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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06] 필리핀 영어캠프 강보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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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2-02-06 22:07 조회4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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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강보란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오늘 한국에서 세부 지진 소식을 접하고 많이 놀라셨을 거예요. 저희 막탄 섬에서는 약 5초 정도의 잠깐 동안 약하게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현이와 지원이, 예지, 나연이, 주희, 해인이 모두 모두 안전하게 오늘 하루도 즐겁게 잘 지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 캠프에서도 4교시 끝날 무렵에 지진이 아주 잠깐 동안 있었습니다. 바닥에 부르르 진동이 느껴져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약한 지진이더라고요. 건물이 흔들리거나 물건이 떨어져서 깨지거나 하는 정도가 아닌, 편편한 바닥이 흔들린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모두들 책상 밑으로 들어가도록 하였습니다. 책상 밑에서 “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하고 말똥말똥한 눈으로 묻는 아이들에게 약한 지진이 잠깐 일어났다고, 이제 괜찮다고 아이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일제히 “와, 진짜 지진이야?” “나 지진 처음 겪어봐! 가서 자랑해야지!” “앗싸, 오늘 다이어리에 쓸 거 생겼다!” 하며 떠들썩해 집니다. 신난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차례대로 1층으로 내려가도록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1:1 필리핀 선생님 수업이 9층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수업을 10분 일찍 끝내고 계단으로 내려가도록 하였습니다.

나중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 있었던 지진으로 화제가 바뀌었는데, 나연이가 “선생님, 전 진짜 이렇게 죽는 건가 싶었어요!”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나연이의 얼굴은 심각하지 않고 웃음이 한가득합니다. 제가 “그럼 나연이는 울었니?” 하고 물으니 아니요, 하며 베시시 웃습니다. 예지는 “별 거 아니던데 뭐” 라고 이야기하였고, 주희는 “카트존보다 더 재밌어!” 라고 농담을 던져서 아이들 모두 깔깔 웃었습니다. 지원이가 “이번 지진은 강도가 몇일까?” 하니 해인이가 “야, 이건 지진도 아니지.”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는 주희와 해인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는 지진의 모습을 재현한다며 온 몸을 흔들면서 “으아아아~”하고 소리를 질러서 아이들은 다시 한번 웃습니다. 장난기가 많은 주희와 해인이는 잃어버렸던 언니 동생과 같이 죽이 잘 맞습니다. 시현이는 “난 수업이 일찍 끝나서 좋았어.” 라고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 모두 맞아 맞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습니다.

오후 수업은 만약을 대비하여 1층에서 진행하도록 하였습니다. 네이티브 수업은 그대로 진행되었고, 1:1 필리핀 선생님 수업은 자습 및 영어 게임을 진행하였습니다. 자습시간에 아이들은 단어를 외우거나 숙제, 영어 다이어리 등을 쓰며 알차고 성실하게 보냈습니다. 영어 게임은 필리핀 선생님과 함께 스크래블 (Scrabble)을 하며 보냈습니다. 영어 정규수업이 끝난 다음 수학 수업을 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밖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놀았습니다.

오늘 저녁 식사로는 김밥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필리핀에서 김밥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며 맛있게 식사를 합니다. 저도 잠깐 주방에 들려서 김밥을 두어개 말았는데,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연이는 오이가 싫다며 쏙쏙 빼고 먹습니다. 해인이도 단무지와 게맛살을 빼고 있네요. 저도 어렸을 적에 시금치와 당근을 싫어해서 항상 김밥을 먹을 때마다 빼고 먹었는데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납니다. 물론 아이들이 골고루 건강하게 잘 먹기를 바라는 어머님의 마음도 잘 이해가 되네요.

저녁 식사 후 아이들은 단어 테스트를 위해 공부합니다. 침대에 다 같이 모여서 뒹굴고, 과자도 나눠 먹고, 중간 중간에 이야기도 하면서 공부를 합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제각각 좋아하는 장소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요즘은 한 곳에 모여서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무척 보기가 좋습니다.

오늘 단어 테스트에서는 해인이와 나연이, 주희에게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먼저 해인이가 3개밖에 틀리지 않았습니다! 해인이도 너무 기쁜지 방방 뜨면서 “야~!”하고 좋아합니다. 해인이가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 것 같아 저도 무척 기쁩니다. 일요일 날 통화할 때 아빠에게 자랑할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나연이도 오늘 신기록입니다! 평소 단어와 문장에 약했던 나연이가 오늘 단어는 3개, 그리고 문장에서 6개 틀렸습니다. 나연이는 “선생님!” 하며 감동해서 울 듯한 얼굴로 저의 손을 꼭 잡습니다. 나연이가 이렇게 잘 해주어서 저도 무척 기쁩니다. 주희는 오늘 100점 맞았습니다. 주희는 암기력이 좋아서 언제나 점수가 높은데, 최근 레벨이 오르면서 한 두 개씩 틀리곤 했습니다. 주희가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단어 테스트를 마치고 아이들은 요즘 남자 아이들 사이에서 한창 인기 있는 카드게임을 하며 놉니다. ‘원카드’를 하며 놀았는데요, 공기놀이와 요요와 같이 앞으로도 틈틈이 쉬는 시간마다 원카드를 하며 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오늘 하루도 알차게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앞으로도 쭉, 캠프가 끝나서 아버님과 어머님의 품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언제나 최선을 다해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챙기며 즐거운 캠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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