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24] 스파르타8주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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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4 23:03 조회49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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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체력을 많이 쓰는 활동을 해서 오늘 아침에 아이들이 늦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늦잠을 잤던 사람은 저 뿐이었습니다. 제가 일어나니 아이들은 진작에 일어나서 공부하러갈 준비를 마치고, 식사시간 전까지 책을 보고 있는 모습에 저는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기 힘들어하던 강민이까지 전부 일어나 있고, 성모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의 체력 회복능력은 어른보다 한수 위인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오전 수업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공부를 하러 들어갔습니다. 며칠 동안 아이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마음을 조리며 지켜보던 걱정이, 어제를 기점으로 사라지고, 이제는 아이들이 밥도 잘 먹고, 아침에도 잘 일어나며,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자 제가 긴장이 풀린듯 합니다. 아이들이 수업시간 쉬는 시간에 나와서 평소와 다른 제 모습을 보고는 저를 걱정해주기 시작합니다. 쉬는 시간에 자신들이 쉴 시간으로도 부족한 시간인데, 고사리 손으로 안마를 해주었습니다. 강민이의 고사리손이 제일 시원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점심메뉴는 제육볶음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먹는 모습을 보니, 점심 생각이 별로 없던 제 입맛까지 군침이 돌도록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밥을 먹으면서도 제가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고, 자신들이 지금까지 10여년 조금 넘게 살아온 기간동안 들어온 민간요법을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속으로 웃음이 참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저를 걱정해주는 듯해서 코끝이 잠시 찡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아프니 오히려 의젓한 모습이었습니다. 오후 수업시간도 남자답게 잘 받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제가 다른 곳에 신경쓰게 만들지 않을까, 저를 배려해주는 듯 하였습니다.
저녁메뉴는 장조림과 오이조림이 나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맛있게 밥을 먹지만, 저는 죽을 먹었습니다.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며칠간 아이들을 먹이던 죽이었는데 제가 먹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녁시간이 끝난 후 단어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식사 후 제가 방에서 누워있자 도완이, 철홍이, 현수가 방으로 찾아와서 오늘의 단어시험에 대해서 대표로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믿고 맏형들에게 오늘의 단어시험 종이를 주었습니다. 나중에 시험이 끝난 후 들은 얘기로는 다같이 자율적이고 양심적으로 시험을 보았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채점을 내일 제가 하려고 하였는데, 아이들은 도완이의 주도로 시험지의 채점까지 끝냈습니다.
타국에서 받은 고마움은 기억 속에 오래갑니다. 또한 아플때 받은 고마움도 기억 속에 오래 남습니다. 오늘 저는 아이들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선생님이 아프니까 속 썩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지금까지 하던일을 알아서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라고 걱정해 주는 마음도 정말 예뻤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더욱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한명 한명이 미워할 수가 없는 아이들입니다.
최성모
성모는 단어시험을 보며, 자신들끼리 주도해서 한 행동이 자랑스러웠는지 저에게 와서 자랑을 하였습니다. 저도 그런 성모를 보며 칭찬받을 마땅한 행동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태강민
강민이는 저녁시간에 현지선생님께 닭죽을 얻어서 함께 먹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만큼 강민이가 영어로 말하는 능력이 길러졌음을 엿볼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권도완
오늘은 맏형으로서 100점의 역할을 소화하였습니다. 시험 후에는 씻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씻으며, 스스로 잠잘 준비를 하였습니다.
장진우
진우는 며칠 있다가 가게될 몰에서 수업시간에 하는 영어퍼즐 게임이 재미있다며 그 게임을 구입하겠다고 합니다. 한국에 가져가면 연우와도 즐겁게 공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이현수
현수는 오늘 저를 참 많이 도와주고 걱정해 주었습니다. 제가 누워있으니 혹시 필요한 것은 없나 주기적으로 물어봐 주는 모습이 참 세심한 아이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수가 먹는 비타민이 뚜껑을 열어놨더니 이상해져서 버렸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려달랍니다.)
박철홍
선생님이 아프니까 자신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마치 선도부 같았습니다.
김태현
태현이는 저녁식사시간에 제가 죽을 먹으니 자리를 지켜주며, 저의 말동무가 되어주었습니다. 자신이 며칠 전 죽을 먹었던 기억이 나는지 저와 함께해주려는 마음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다이어리가 약간 짧지만, 내일은 건강한 모습으로 자세하게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한국은 춥다고 하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십시오.
댓글목록
권상진님의 댓글
회원명: 권상진(scuba4000) 작성일이크!에크미 4번타자 이승엽쌤님이 컨디션이 안좋으시다니!빨리 완쾌하시고 옆방 여쌤님들한테 간호 좀 부탁해요!타향살이로 인한 아마도 총각의 외로움???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홧팅^^^
최성모님의 댓글
회원명: 최성모(csm0506) 작성일아이들 돌보느라 고생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힘내시고 빨리 완쾌하시기 바랍니다.
박철홍님의 댓글
회원명: 박철홍(hong0329) 작성일한달동안 아이들 적응 시키시느라 힘드셨을거예요..잘드시고 푹쉬시고 빨리 나으세요~
태강민님의 댓글
회원명: 태강민(tuko2000) 작성일
그동안 아이들 돌보시느라 무리하셨잖아요 잠시 지친몸을 쉬시라는 뜻인가보네요
이제 아이들 스스로 잘 하고 있는것 같은데 아이들 걱정 조금만 하시고
선생님 건강도 돌보세요 빠른 쾌유 기도하겠습니다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하하하 쓸데없는 일로 걱정을 드린것 같습니다. ^^
아이들과 재미있게 지내기 위해서 빨리 컨디션 회복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