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햇살이 우리를 밝혀주는 아침, 우리는 캠프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어나기 전부터 아이들은 바스락 바스락 거리며 자신의 여행 가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홀가분하면서도 아쉬운 묘한 기분이 아마 아이들의 잠을 일찍 깨운 모양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은 빠뜨린 짐이 없는지 한 번 더 확인하면서 부푼 마음을 억누르는 모습이었답니다.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공항으로 나가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몇 명은 일어나있겠거니 했지만 모든 아이들이 다 일어나서 준비를 하는 모습은 약간 의외였습니다. 벌써 부산행 비행기를 타는 친구들의 출발 시간이 다가왔고, 한 번 더 자신의 짐의 무게까지 저울로 달아본 후 드디어 부산행 아이들은 차량에 탑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내 아이들이라 그런지 울거나 하는 것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섞여있었습니다.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4주라는 기간 동안 쌓인 정을 무시 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네요. 부산행 아이들을 공항으로 인도할 차량이 출발을 하고 아이들은 작별인사를 나눈 후 다시 조금의 잠을 청했습니다. 조금 더 잠을 잔 후 아이들은 저와 배드민턴도 치고, 다른 빌라에 친했던 형들과 누나들을 찾아가서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오늘 만큼은 아이들이 공부를 떠나 자유를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인지, 그동안 쌓인 정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모양인지 하루 종일 빌라에 붙어있기 보다는 다른 곳에 놀러가는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오전이 끝나고 점심시간, 조금은 허전해 보이는 식당이지만, 그래도 아이들 밥 잘 먹었답니다. 밥을 맛있게 먹고 나서 또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돈을 다 쓰지 않은 아이들과 돈을 모아 매점에서 간식을 사서 또 맛있게 무엇인가를 먹었답니다. 이렇게 먹는데다 시간을 썼으니 운동도 해야겠지요. 아이들은 마지막 수영을 만끽하고 싶어 제게 마구마구 졸라댔습니다. 사실 수영복이 젖으면 조금은 찝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수영을 시키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아이들의 그 모습은 저를 어쩔 수 없게 만들었답니다. 모두다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후 드디어 수영장으로 출발. 아이들은 캠프 안에서 수영을 처음 했던 그날보다 더 열심히 더 분주히 움직였답니다. 항상 똑같이 노는 아이들이지만 뭐가 그렇게 신이 나는지 정말 열심히 노는 모습이었는데요, 아마 마지막으로 캠프 친구들과 즐기는 것이라 그랬던 모양이네요. 이렇게 열심히 수영을 즐기고 땀을 더 내기 위해 배드민턴도 열심히 즐긴 후 아이들은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식사, 저녁시간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저녁 후 이제 정말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지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가 온 후 아이들은 공항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아이들의 표정은 아쉬움보다는 조금은 후련한 모습이었네요. 이렇게 모든 것이 끝나고 나서 아이들과 작별인사까지 나눈 후 아이들은 공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하루였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해주었고, 부모님들께서는 열렬한 관심을 보여주셨고 또 우리 인솔교사 선생님들도 최선을 다한 캠프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관심 보여주신 것 감사드리고 아이들과 나중에도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마지막 다이어리의 마무리를 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