현입니다.

 

오늘은 이곳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level test를 진행하였습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7시에 기상을 하여서 아침밥을 먹고,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9시부터 테스트를 진행하였답니다. 저번에 보았던 테스트와 같은 일정으로 speaking, writing 으로 나누어 진행을 하였습니다. 어제와 오늘 계속 시험과 테스트를 보아서 아이들이 많이 피곤 할 수도 있는데, 마지막 시험이라 그런지 피곤한 내색도 하지 않고 열심히 문제를 풀더군요.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시험을 보면 제 실력이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풀라고 계속 얘기해 주었는데, 그래도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오전에 테스트를 마친 아이들은 짐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집에 돌아가기 위해 준비를 하라고 시간을 주었는데, 언제 했는지 짐을 싹다 정리하고 집에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볼 생각에 어젯밤에 미리 다 싸놨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아무것도 싸지 않았는데...

오후에는 아이들의 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필리핀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무사히 캠프를 끝내게 된 것을 서로 축하해 주고, 수료증을 받는 이벤트였습니다. 거기서 필리핀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춤을 준비해왔더군요. 그 춤을 보면서 한바탕 신나게 웃은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선생님들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간직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들과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는데 마냥 신나지는 않더군요.

 

졸업식을 마치고, 저녁 식사시간까지 1시간30분 여분이 남았었는데 이 시간에 우리 아이들은 마지막 수영을 즐기러 수영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시간이 애매해서 아이들을 안 보내려고 했었는데, 아이들의 간절히 원하는 눈빛을 보니 안 보낼 수가 없더군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며 뛰노는 아이들의 표정은 정말 즐거워 보였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한동안 수영을 하지 못할 텐데 오늘 갔다오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오늘로써 캠프의 모든 일정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이 정든 호텔과도 작별인사를 해야 할 때가 왔네요. 내일이 지나면 정든 필리핀과도 작별 인사를 하고, 정든 친구들, 저희 선생님들과도 작별인사를 해야 합니다. 오늘 아이들이 시험을 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함께 했던 날들이 생각나면서 가슴이 찡해지더군요. 문뜩 한국에서 처음 대면을 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또 처음 보는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의 표정들이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하네요. 공항에 처음 모였을 때, 함께 떠나는 아이들이 서먹서먹하여서 서로 인사도 안하고 말도 하지 않았던, 부모님들끼리도 서로 어색한 웃음으로만 인사를 나누었던 그때가 떠올랐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이곳에 도착해서 옆에 앉은 친구랑 어색한 웃음을 섞으며 한 두 마디씩 하던 아이들의 모습도 머리 속에 그려지네요. 저희 선생님들에게도 말 한마디 편하게 하지 못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던 아이들이 언제 이렇게 친해져서 서로 같이 자겠다며 저에게 조르고, 원탁에 둘러 앉아 수다를 떨며 깔깔 거리고, 밤에는 도마뱀을 잡겠다며 다 같이 나가서 잡아 온 도마뱀을 보며 신기해하고, 서로 숙제나 공부를 도와주고 하는지.... 정말 아이들의 이런 모습은 매번 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답니다.

 

또 아이들은 4주라는 어찌 보면 긴 시간 동안 부모님과 떨어져서 생활하는 아주 어렵고, 대단한 일을 해냈습니다. 4주라는 시간 동안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졸린 눈 비벼가며 캠프 스케줄을 잘 따라와주었습니다. 제가 아이들 나이였다면, 감히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을 일을 아이들은 훌륭하게 끝마쳤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 캠프의 경험을 잊지 않고, 추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경험은 앞으로 아이들이 어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헤쳐 나갈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제가 이번 캠프를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아이들이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꼭 배우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내 것만 챙기고, 나만 알고, 나만 편하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본의 아니게 싫은 소리를 한 적도 있었고, 가끔은 화를 낸 적도 있었는데 그런 저를 잘 이해해주고, 저를 잘 따라준 아이들에게 너무나 고마울 뿐입니다. 또 캠프 초반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았을 때 많이 성숙한 것 같아 나름 기분도 좋습니다.

