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12] 개별과외 6주 박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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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0-08-12 09:26 조회57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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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박인영입니다.
오늘은 아침에 햇빛이 쨍쨍한 탓에 우리 친구들이 모두 평소보다 짧은 바지에 짧은 티를 입고 나왔습니다. 다들 과자 하나씩을 입에 물고 말입니다. 마치 역효과가 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구들이 다들 입에 뭘 물고 있어서 우리 선생님들 너무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자기네가 뭘 먹을 때마다 계속 선생님들에게 뭘 하나씩 나눠주는데, 하나 두개 씩 받아서 잘 먹던 우리 선생님들은 이제 친구들이 먹는 모습만 보아도 단 맛이 나는 것 같아 머리가 아찔해 질 지경입니다. 하기야, 한 친구가 한 입씩만 줘도 열 네번 먹게 되는 것이니 그럴 법도 하지만 말입니다.
지난 딸기 맛 사탕 사건으로 인해 오늘 간식 금지가 된 우리 성아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맛난 간식을 틈틈이 먹었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이 들어가는 수업의 선생님들도 “간식금지령 해제”를 축하한다며 과자를 하나씩 주는 것 같더군요. ^^; 이러다가 선생님들께 “간식 선물 금지령”을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오늘은 쉬는 시간에 수민이가 선생님께 선물 받은 나비 머리삔으로 남자 친구들 머리에 꽂아가며 웃기도 하고 부모님께 용돈을 더 보내달라고 하면 안되냐며 하루 종일 애교를 부리는 지호 덕분에 하루 종일 안마를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 용돈이 아무래도 모자라다며 툴툴 대는 남자 녀석들을 꽤 볼 수 있는데, 매일 매일 간식 사서 친구들이며 선생님들에게 나눠주더니.. 우리 선생님들은 모두 “그럴 줄 알았다!”며 있는 용돈에서 잘 조절하여 쓰라고 어르고 달래고 또 혼내랴 하루가 모자랄 지경입니다. ^^;
그리고 오늘은 또 중1 수학 수업 퀴즈가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어려워 하는 점, 선, 평면의 관계에 대한 모든 것들을 줄줄이 외워 쓰는 것이었는데요. 주변의 선생님들은 그 쪽은 매일 시험이냐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지만, ㅠ 어쩔 수 없지요. 잘 하려면 열심히 하는 것이 좋고, 또 우리 친구들은 쉬는 시간이며 잠들기 전마다 틈틈이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 제가 더 열심히 할 수 밖에요.
참 오늘 정말 엄청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요. 수학 수업을 시작할 무렵에 퀴즈 주제를 칠판에 쓰고 있는데 어디선가 그~윽한 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방귀 꼈니..”라는 저의 말에 누군가가 손을 번쩍 들며 “저요!”라고 외쳤습니다. 정말 진한 냄새가 나더군요. ㅠ 문을 열고 한참을 나가 있었는데도, 복도까지 퍼지는 그윽한 그 향기가 정말 대단했습니다. 아마 그 주인공 부모님은 알고 계시겠지요. 정말 대단한 하루의 마무리였습니다. ^^;
아, 그리고 우리 친구들의 비밀 계획은 뭔가 실패한 것 같습니다. ^^; 친구들이 한 켠에서 ‘니 탓이다. 내 탓이다’ 를 따지며 “망했다!”를 외치고 있는 것이, 뭔가 마음대로 잘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안되었다니 저희도 아쉽네요. ^^
개별이야기
요즘 우리 수민이는 여기 저기 선생님들께 인기가 아주 많습니다. 간식도 받고 손톱에 매니큐어도 바르더니 오늘은 조그마한 나비 모양의 집게 삔으로 깻잎머리를 하고 나타났습니다. 뭔가 엄청 촌스러운 모습에 마구 웃어대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수민이는 “왜 자꾸 나에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칭얼댑니다. ^^ 왜 그러긴요. 착한 우리 수민이가 우리 외국인 선생님들도 좋은 것이겠지요.
우리 성아는 오늘 하루 간식을 먹지 못해 아쉬워했지만 선생님들이 지켜 보지 않아도 스스로 약속을 지켰다고 합니다. 수민이를 비롯한 친구들이 비밀로 해 준다며 먹으라고 해도 먹지 않고 꾹꾹 참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약속을 까먹고는 과자를 까먹다가 토요일까지 간식 금지가 된 우리 성훈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지요. ^^; 역시 우리 성아가 꼼꼼함이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소민이는 지난 주와 이번 주까기 총 두장 티가 빨래터로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서 함께 문의를 갔었습니다. 아마 지난 주에 맡긴 것은 못 찾을 것 같은데요. ㅠ 이번 주에 돌아오지 않는 것은 꼭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새 들어 안정감 있게 공부하는 우리 소민이는 답을 쓸 때 엄청나게 고심하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시험 볼 때 중간에 말이라도 걸면 머리 속에 있는 것들이 날아가버린다며 울상을 짓습니다. ^^; 만점 받는 날까지 파이팅!
