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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09] 필리핀 영어캠프 4주 이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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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8-09 23:48 조회4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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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이해민입니다.
캠프 수료 약 1주일 정도를 남기고 쓰는 다이어리라 기분이 묘합니다. 새로운 잠자리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편한 꿀잠을 잤는지 오늘 아침 늦잠을 잤네요. 7시 20분에 깨워서 식당으로 갔다가, 세면, 양치하고 수업장으로 이동시키느라 정신이 없었네요..오늘은 오전부터 뜨거운 날씨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것은 호텔 내 룸에서 생활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 강의실로 이동하는 것이 예전보다 편해져서 시간도 절약하고 땀도 조금이나마 덜 흘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8시 5분까지 각자의 자리로 착석완료하고 오전 수업이 시작됩니다. ^^ 첫 수업은 아이들이 피곤해서 조금 힘들어 했는데요, 필리핀 원어민 선생님도 잠에서 깨어나라고 스트레칭을 하거나 너무 딱딱하지 않은 1교시를 만들기 위해 재미있는 수업을 하려고 합니다. 2교시, 3교시 쉬는 시간이 찾아올수록 아이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매일매일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나름대로 즐기는 노하우가 있는 듯 하네요. 대영이가 걸어다니면 영재와 영훈이가 졸졸 따라다니면서 대영이형에게 재롱을 떱니다. 귀여운 동생들의 장난에도 허허 하고 웃으며 함께 놀아주는 대영이가, 왜 그리도 캠프 첫 날에는 홀로 있으려고만 하고, 표정도 무표정이었는지..이제와 돌이켜 생각해보니 재미있기만 하네요^^
 
12시 종이 울리고, 배고픈 아이들은 책가방을 방에 놓고 삼삼오오 식당으로 줄지어 갑니다. 오늘 점심은 메인으로 카레라이스와 치킨볼이 나왔네요, 이제는 죽을 먹는 아이들도 거의 없고, 모두 건강하게 이 곳의 음식과 식습관에 적응하여 잘 소화하고 있답니다. 집에 가서 먹고 싶었던 한국 음식들 너무 과식해서 탈 나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특히 재호는 매일매일을 순대, 떡볶이, 감자탕,..노래를 부르니까요.
햇볕이 쨍쨍 비추지만 아이들은 덥다고 짜증부리거나 인상쓰지 않습니다. 그저 친구들과의 만남이 즐거워 함께 있는 시간만큼 싸움도 안하고 과자도 나누어 먹으며 웃음꽃을 피우지만, 수업 종이 울리면 어찌나 진지해지는지, 옆에서 사진촬영하기도 민망할 정도랍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사진촬영에도 아랑곳 않고 잘 집중해서 선생님들과, 아이들, 그리고 인솔교사간의 완벽한 호흡으로 캠프 잘 진행하고 있답니다.
1시부터 오후 수업을 다시 시작합니다. 민재가 조금 지친 표정을 보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로 5시까지 빠짐없이 모두 다 들었네요. 오늘의 수학수업에는 규진이 혼자여서 남은 인원들은 자습을 하다가 저녁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모두 다 함께 내려가 맛있게 차려진 닭 볶음탕을 먹었습니다. “와~닭도리탕이다 얘들아 많이들 먹어!! “ 하는 말에 영훈이가 한 소리를 하네요.
“쌤.,,도리탕은 일본말인데요..닭 볶음탕이 맞는말이예요” 라며 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하도록 따끔하게 저를 한방 먹입니다. 말 조심해야 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한창 여유롭게 호텔방에서 휴식을 취하던 아이들, 씻고 있던 중에 자습시간이 찾아오네요, 호텔 9층 로비로 모두 모여 단어 공부를 하고, 수학숙제를 하고, 영어일기를 쓰며 하루를 알차게 보냅니다. 영훈이는 자꾸 단어시험 백점을 맞으면 용돈을 더 달라고 떼를 씁니다. 그 와중에 옆에서 거드는 규진이. 단어 시험 성적이 그닥 좋지 않은 녀석이 자기도 오늘 자신있다며 용돈을 더 달라고 협상을 제의합니다. 그래 기분이다. 100점 맞는 사람은 용돈 보너스!!
눈에 불을 켜고 책을 뚫어져라 쳐다 봅니다. 시험 결과는 영훈이가 100점, 규진이가 2개를 틀려 38점(40점 만점입니다 ^^)을 맞아, 아쉽게도 용돈을 타지 못했네요;
준형이는 최승고 인솔교사에게 수학수업을 받는데요, 승고쌤이 준형이가 숙제를 참 잘해온다며 칭찬을 해주었답니다.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 좋습니다.
마치 학창시절 생활기록부에 담임선생님이 좋은 말씀만 써주시면 그걸 보신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이런 기분인가 봅니다.
우리 빌라는 고학년이라 자발적으로 자신을 어느 정도 통제하며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저학년 친구들보다 많이 뛰어납니다. 칭찬에 약하여 조금씩 격려해주면 그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네요. 준형이가 자습시간에 손톱을 뜯으며 단어를 암기합니다. 아무래도 초조한가 봅니다. 손톱을 물어 뜯지 못하게 하고, 그 뒤의 영재를 보니 단어암기를 하다 말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 외웠다며 여유를 보입니다. 다른 동생들이 산만하게 돌아다니며 시끄럽게 떠들어도 절대 동요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합니다.
캠프 초반에 영훈이가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한국에서는 이렇게 계속 오랜 시간 공부하지 않았는데, 의자에 엉덩이를 너무 오래 붙이고 있는 것이 너무 힘이 든다고. 그렇지만 지금은 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것도 선생님들과 장난치고, 웃고 떠들며 말이죠. 이미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아이들이 한국에 돌아가서도 학업에 지칠 때마다 이번 스파르타 캠프를 되새기며 용기를 얻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잘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단어 시험을 마치고 간식을 먹었습니다. 간식으로는 어묵튀김이 나왔는데, 쫀득쫀득하니 정말 맛있었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쳤습니다.
 
