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솔교사 이종명입니다.
오늘은 우리 4주 팀이 세부에서 맞는 첫 번째 일요일입니다. 우리 학생들 모두 열심히 수업을 들으며 일주일을 보냈기에, 처음으로 맞는 일요일이 참으로 값지고 더 뜻깊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수영을 하러 가는 우리 학생들의 스케줄을 하늘도 아는지, 아침에는 햇빛이 쨍쨍 비치는 맑고 화창한 날씨로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다들 오늘의 activity가 설레는지, 아침 일찍 일어나 밥도 챙겨 먹고, 오늘 일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그리고, 희온이가 바라 마지않던 배드민턴도 치기도 하였답니다. 다들 이렇게 잘 하는데, 어떻게 운동을 하지 않고 참았는지 신기하기도 하네요.^^ 준수와 도영이가 배드민턴을 칠 때는, 어찌나 재미있게, 그리고 열심히 치는지 그냥 보기만 하는 선생님도 괜히 신이 났답니다.
그렇게 즐거운 오전 운동 시간을 끝내고는, 점심을 챙겨먹었습니다. 점심은 맛있는 자장 밥과 계란말이였는데요, 이곳에서 먹는 자장은 또 새로운 맛이었네요.^^ 맛있는 점심을 한참 먹고 있을때 쯤,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내리길래 괜찮겠지, 했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천둥 번개도 치더니, 빌라가 정전이 되었다가 돌아오기까지 하는 등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물론, 모든 선생님들이 오늘의 일정에 대해 고민하면서 다른 스케줄로 대체할 것은 없는지 알아보기에 바빴습니다. 특히 저는 필리핀 캠프의 팀장이라, 우리 학생들을 안심 시켜놓고는 현지 매니저 분과 함께 리조트의 상황과 다른 일정들의 조율 등으로 정신없이 바빴지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점차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그칠 비처럼 보이지 않더니, 다행이도 비는 점차 사그러 들었답니다. 하늘도 맑게 개이더니, 마침내 햇빛이 쨍쨍 내리쬐었답니다. 모두들 시간이 조금 늦어지기는 했지만, 오늘의 탐블리 리조트에서의 수영이 너무나 기다려졌기에 빨리 준비를 마치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탐블리 리조트는 우리의 숙소가 있는 막탄 섬에 있습니다. 이 막탄 섬에는 전에도 말씀드린 것 같은데, 우리가 필리핀으로 오기 위해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바로 이곳, 막탄 섬에 있는 세부-막탄 국제 공항으로 내린답니다. 우리의 숙소, 크라운 리젠시 호텔의 위치는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차로 10분 정도 달려, 그것도 사실 길만 막히지 않았다면 5분도 안되는 거리였지만, 어쨌든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달려 우리 학생들이 그렇게도 기다리던 탐블리 리조트에 마침내 도착하였습니다. 비가 와서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많았기에 도착했을 때의 감회는 남달랐지요. 산이, 준수, 성재 등 모두들 신이 나 빨리 내리면 안되는지 묻기도 하는 등 엉덩이를 들썩거렸답니다.
우리가 놀 곳은 탐블리 리조트 안에서도 조용하면서도 우리 학생들이 놀기 좋은, 세부 비치 클럽이라는 곳에서 놀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짐을 풀고, 안에 입고온 수영복으로 편하게 겉옷을 벗고 챙겨 입으며, 간단하게 준비 운동을 마치고 물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물론 안전을 위해 정말로 뛰어든 것은 아니지만요.^^ 정민이, 민기를 비롯한 모든 학생들의 마음은 뛰어들다 못해 수영장을 보자마자 벌써 물 속에 들어가 있었을 것입니다.
깊은 곳도 있고, 얕은 곳도 있고, 또 멋진 미끄럼틀도 있어 모두들 저마다의 곳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희온이는 수영을 잘 하지 못해 조금 깊은 곳에서 친구와 함께 이동하다가 허우적거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적당히 얕은 곳에서 물장구도 치고 등에 매달리기도 하면서 신나게 놀았답니다. 저도 학생들과 잠시 수영을 하였는데요, 성재를 시작으로 얼마나 제 등에 업히던지 저는 거의 가라앉을 뻔 했답니다.^^
비가 정오에 쏟아져서 그런지 날씨가 생각만큼 덥지는 않아, 그리고 물 속도 시원해서 그런지 민기는 조금 추워하기도 하였는데, 그럴 때는 잠시 나와서 따뜻한 물로 샤워도 하고 몸을 닦아서 따뜻하게 한 다음 다시 들어가서 신나게 놀았답니다. 어찌나 물을 좋아하는지 다들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놀더라구요.
그래도 슬슬 저녁 시간이 다가오자, 조금씩 배가 고픈지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간단하게 단체 사진 한 방 찍고, ^^; 모두들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짐을 챙겨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우리의 이 배고픔을 아시는지, 주방장님이 오늘 저녁으로는 스파게티를 준비해주셨더라구요! 어찌나 맛있던지, 우리 학생들 최고 여섯 그릇 이상 먹은 경우도 있답니다! 희온이도 수영장에서 물을 마셔 배를 채우지 않았더라면 더 먹었을 수 있을텐데, 라고 웃으며 농담을 하더라구요.^^
저녁을 먹고, 간단하게 영어 일기를 쓰고, 일주일 만에 부모님과 통화도 하였습니다. 우리 숙소의 학생들은 모두 씩씩한지 잠깐 통화하고는 끊어버리더라구요. 왜, 조금 더 하지 그랬어, 라고 해도 괜찮다고, 다 얘기 했다고 합니다. 다들 의젓해서 그렇다고 받아드려도 괜찮겠지요?^^ 모두들 그리운 가족의 목소리를 안고, 오랜만의 긴 휴식으로 놀며 시간을 보낸 후 꿈나라로 들었습니다. 오늘 푹 쉬고, 내일부터 다시 기운 내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옆에서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