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27] 스파르타8주 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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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7 23:08 조회49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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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구원입니다.
아침 추적추적 비 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 창밖을 확인해보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제 새벽부터 계속 된 비는 오전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새벽에 제법 많은 비가 내려서 아침에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데 지장이 있을까 걱정을 하였지만 다행이도 빗발이 약해져서 아이들이 이동을 하는데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비가 와서 조금은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긴 옷을 입고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꽤 많았습니다.
오늘 아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어제 쇼핑에서 사온 악세사리와 간식들, 그리고 장난감 등이었습니다. 어제 사온 악세사리를 차고는 친구들 끼리 서로 비교를 해보기도 하고, 바꿔서 차보기도 하였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주로 장난감, 게임을 사온 반면 우리 여자아이들은 주로 악세사리, 필기도구, 간식 등을 사왔습니다. 악세서리도 가지각색으로 다양하게 사왔더군요. 한국에 친구 줄 것, 자기가 할 것, 부모님 드릴 것 등등 그 목적도 참 다양했습니다.
간식 등은 쉬는 시간에 나와서 저희들을 나누어 주면서 다 같이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간식을 이것저것 많이 주어서 그것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였답니다. 먹기 전에 꼭 선생님들에게 와서 나누어 주는 모습이 참 기특하였습니다.
내일이면 4주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내일까지만 수업을 하고 나면 4주 아이들은 토요일에 시험을 보고 일요일 점심 때 한국으로 출발을 합니다. 4주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든 우리 아이들은 친구들이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분이 이상한가봅니다. 평소보다 더 붙어있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듯합니다.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며 한국에 가서 꼭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친구들도 있네요. 어떤 아이는 우리보다 3주 먼저 한국으로 떠나 부모님을 먼저 보게 된다는 사실을 부러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우리는 이곳에 3주라는 시간을 더 있으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더욱 성숙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을 감사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애틋해 질 때 한국 가서 만나게 됐을 때 느끼게 되는 기분을 상상해 보자며 아이들을 위로 해 주기도 했습니다.
저녁에 식사를 마치고 나온 아이들은 밖에서 운동을 하고 싶어했지만 날씨가 꾸물꾸물한 탓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스포츠페스티발 이후로 자주 줄넘기를 해 온 우리 아이들은 오늘 줄넘기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을 많이 아쉬워하였습니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이제 운동을 안 하게 되면 몸이 근질근질 해 지나 봅니다.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취미거리가 생기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는 저도 아이들과 함께 줄넘기를 하면서 운동을 해야겠네요.^^
재연이는 오늘 저와 점심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제가 앞에 앉아있는 남자 아이와 얘기를 하자 같이 하고 싶었나 봅니다. 남자 아이에게 말을 시키며 몇 살이냐고 물어보는데 둘 사이에 어색한 공기가 돌았습니다. 서로 어색해 하는 둘이 너무 귀여웠고 더 아이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제가 도와줘서 재연이가 오늘 새로운 친구를 한 명 더 사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재연이는 오늘도 저의 무릎에 누워서 쉬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선생님과 같이 있으니 마음이 편해지나 봅니다.
동희는 제가 가지고 있던 큐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해보라고 빌려줬는데 어려운지 계속 같은 것만 건드리고 있더라구요.^^ 이거 하면 공간 지각능력이 좋아진다고 하니 관심을 가졌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아 답답한가봅니다. 그리고 오늘 테스트에서 첫 주보다 훨씬 좋아진 성적을 보여줬습니다. 이틀 뒤가 생일인 동희인데 저희가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희가 속아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진아는 어제 쇼핑하러 가서 귀를 뚫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귀걸이를 하니 훨씬 예쁘다며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뚫은 귀라 아직 아프기도 하고 신경도 많이 쓰일 텐데 혹시라도 곪거나 아프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아프지 않은지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발은 안 샀다고 합니다. 진아가 생각했던 가격보다 비싸서 아쉽지만 다음에 사겠다고 미뤘습니다.
수현이는 오늘 조금 추운지 긴팔을 입었습니다. 항상 건강하다고 한번도 아파본 적이 없다며 자신 만만해 하던 수현인데 긴팔을 입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낮에 쌀쌀한 날씨 일때만 조금 추울까 걱정했나봅니다. 평소와 같이 활발하게 뛰어놀고 밥도 맛있게 먹고 공부도 열심히 한 수현이였습니다. 또한 수학 선생님께서 수현이 칭찬을 많이 합니다. 계속 수현이가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민이는 틈만 나면 가족 자랑을 합니다. 특히 아빠 이야기를 많이 해 줍니다. 항상 우리 아빠는 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지민이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일기를 많이 씁니다. 그래도 속도 한번 뒤처지지 않는 지민이입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도 처음에는 지민이를 시기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부러워하며 지민이를 따라 하려고 합니다.
이제야 효진이의 날들이 시작되었습니다. 효진이의 조금 독특한 매력이 아이들에게 어필이 되었나봐요. 다들 효진이 너무 재미있고 귀엽다며 효진이 주의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효진이가 한 마디만 말해도 아이들이 뒤로 넘어지며 배꼽을 잡고 웃습니다. 당황해하는 효진이지만 싫지 않은지 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보이네요. 효진이가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공부도 열심히 해줘서 저는 효진이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오늘 오후에 다른 반 친구가 저에게 ‘선생님 이제 25일 남았어요’라고 말 해주었습니다. 옆에 있던 한 친구는 ‘벌써?’ 라고 했고 다른 친구는 ‘아직도?’ 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긴 시간일 수도 어쩌면 짧은 시간일 수도 있는 이 시간을 저는 아이들과 행복하게 최선을 다하여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응원 많이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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