대영이는 오늘도 열심히 수업을 했습니다. 처음보다 리스닝이 많이 늘어 선생님들과의 수업 진행에 많이 여유로워진 모습을 보입니다. 쉬는 시간에는 많이 돌아다니지 않고, 동생들과의 대화나, 차분한 휴식으로 다음 시간을 준비합니다. 그 결과 오늘 단어 시험 40개 문제 중에서 40개 모두 맞추는 쾌거를 거두었답니다.
 
규진이도 오늘 단어 시험을 100점을 맞았습니다. 오늘 출제된 문제가 특히 쉬웠다며 멋쩍은 듯 미소를 짓는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합니다. 내일도 오늘 처럼만 열심히 해준다면 좋겠네요. 덤벙거리는 탓에 오늘도 식당에 책가방을 놓고 갔는데, 이로써 네 번째랍니다. 동생들이 규진이를 참 좋아라 합니다. 배시시 웃으며 동생들에게 나란한 위치에서 함께 어울려주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네요
 
영훈이는 요즘 정말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단어도 100점을 맞고 1:1수업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약간 얼굴살이 빠진 것 같아서 살이 빠졌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며 웃고마네요, 포동포동한 귀여운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제법 샤프해진 기분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씩씩한 영훈이는 내일 있을 Activity를 많이 기대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영재도 오늘 단어 시험 100점입니다. 특이한 목소리톤 때문에 한 번씩 내뱉는 대사가 분위기를 빵빵 터뜨리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쉬는 시간에 저학년 빌라에 있는 Andy와 손을 잡고 돌아다니길래 선생님도 껴줘~하고 셋이 장난을 치며 놀았습니다. 민재와 준형이와 술래잡기를 하기도 하고 건강하게 잘 생활해주어서 너무 고마운 마음입니다.
 
민재는 며칠 전에 장난을 치다가 부딪쳐서 무릎 쪽에 퍼런 멍이 들어있었는데 많이 호전된 모습입니다. 혼자서 약도 잘 바르고, 짐도 잘 정리하고, 다정다감합니다. 오늘 저녁에는 슬리퍼 한 짝이 없어져서 찾아왔길래 다함께 슬리퍼 찾기 운동을 한 바탕 펼쳤습니다. 침대 밑에 있더라구요,
그래도 빌라친구들 사이에서는 가장 깔끔하기로 유명합니다. 화장실을 다녀오면 냄새가 조금 심한 것만 빼면요^^;
 
재호는 오늘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하루 종일 싱글벙글 입니다. 내일 Activity를 떠나기 때문인데요, 수영장을 갈 생각에 오예를 연발하며 기뻐합니다. 저번에 수영장에서 얼굴이 많이 타서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아직은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태라, 선크림 체크를 확실히 하고, 다녀오고나서는 알로에 젤로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해줄 예정입니다.
 
준형이도 오늘 많이 웃는 편이었습니다. 짓궂게 장난을 친다거나 괴롭히는 스타일이 아니라 묵묵히 구경하다가 자신의 타이밍을 보고 재빠르게 끼어듭니다. 쉬는 시간에 조그마한 과자 한 봉지를 들고 다니며 어디 동네 구경거리 없나 순찰을 하는 듯 합니다. 민재와 영재를 참 잘 따릅니다. 저번에 저의 컴퓨터에 있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유치하다고 하더니, 민재 전자사전에 있는 후레쉬맨 게임을 참 좋아하네요…흥….
 
 
저녁 이후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상당히 많이 내렸습니다. 그래도 우리 빌라 아이들은 침착하게 잘 받아들이며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해냈습니다.
마지막까지 우리아이들 건강하고 무사히 캠프생활 마칠 수 있도록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인솔선생님들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늘 끊임없는 응원과 성원 보내주시는데,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우리 아이들의 더 크고 성숙된 모습을 기다려주세요.^^

댓글목록

유준형님의 댓글

회원명: 유준형(ups001) 작성일

선생님 드디어 엄마 다되셨네요. 외모는 매우 남성미가 넘치시는데 어쩜 섬세하세요. 참 다시 빌라로 돌아왔나요?
준형이 샤프는 괜찮은지 궁금하네요.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오늘 activity를 다녀와서 어머님 댓글을 늦게야 확인하네요,
외모는 거칠구, 이름은 여자이름, 나름 섬세하려고 노력하는거예요...
하핫, 호텔에서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하구요,
샤프는 고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준형이가 연필을 더 좋아해서 연필을 쓰고 있어요.
내일 깎아 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