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은 가방과 우산을 챙기고 수업을 들으러 이동하였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TV, 영화에서 보는 슬로우모션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 평소의 발랄함이 그리워 저조차도 빨리 비가 그쳤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래도 강의실에서는 아이들의 영어의 열정이 느껴질 정도로 열심히 필리핀 선생님과의 대화를 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아버님, 어머님도 이런 자녀들의 모습을 그대로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열정의 시간을 보낸 아이들에게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점심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 전에 다행히 비가 그쳐 식당으로 움직임이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짜짱밥, 매콤 어묵볶음, 가지 무침, 김치, 콩 꼬투리 볶음, 맑은 어묵국으로 구성된 점심을 부리나케 먹고 숙소에 갔습니다. 저도 식사를 마치고 급하게 아이들 있는 곳으로 가보았더니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본인들이 알아서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쉬라고 말해도 안된다며 열심히 공부의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 있더군요. 이런 기특한 모습에 제가 오늘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매점에 가서 본인들이 먹고 싶은 것을 사먹으라면서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쉴 틈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 소리에 아이들은 무엇을 사먹을지 상상하면서 기대감에 차있었습니다.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오후 시간표에 따라 각자의 교실로 이동하였습니다. 이제는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아이들은 영어 선생님들과 재미있게 수업을 듣습니다. 그 모습에 저도 학생시절 저렇게 공부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절로 들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한 아이들은 영어 수업을 끝내고 각자 수학수업을 들으러 또는 숙소에서 자유롭게 공부를 합니다. 

어느 덧 뉘엿 뉘엿 하루 해가 저물어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오늘 저녁은 돼지고기 수육, 양배추 쌈, 고추장, 삶은 계란, 감자된장국, 오이부추무침, 김치, 수박이 나왔는데 돼지고기 수육이 맛있다며 여러 번 본인들 식판에 담아갔습니다. 그리고 점심 때쯤 얘기해준 매점에 갔는데 가벼운 발걸음을 하고 갔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산 물건 중에 한국인의 빠지지 않은 음식인 컵라면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맛이 가장 먹고 싶어졌나봅니다. 매점에서 산 간식을 먹으면서 오늘 외워야 할 영어 단어를 외우고 또 외우며 단어시험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아이들은 저녁에 이어 매점에서 산 라면 또는 과자를 먹었는데 “앗! 간식시간이다.!”이라 하며 간식을 또 찾았습니다. 그래서 나온 간식인 옥수수를 또 먹는 것을 보고 정말 몸도 성장하는 아이들임을 감탄하게 됩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마감하는 아이들에게 장래의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끝으로 아이들의 장래희망을 오늘 글을 마무리 지겠습니다. 

 

★김소연

소설작가가 꿈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다양한 문장을 사용해야 한다고 해서 여러 단어를 알아야 한다고 엄마가 말했다면서 중국어, 영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엄마가 본인이 원하는 것은 다 들어 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엄마의 무한한 신뢰를 아는 소연이는 반드시 그꿈을 이루겠죠?

 
★김가은

장래희망을 물어봤을 때 영어단어를 외우고 있는 와중에도 바로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가은이! 왜 되고 싶냐고 하니 방학이 있어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편할 것 같다면 나름 현실적인 이유를 댑니다. 거침없이 이유까지 대는 가은이를 보면서 벌써 철이 든 것 같습니다.

 

★이연우

치과의사와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연우였습니다. 그래서 “진짜 너 꿈이니?”하고 물으니 머뭇거리더니 치과의사는 엄마가 원하는 거이고 패션디자이너는 본인이 되고 싶은 거라고 다시 씩씩하게 대답합니다. 

★이승주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영화니? 뮤지컬이니?” 물어보니 드라마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느 배우를 존경하냐고 물으니 전지현이라고 하는데 전지현보다는 더 이뻐지고 싶다고 합니다. 존경보다는 전지현을 경쟁상대로 삼는 승주의 대답이 무척 귀엽다고 느껴습니다. 

★이한결

꿈이 많은 한결이는 가장 되고 싶은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이 비행기를 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승무원은 힘드니 조종사와 결혼해서 편하게 비행기를 타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 장래희망과 엄마가 바라는 장래희망이 다르다고 하면서 얘기하는데 비행기 얘기를 더 많이 하는 것을 봐서는 진짜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나 봅니다.

★한지수

지수는 한결이처럼 본인의 장래희망과 엄마가 바라는 장래희망이 달랐습니다. 본인은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지만 엄마는 초등학교 교사를 바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얘기 끝에 본인 스스로 초등학교 교사가 편할 것 같다며 쿨하게 엄마의 장래희망을 수긍하는 모습에서 지수의 쿨한 성격이 느껴져 웃음이 났습니다.

★구다현

영어교수 또는 영어교사가 되고 싶다는 다현이의 장래희망을 듣고 그래서 왜 그렇게 다른 아이들이 옆에서 놀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일 보는 영어단어 시험을 외우는지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현이의 진정성이 느껴져서 영어교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한 가지 재미있는 얘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임정민

장래희망이 없다는 정민이는 “그냥 건강하게 살명 되죠!”하고 장래희망에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정민이의 얘기가 처음 들었을 때 정민이의 생각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진짜로 우리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면 중요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