늘 활기찬 우리 지원이는 오늘 조용히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단어도 조용히 잘 외우고 수학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말입니다. 오늘도 전자 사전이 고장 났다며 종이에 무덤을 그려 전자사전 위에 붙이고 “아이고~ 아이고~”를 외치던 우리 재원이를 보며 “헐… 이거 어떻해! 왜 이랬어!”라며 재원이를 다그치는 지원이 ^^; 재원이 오빠 덕분에 하루도 조용히 지나 가는 날이 없는 것 같다며 넋두리를 해대었는데, 그래도 저희 눈에는 부럽기만 합니다.
우리 주원이는 오늘 어쩜 선생님들을 너무나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무려 17개!를 맞춘 것이었습니다. 15개의 뜻을 모두 외우고 스펠링을 1단어 외우는 것이 목표였는데, 목표보다 더 잘 한 것이지요. 매일 단어를 외우기 시작 할 때, 외우면서, 시험을 보면서까지.. 계속 해서 쏟아지는 윤하와 친구들의 칭찬, 그리고 박수에 우리 주원이는 점점 힘을 내는 것 같습니다. ^^ 친구들이 알려준 노하우도 열심히 활용하는 것 같고… 그저 “집중만 하면 되요!”라고 말하는 우리 주원이 ^^, 화장실 가는 시간을 아까워하며 단어를 외우는 우리 주원이 ^^ 이게 꿈은 아니겠지요?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은데 알약을 목 먹겠다고 해서 친구들의 물약과 함께 알약을 반으로 쪼개서 먹이고 재우려고 합니다. 좋은 꿈 꾸고 내일은 개운한 모습으로 눈을 뜨기를 바랍니다. ^^
우리 윤하는 요즘 단어 시험만 보고 나면 힘이 어디서 그렇게 나는 지 저 옆에서 재잘 재잘 이야기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오늘은 가요를 트로트 버전과 고음 불가 버전으로 부르며 신이 났습니다. 요즘은 너무 고마운 윤하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 입니다. 룸메이트지만, 가끔 잘 삐지는 우리 주원이가 아무래도 신경 쓰였는지 툭 터 놓고 이야기 해야겠다며 제 방에 와서 “이제까지 나에게 섭섭한 것 없었느냐”하고 묻더니 그저 “다 좋았다”는 우리 주원이의 대답에 뭔가 더 미안해졌나 봅니다. (전에 제가 한번 “우리 윤하는 뭔가 툭툭 말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었는데 그게 신경이 쓰였던 것 같습니다. ㅠ) 그 이후로 우리 주원이를 더 살뜰히 챙기고 가끔 다그치기만 하는 우리 선생님보다 훨씬 선생님처럼 늘 주원이를 다독이고 또 칭찬해 주고 있습니다. 고마운 우리 윤하 ^^ 선생님도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이제는 하루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날이 지날 수록 이곳의 생활을 더 즐기기 못했다는 개인적인 아쉬움보다는 아이들을 더 살뜰히 보살피지 못한 것이 아쉽고, 우리 친구들에게 이곳의 더 좋은 것들을 보여 주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더 잘 가르칠 수 있지 않았을까, 더 아프지 않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들 말입니다.
어제는 우리 친구들이 처음 이 곳으로 출발 할 때의 사진과 동영상들을 선생님들과 모여 돌려보면서, 고작 4주 사이에 많이도 변한 우리 친구들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어색했던 첫 모습들을 떠올리며 웃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2주, 처음 왔을 때 보낸 2주의 시간보다 앞으로 보낼 2주의 시간들이 훨씬 짧게 느껴지겠지요. 아쉽고 또 아쉽습니다. ^^ 그래도 아쉬운 마음보다는 앞으로 또 변하고, 더 나아질 우리 친구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하루 하루, 마지막 하루까지 더 열심히 생활해야겠습니다.
마지막에 말이 길었네요. ^^ 좋은 하루의 마무리를 지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재원.지원 아빠님의 댓글
회원명: 최지원(cjw0625) 작성일
쌤! 죄송 합니다!!!!
그 .....가스....
재원이지요??
죄송합니다...
다음 부터는 확인하려 하시지 마세요.
십중팔구 재원일거예요.
그러니 무조건 피하세요....
죄송합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 사실 우리 친구들도 다 알았답니다. ㅠ
처음부터 말이죠.
그래도 그윽~한 추억이 하나 생겼으니 괜찮습니다. ^^
늘 즐거운 댓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