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의 일기를 씁니다.
1. 지아, 성아, 현지가 9시 반에 교회로 출발했습니다.
2. 오늘 경기는 4주 학생들 대 8주 학생들로 치러집니다. 4주 학생들은 주황색 애크미 티를 입었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는데 기적과도 같이 모두가 정상적입니다.
3. 피구: 4주 여학생 14명에 맞춰서 8주에서 선발된 14명이 마주섰습니다. 2대 0으로 4주 학생들이 완승했습니다. 8주 학생들이 공격을 할 때에 지아가 공을 가로채는 솜씨가 일품이었습니다. 남학생들은 1대 1의 점수를 얻어 결승전을 치렀는데 안타깝게도 지고 말았습니다.
4. 긴 줄넘기: 빌라 별로 두 명이 줄을 돌리고 안에 4명 혹은 5명이 들어가 뜁니다. 4주보다 8주에 한 팀이 더 많아 필리핀 현지 영어 선생님들께서 우리 팀으로 한 번을 뛰시고 인솔 선생님들도 팀 별로 줄넘기를 했습니다. 저희는 점심을 먹은 후 짧게 연습을 했었는데요, 재령이가 계속 걸려서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박자를 맞추는 연습을 했지만 재령이가 한 템포를 빠르게 뛰어버리는 탓이었습니다. 한 빌라당 세 번의 기회를 얻고 그 중 최고 점수를 합하여 4주와 8주를 비교해 승패를 결정했는데요, 재령이와 지아가 줄을 돌린 끝에 저희는 세 번을 뛰었습니다. 총합을 비교한 결과 승리는 8주에게 돌아갔습니다.
5. 축구: 남자 아이들이 경기를 하고 여자 아이들은 응원을 했습니다. 0대 0으로 끝난 후 승부차기에서 4주가 승리했습니다.
6. 꼬리잡기: 끈을 허리에 리본으로 묶습니다. 당기면 바로 풀어질 수 있게 묶은 후 8주 여학생들과 4주 여학생들이 마주보고 섰습니다. 파이팅을 큰 소리로 외치고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현지가 끝까지 살아남았으나 떼로 몰려드는 8주 학생들에게 결국 끈이 풀리고야 말았습니다. 지원이는 본 경기 전의 연습 경기에서 넘어져 무릎이 좀 까졌습니다. 다른 빌라 선생님께 약을 빌려 솜으로 소독을 했습니다. 본 경기에 참여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참여할 수 있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지원이가 샤워를 마치면 소독을 다시 해주기로 하고 경기에 내보냈습니다. 아픈 다리에도 불구하고 길쭉한 다리를 휘휘 뻗으며 열심히 달렸습니다.
7. 하림이가 칫솔을 잃어버렸습니다. 서랍 위에 올려두었는데 도대체 어디 갔는지를 모르겠다고 하네요. 그래서 매점에 데리고 가 하나를 사게 했습니다.
8. 돌아가면서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우체통을 확인하는 동안 다른 아이들이 원탁에 앉아 수학 숙제, 일기 등 밀린 과제들을 합니다. 일요일이라 별로 과제가 없어 자연스레 이런 저런 수다거리들이 입에 올랐습니다. 태몽, 이름의 뜻, 아이를 낳는 일까지 별의 별 이야기들이 다 나왔습니다. 공항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공항에 자신들을 데리러 누가 올 것인지, 서로 헤어지면서 울 것인지 등등을 얘기하는데 지아가 ‘좋아해야 되요 슬퍼해야 되요?’ 하고 묻습니다. 이 아이들이 거의 날마다 이야기하는 최고 인기 주제는 바로 ‘먹고 싶은 음식’입니다. 먹고 싶은 음식들이 끝도 없이 나옵니다. 지아와 성아는 금지된 간식인 라면을 보기만 하겠다며 가져다가 한참을 들여다보기까지 했습니다. 침을 꼴깍꼴깍 삼켜가며 이야기하는 모습들이 왜 이리 웃기고 귀여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일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