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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11] 스파르타8주 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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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11 06:46 조회5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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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느덧 캠프가 시작 된지 3주 중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activity를 다녀 온지 하루밖에 안된 느낌을 받았는데 벌써 내일이 다음 activity인 island hopping 이네요. 아이들이 그동안 수영장에서 수영을 했다면 내일은 필리핀 바다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예정입니다. 수영장에서와는 다르게 더 많은 어려움과 안전상의 위험이 따르겠지만 저희는 아이들의 안전과 남은 약 6주 정도의 즐거움을 위해서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선생님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즐거워만 하며 내일 쉴 때 먹고 싶은 과자를 위해 매점을 가고 싶다고 조르기만 합니다.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우리 아이들입니다.

어제 아이들은 기나긴 회의를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이제부터 너희들의 단어 테스트에 손을 땔테니 너희들이 알아서 해봐라’ 하며 엄포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기가 죽은 듯 해보였으나 곧바로 계획에 들어갔습니다. 기나긴 회의 끝에 저희 탁자 아래에는 새로운 time table과 벌칙표가 생겼습니다. time table에는 아이들이 저녁식사 후의 일정들과 아이들이 공부하고 잘 때의 시간, 그리고 아이들의 수다시간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아이들에게 시켰던 순서대로 적혀 있었고 그 옆 부분에는 아이들끼리 만든 약속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눈을 흘기거나 욕을 하거나 짜증을 내거나 다른 친구가 기분나빠할 만한 행동들을 금지하는 문장도 있었고, 시험을 본 후 다시 외우는 작업으로 재시험을 보자는 내용도 들어있었습니다. 또한 웃긴 얘기로는 대변을 본 친구를 놀리지 말자는 문장도 들어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표시해서 벌칙 표에 가장 많은 표시가 있는 친구가 m&m 초콜릿을 전 친구들에게 사주자는 약속도 함께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기특했지만 제 마음속으로는 작은 우려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전적으로 너무 맡겨 버리면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적지 않게 있었고, 벌칙표의 표시 때문에 아이들이 서로 마음 상해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사주는 초콜릿의 값까지도 신경 쓰였습니다. 저는 고민을 했고, 한번 아이들을 믿어보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잘 해낼 거라고 믿고 맡겨 주는것도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아이들에게 만약 니네의 약속표가 잘 지켜지지 않거나 그걸 통해서 너희 사이가 나빠지거나 할 시에는 전보다 더 강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고 괘난 호통을 쳤습니다. 아이들은 너무나 크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네!!’를 외쳤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 아이들을 보낸 후에 아이들이 어제 공부하고 시험 친 시험지를 봤습니다. 우려하는 마음과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첫 아이의 시험지를 열었습니다. 첫 아이는 실망스럽게도 원래의 방식 때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 시험지도 찾아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던 몇 아이들은 계속 좋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었고, 안하던 한 아이도 낮은 점수에 있었습니다. 저는 조금의 실망감을 가린 체 가장 많이 떨어진 한 아이를 불렀습니다. 아이에게 ‘지켜보겠다’는 의미의 몇 마디를 마친 후 저희는 점심 식사를 위해서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점심 주 메뉴로는 닭도리탕과 파인애플이 나왔습니다. 처음 왔을 때 저에게 입맛을 찾아준 메뉴여서 전 너무 반가웠습니다. 아이들은 맛있게 밥에 비벼서 먹기도 하고 국과 밥을 말아먹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맛있는 식사 후 짧은 시간이지만 산책을 위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 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우리는 한 건물로 들어갔고 거기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저희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신기해하기도 했고 새들의 소리를 따라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어? 저 새 울음소리 우리 반 누구 닮았는데??’ 하자 모든 아이들이 한 아이를 보면서 깔깔깔 너무 신나게 웃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짧은 동물원 관람을 마치고 수업준비를 위해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가방 재점검을 하고 이를 닦고 옷을 챙겼습니다. 저는 제 방에서 한 아이의 모기약을 찾고 있었는데 그 사이 몇 아이들이 ‘선생님!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나갔습니다. 그리고 아직 5분가량 남은 시간이 있었는데 모든 아이들이 짧은 시간에 빠져나갔습니다. 저는 이 관경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다 컸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씁쓸하며 시원했습니다. 역시나 우리 아이들은 남은 오후 수업도 무사히 잘 미쳐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저녁식사 후 간식을 사고 싶다며 매점을 가자고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저번 sm 쇼핑몰에서 많은 과자를 사와서 그 동안 매점을 한 번 밖에 안 갔었는데 아이들의 간식이 떨어졌나봅니다. 저는 아이들이 매일 간식을 그렇게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었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만 먹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애교와 달라붙어서 선생님을 녹이기 위해 떠는 아양들 때문에 저는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내일 있을 야외활동에서도 아이들이 바다수영을 하다보면 배도 고플 것이고 이모 저모하여 다 같이 매점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이 비싸다며 투정을 부렸고 다음에 쇼핑몰을 가며 많이 사올 거라며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고르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은 행복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아이들의 표정이 무척 밝았습니다. 아이들끼리도 언성 높이지도 않았고 모든 아이들이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유 없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에 저까지도 오늘은 기분이 좋은 날 이였습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피곤해할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지치지도 못하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재연이는 아이들끼리 보는 시험에서 재시험 반장을 맡았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단어 암기력이 뛰어나 항상 테스트를 통과해서 친구들이 재연이에게 재시험 문제지를 만들고 시험 감독하는 역할을 맡겼습니다. 재연이가 자신감도 찾아가고 아이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재연이가 다른 반 친구들 3명을 자기 딸들이고 선생님은 고조  할머니라며 소문내고 다닙니다. 오늘도 역시 1등으로 테스트를 통과한 재연이입니다.  

