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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27] 스파르타4주 이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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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7 22:57 조회4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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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늘의 일기를 씁니다.

 


 1. 비가 내렸습니다. 식당동에 가는 아이들은 우산 모두를 펼치지 않고 한 우산 안에 둘씩이 들어가 총총걸음을 걷습니다. 제가 아이들 중 한 명에게 끼어 들어가면 저희는 꼭 여덟명이 됩니다. 높이가 비슷한 우산 세 개가 제 앞에서 걸음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날들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제 일기가 올라간 후 몇 시간 후 다가올 금요일과 출발 후 비행기를 타는 일요일을 제외하면 이제 토요일 하루가 남았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짐을 거진 챙겼습니다. 짐 쌀 시간이 있다고 몇 번 말했는데도 며칠밖에 남질 않으니 엄마 아빠가 더 보고싶고 한국에 더 빨리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공항에서 부모님을 보자마자 품에 뛰어들며 우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괜시리 찡해져서 눈물이 날 지도 모르겠습니다.    

 


 2. 요즘 들어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시험을 보고 과제를 하는 시간에 방해를 하지 않는 선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함께 나눕니다. '선생님은 김 모락모락 나는 보쌈을 김치에 싸서 먹고 싶어' 라고 하면 아이들은 앓는 소리를 합니다. 제가 하는 얘기가 웃긴지 제가 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배나 목이 아프다고 할 정도로 웃습니다. 아이들의 열광적인 반응 덕에 제가 개그에 숨겨진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진지하게 재고해보게 되었습니다.

 


 3. 미디어 담당 선생님께서 빌라를 방문하여 아이들이 부모님께 영상 편지를 썼습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서 부끄러운 듯 머뭇거리고 몇 번씩 말도 좀 틀렸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말을 잘해서 놀랐습니다. 제한 시간이 없이 자유로이 영상을 찍었는데 모두들 열심히 말해주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선생님을 닮나 봅니다.

 


 


 강지원: 지원이가 필리핀 선생님에게서 받은 바나나칩을 사탕 하나와 함께 제게 주었습니다. 바나나칩 봉지가 잘 안 뜯어진다며 잠시 중얼대다 마침내 봉지를 뜯는데에 성공하여 제게 '손 대세요' 합니다. 그러다 휴지를 뜯어 깔고 그 위에 과자를 쏟아주는데 너무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사탕까지 받기가 미안하여 '이건 그냥 너 먹어' 했더니 사탕을 제게 준 이유가 있답니다. 당뇨에 걸릴까봐래요.

 


 노하림: 하림이는 오늘 단어를 다 맞았습니다. 여유로이 제 옆의 일인용 소파에 앉길래 제가 지나가는 말로 '어머니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실은 제가 다이어리에 적을만한) 너의 일상이 없니' 라고 물었더니 잠시 생각하다가 '딱히 없네요' 하고 쿨하게 대답합니다. 하림이가 요즘 수빈이와 친하게 지내는데 수빈이의 쿨함이 하림이에게 옮겨간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돌이켜보니 하림이는 원래대로 쿨한 여자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배성아: 아이들이 내려오더니 '성아가 몸개그를 했어요!' 하고 연달아 외쳐댔습니다. 알고보니 앞으로 갔다 뒤로 오는 구르기를 하다가 옆으로 잘못 굴러 침대에서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성아에게 상처가 나거나 삔 곳이 없는지를 물어봤는데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한 번 구경하고 싶다더니 안돼요, 싫어요 하며 슬핏 웃네요. 

 

 

 이재령: 재령이는 피곤했던 모양인지 9시 반 경에 잠이 들었습니다. 깜지를 쓰다가 '선생님 저 10분만 잘게요' 하고 원탁에 엎드려 자더니 결국 영상 편지를 제일 먼저 찍고 침대로 올라갔습니다. 재령이는 빌라 내에서 현지와 눕자마자 잠드는 순위 1,2위를 다투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정수빈: 수빈이는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오히려 자신을 걱정하시는 것 같다고 하네요. 어머니는 '가서 잘 있다 오겠지' 하고 수빈이를 믿으셔서 수빈이 쪽에서도 매주 일요일마다 있는 전화 시간에 별로 길게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빈이와 생활하면서 가족 분들이 수빈이가 잘 지낼 것을 믿으시는 이유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잘해요'의 표본 같은 아이라고 하면 맞을까요.

 

 

 최지아: 오늘 식당동으로 다가오는 지아에게 선생님 중 한 분이 다가가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셨습니다. 그 두 명을 사진을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찍으려 하시자 지아가 부끄러운 듯 몸을 뺐습니다. 제가 '지아 비싼 여잡니다.' 하자 지아가 막 웃습니다. 사진을 찍는 지아의 웃는 얼굴이 잠시 멈춘 비 사이로 쬔 해에 밝게 빛났습니다.   

 

 

 최현지: 8주 이승엽 선생님이 큐브를 가져오셔서 제가 이리저리 맞춰보고 있었습니다. 그 때 현지가 다가오길래 잘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잘 하지는 못한답니다. 그런데 한 번 맞추게 시켰더니 굉장히 능숙하게 큐브를 다루는 것입니다. 학예회 때 무엇이든 해야하는데 할 게 없어서 아빠한테 울면서 배웠다고 하네요. 아이들이 그 얘기를 듣고 모두 웃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강지원님의 댓글

회원명: 강지원(jhkang11) 작성일

정말 얼마 남지 않은 캠프 시간이 되었네요.
우리 아이들이 부모님과 떨어져 선생님과 함께하며,단체생활을 통해
성장했을 마음들을 생각 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선생님의 마음에 괜시리 뭉클 해 집니다.
모두들 마지막까지 마무리 잘 하길 응원합니다!
참! 가끔 지원이는 제게도 좋아하는 초콜릿 한 쪽 주며
그런표현을 한답니다.제 딴엔 개그랍시고 하는 것 같은데...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의 표현이 참 ...끄~응;^^
선생님! 홧팅!!!,아이들! 홧팅!!!

최규진님의 댓글

회원명: 최규진(jim0929) 작성일

지아야 남는건 사진뿐이다.  선생님들과도 열심히 찍어 흔적 남겨둬라 ㅋㅋ
그래야 소중한 기억들이 살아나지 ^^

이재령님의 댓글

회원명: 이재령(doolph3) 작성일

재령아!!  낼 마무리 잘하고 일욜 공항에서 보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