 

제가 캠프에 참가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캠프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아이들을 통해 저도 한 단계 더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가지고 있지만 저는 가지고 있지 않은, 아이들은 할 수 있지만 저는 할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을 통해 느끼고 배우면서 저를 다시 한번 돌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아이들을 통해 저를 비춰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고, 행복한 추억을 준 아이들에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가지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한국에 돌아가서 아이들과 계속 연락을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느냐고 시간이 그리 넉넉하진 않겠지만, 서로 안부를 묻고 가끔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쓰다 보니 글이 꽤나 길어졌군요. 아이들에 대한 코멘트는 저의 짧은 편지로 대신하겠습니다. 아이들이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이 편지를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to. 병관

 

지난 4주 동안 선생님, 그리고 빌라 친구들과 잘 지내주어서 너무 고마워. 빌라에서 제일 막내인데다가 동갑내기 친구도 없어서 조금은 심심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러블 없이 즐겁게 생활해준 병관이가 자랑스럽다. 이번 캠프에서 한 경험이 네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사람을 만나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선생님은 믿어. 한국에 돌아가서도 여기서 한 것처럼 꿋꿋하고 착실하게 생활하길 바랄게. 그리고 벌레 때문에 힘들어하는 병관이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 조금은 미안하구나. 몸 관리 잘하고,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자!!

 

to. 은상

 

우리 빌라의 얼굴 은상이. 우리 빌라 친구들 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도 많이 친해진 것 같은데 헤어지는게 많이 아쉽지? 지난 4주 너와 함께 지내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 조금은 힘든 일이 있어도 투정한번 부리지 않고, 즐겁게 생활하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도 느낀점이 많이 있어. 한국에 돌아가서도 너에 이런 장점을 잘 살려서 생활을 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몸이 자주 아팠었는데 아플 때마다 옆에서 많이 걱정 많이 했어. 몸 관리 잘하고 항상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길 기도할게.

 

to. 의겸

 

처음 봤을 때 너무 조용하고, 소극적이었던 의겸이. 그런 모습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선생님이 괜한 걱정을 했다는 사실은 캠프가 시작하고 며칠되지 않아서 느꼈어. 오히려 너의 그 침착하고, 조용조용한 성격이 친구들을 너의 주위로 더 끌여들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도 선생님의 작은 바람은 네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생활하였으면 하는 것!! 남들 앞에서 주눅 들 필요 없으니까 항상 자신감가지고 생활하길... 좋아하는 책 열심히 읽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자주 연락하자!

 

to. 규진

 

의외로 부끄럼을 많이 타던 규진이. 선생님 앞에서는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해었지만, 친구들앞에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놀던 너의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마치 선생님 어렸을 때를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단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남이 시키기 전에 스스로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런 점을 기억하면서 한국에 돌아가서도 생활하길 바랄게. 생각해보니까 규진이랑 지아랑 그리 교류가 잦지는 않았던 것 같구나. 선생님이 그 점을 좀 더 신경 썼어야됐는데... 아무튼 무사히 캠프 마치게 된 것 축하하고 한국 가서 연락해!

 

to. 경호

 

개구쟁이 경호. 활기찬 성격 덕분에 우리 빌라 뿐 아니라, 다른 빌라 친구들에게도 꽤나 유명했지 아마?? 그렇다고 말썽을 피우거나 선생님을 힘들게 하지 않는... 이런 너의 성격이 선생님이 봤을 때는 너무 좋았어. 처음에 선생님이 너에게 좀 엄하게 했던 건 너의 활달한 성격으로 행여나 사고가 날까 걱정이 돼서 그런 것이었으니까. 서운해 하지 말고!! 선생님 마음 알지? 한국에 돌아가서 선생님이 전에 얘기 했던 것처럼, 컴퓨터 게임 그만하고 자주 뛰놀고 많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선생님 잘 따라주어서 고맙고, 마포가면 연락하마!

 

to. 원준

 

캠프오기 전에 오티에서 너의 모습이 생각나는 구나. 너희 둘을 보고 내심 걱정을 했었어. 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말이야. 하지만 캠프에 오자마자 내 생각이 절대 잘 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너 자신보다 동생들을 먼저 챙기고, 선생님을 먼저 생각하는 너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나 할까? 너와 함께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선생님 옆에서 선생님을 많이 도와준 너의 모습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제 캠프에서는 만나지 못하겠지만, 한국에 돌아가서 이 인연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to. 형준

 

멋쟁이 분위기 메이커 형준이. 선생님이 없을 때, 선생님을 대신에 동생들을 보살펴 주고 함께 잘 어울려줘서 너무나 고맙다. 너와 원준이에게 선생님이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ㅋㅋ 선생님을 잘 따라주고 좋아해주어서 선생님도 함께 즐겁게 생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이 축구한판 제대로 하지 못한게 아쉽다. 좋아하는 운동 한국에 가서도 꾸준히 하고 힘 좀 쌔지면 그때 팔씨름 한번 더 알지?? 선생님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연락하고, 힘든 일이나 기쁜일이 있어도 선생님과 같이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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