동희는 다크서클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표정과 실력이 쑥쑥 자라나는 동희입니다. 이제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언니들과도 잘 지내는 동생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동희고, 항상 밝은 표정과 행동으로 웃음을 주는 동희가 너무나 예쁩니다. 오늘 수업시간에 조금 졸리다 하여 교실 한 바퀴를 돌다가 저에게 딱 걸린 동희였습니다. 그래도 티 안내고 열심히 하는 동희가 사랑스럽습니다.

수현이는 이제 초콜릿을 사랑하는 만큼 먹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수학 선생님께 받은 과자를 선생님께 양보하려고 하는 수현이입니다. 그런 수현이가 너무 고마워서 수현이에게 양보했는데 냉큼 받아들고 가는 수현이입니다. 수현이가 동생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만큼 8주의 결과가 클 것을 기대합니다.

진아는 생각보다 고집이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합니다. 그러나 틀린것에 바로 인정할 줄 알고 고칠줄 아는 진아입니다. 고집이 세지만 그 모습이 밉지 않은 이유는 진아가 자기 일에 그리고 공부에 고집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보다는 친구들과 동생들을 좋아하는 진아는 우리 반의 숨겨진 리더입니다. 매점에서 과자를 살 때도 꼼꼼한 진아입니다.

효진이는 오늘 저보고 날씬하다며 칭찬을 하다가 지민이가 화를 냈습니다. 효진이가 날씬한 편인데 자기는 안 날씬하다고 했다가 지민이가 울컥 했습니다. 효진이는 다른 친구들 보다 마른편이여서 살에 대한 별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모습 이였습니다. 우리 반에 다이어트 해야 할 많은 친구들과 달리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찔 것 같은 1인입니다. 그 이유는 효진이는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습니다. 속도는 느리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지민이는 오늘도 아빠 얘기를 많이 해줬습니다. 아빠가 많지 않은 옷을 가지고 많이 있는 듯이 입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며, 아빠는 옷을 잘 입는 다는 소리를 듣고 다닌다 자랑을 했습니다. 아빠 이야기 할 때 표정이 좋아지는 지민이입니다. 가족 얘기도 많이 해주는데 지민이가 가족을 너무 너무 사랑한다는 것이 말에서도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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