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22] 프리미엄8주 박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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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0-01-22 09:56 조회76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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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박사현입니다.
오늘도 이곳의 날씨는 굉장히 화창하였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니 마음까지 뻥 뚫리는 것 같네요.
생각해보니 이 곳에 있는 아이들은 이번 한해는 겨울이 없는 1년을 보내게 되겠네요. 친구들이랑 가끔씩 스키장 얘기를 하는데, 눈이 그립기는 한가 봅니다.
반대로 캠프가 끝난 뒤 한국에 가면 필리핀에서의 생활이 많이 그리울 겁니다. 이곳에 온 것이 후회되지 않도록 다시 오고 싶은 캠프가 될 수 있도록, 평생 잊을 수 없는 캠프가 될 수 있도록,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답니다.
어느 덫 캠프의 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정말 눈 깜빡 할 사이에 한 달이 흘러갔네요.
문득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의 생각이 나네요. 서로 친하지 않아 어색하고 뻘쭘하게 의자에 앉아 서로 눈치만 보고, 밥도 입맛에 안 맞는다며 먹는 듯 마는 듯 하던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처음 보는 선생님들에게 주눅이 들어 몇 마디 하지도 못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그러던 아이들이 지금은 원탁에 둘러 앉아 게임을 하고, 서로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고, 서로 존댓말을 쓰자며 형님, 아우님 하며 장난을 치고, 조깅을 하러 나가서 윗도리를 벗고 다같이 달리기를 하고 있네요.
공부하느냐고 스트레스 받고 힘이 들 때 의지 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되어주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해 보입니다. 이런 아이들과 함께 생활 하면서 가끔씩 힘든 일도 있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우리아이들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일상적인 하루를 보냈습니다.
7시에 기상을 하여 밥을 먹고, 8시에 다들 수업을 들어갔습니다. 어제 일찍 자서 그런지 오늘은 아이들이 아침부터 힘이 넘치네요. 토스트도 2개씩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제와는 아침분위기가 사뭇 달랐습니다. 오늘도 일찍 잘 수 있게 해야겠네요.^^
점심에는 제육볶음이 나왔습니다. 어제 야채볶음이 나왔을 때와는 달리 밥을 엄청 맛있게 먹네요. 한국에서 먹던 제육볶음 보다 더 맛있었습니다.
이곳 조리장은 레이라는 남자 분인데, 한국요리를 굉장히 잘한답니다. 한국음식을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니까 한국음식점에서 1년 정도 일을 했다고 하네요.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하니까 너무 좋아하네요. 그리고 저녁 메뉴는 치킨이었는데, 통닭집에서 먹던 통닭보다 더 바삭 하고 맛이 있었답니다. 아이들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양이 준비되어있어서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 중 하나가 한국에서 먹는 음식보다 더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랍니다.
저녁 자유시간에는 아이들이 서로 존댓말을 쓰며 놀고 있네요.
형님, 아우님 하면서 낄낄거리고 놀고 있어서 뭐 하는 거냐고 물어보니까, 이제 서로 반말을 하면 과자를 사주기로 했답니다. 저한테는 전하라고 부르네요.^^ 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같이 어울려 존댓말을 쓰며 놀았습니다. 그리고는 조깅을 한다고 나가더니 윗도리를 벗고, 신나서 뛰어다니고 있네요. 날씨가 후덥지근 해 감기 걸릴 일은 없는데, 보기에 민망해서 얼른 옷을 입으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활기찬 아이들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무사히 마무리 되어가는군요. 아무 사고 없이 오늘 하루를 보낸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내일도 오늘만 같은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준영이가 점심식사 후 잠깐 배가 아프다고 했었는데, 몇 분 뒤 다시 괜찮다고 하였습니다. 옷이 더러워서 어제 갈아입었냐고 물어보니까, 갈아 입었는데 친구들이랑 놀다가 더러워졌다고 하네요. 자기 전에 꼭 옷을 갈아입고 자라고 하였습니다.
진형이가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오늘따라 빌라에서 진형이 웃음소리가 가장 크게 들립니다. 이마가 아프다고 해서 보니까 작은 혹이 났네요. 어디 부딪친 적도 없다고 합니다. 자다가 침대에 부딪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승민이가 요즘 자기 방에서 안자고 형들이랑 같이 자네요. 형들이랑 놀다가 같이 자는게 좋다고 합니다. 자는데 조금 좁아 보여서 괜찮으냐고 물어보니까, 별로 안 좁다고 하네요. 샤워타월을 사러 편의점에 갔었는데 팔지를 않네요. 나가서 사가지고 와야겠습니다.
도현이는 오늘도 컨디션이 좋아보입니다. 오늘 하루 어땠냐고 물어보니까 좋았다고 하네요. 영어 선생님이랑 영어단어퍼즐을 했는데 졌다고 아쉬워합니다. 저녁에 영어선생님들이랑 노느냐고 정신이 없네요.^^
상빈이가 오늘도 활기차게 수업에 참여하였답니다. 친구들이랑 놀 때도 굉장히 신나하네요. 한번 아픈 뒤로 더 즐거워 보입니다. 오늘 특별히 하고 싶은 말 없냐고 물어보니까 없다고 하네요. 이래저래 괜찮은 하루였습니다.
우재에게 아버님이 쓰신 글을 보여주었습니다. 여자친구도 있냐고 친구들이 부러워하네요. 이곳에서도 여자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답니다.^^ 저녁에는 친구들이랑 존댓말 쓰기 놀이를 하면서 굉장히 좋아하네요.
현동이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밝고, 명랑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녁에 조깅을 한다고 나가서 윗도리를 벗고, 옷을 돌리며 뛰어다니네요. 친구들이랑 존댓말 쓰기 놀이를 하면서도 굉장히 좋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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