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30] 필리핀 영어캠프 4주 이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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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7-30 23:46 조회49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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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아이들은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며 스파르타 4주 캠프를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저도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고향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이 곳에서의 생활에만 적응하느라 오늘이 토요일인 것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오죽 할까요. 내일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Activity day인 것도 아침밥을 먹고 나서야 떠올리게 됐네요. 집이 그립고, 부모님 생각에 외롭고, 하루 8시간의 영어수업을 모두 소화하느라 고단하기도 하며, 먹고 싶은 한국 음식들이 너무도 그립지만, 서로 의지하며 하루를 보람차게 보내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이 곳에서 지낸 시간을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오랫동안 기억해 주기를 말이죠. 아침에는 콩나물 밥과, 식빵 등 평소와 비슷하게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수업을 갑니다. 지난 밤 동안 보고 싶었던 다른 친구들을 만나서 장난도 치고 담소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하느라 아침에는 비록 산만하지만, 수업 종이 울리면 신기하게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기 시작하네요. 민재는 선생님의 아이스 티를 빼앗아 먹었다며 기뻐하고, 준형이는 어머님의 편지를 보고 수업시간에 쓰던 모자를 벗고 수업에 집중합니다. 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빨리 보고 싶고 이야기 듣고 싶다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민재는 아침이 지옥이라더니 입이 퉁퉁 나온 표정으로 2교시 수업까지 수업을 받고 있고, 대영이는 수업에 재미가 들린 표정입니다. 영훈이는 규진이의 사랑의 전령사가 되어 요즘 바빠 보이네요, 규진이는 더위를 많이 타서 부채질을 많이 했었는데 부채가 고장이 나버려서 슬퍼합니다. 영재는 쉬는 시간이 너무 좋은지, 종 소리가 울리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영재는 무슨 일이 있으면 재깍재깍 보고 해주는 통신원입니다. 아이들 세계에서 있는 비밀스러운 일들을 모두 가르쳐주기 때문이죠. 재호는 1교시를 마치고 Native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빌라 아이들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모자를 좀 벗으라 했는데, 머리 모양이 이상하다며 모자를 늘 쓰고 다닙니다. 여자친구와의 기념일을 꼬박꼬박 챙기는 센스있는 남자라 그런지 외모 관리에도 예민한가 봅니다. 대영이는 쉬는 시간에도 늦장부리는 일이 없이 미리미리 수업장으로 이동해서 저녁에 치를 단어 시험준비를 미리미리 합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건지 한 번 미행이라도 해봐야겠습니다^^;
점심에 수제 돈까스와, 양파 간장조림, 가지 볶음, 김치가 나왔습니다. 돈까스 역시 인기 메뉴라 그런지 다들 든든하게 챙겨먹었지만, 편식을 하는 모습을 보여 양파조림을 안 먹으면 채한다고, 내일 액티비티를 못 갈 것이라고 겁을 주었더니 그나마 먹네요, 준형이는 양파조림을 안 퍼놔서 제가 한 숟가락 떠서 먹여봤더니 맛있다며 깨끗하게 비워버렸습니다. 아삭아삭 거리는 것이 느끼한 돈까스 맛을 살려준다면서요, ^^
오후 수업을 듣고, 수학 및 자습 시간을 마치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 바탕 전쟁이 벌어집니다. 인솔교사들의 지시에 따라 착착 이동하여 빌라에 책가방을 내려 놓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갔는데 오늘 저녁 메뉴도 만족입니다. 콩나물국, 치킨볼, 소세지볶음, 고구마 맛탕이 나왔습니다. 골고루 떠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하루 일과를 정리하러 빌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 액티비티를 떠나기 때문에 아이들의 질문 세례가 쏟아집니다. 무엇을 입고가며, 수건은 챙기는지, 밥은 어떻게 나오며, 아일랜드 호핑을 가는지 마는지, 등등.. 한 시간의 열띤 토론이 끝나고 샤워시간이 찾아왔습니다. 화장실은 북적북적 시끌시끌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차고, 화장실 밖에는 알몸의 귀여운 짐승남들이 뛰어다닙니다. 특히 민재와 영재가 노출을 즐깁니다. 이제는 화장실도 제법 잘 가고, 밥도 잘 먹고, 소화도 잘 시킵니다.
오늘은 매점을 이용하게 해달라는 아이들의 원성에 못 이긴 척 100 페소씩 나누어 주고 바닥이 난 식량고를 채워주기로 했습니다. 대영이나, 준형이는 용돈을 아껴쓰기 위해 받은 돈도 잘 안쓰고 챙겨 놓는 반면에 민재와 영재, 재호, 규진이는 매점에서 군것질 거리를 사는 게 그렇게도 좋은지 금고 여는 소리만으로도 흥분을 합니다. 영훈이는 꼭 돈을 더 달라고 소리치면서 잔돈을 남겨 옵니다. SM mall에서 과자를 사재기 하지 않은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던 영훈이 입니다.
용돈을 각자 챙겨 넣고, 단어 시험을 준비합니다. 비장한 눈빛이 종이를 뚫을 듯 합니다. 15개 이상 틀리면 낙방이 되고, 낙방자가 3명 이상 나올 경우 오답노트를 만들기로 약속한 우리 빌라만의 룰 때문에 다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집중의 시간을 갖습니다. 옹기 종기 한 방에 모여 민재가 전자사전을 두드리는 소리, 준형이와 영재의 잔소리, 재호의 조용히 좀 하라는 소리, 규진이의 아이패드 타령, 영훈이의 끝없는 질문, 대영이의 두뇌회전 소리 등등. 결국엔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서 공부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나서야 조용해집니다. 오늘은 낙방자가 다행히 없어 매점을 갈 수 있었습니다. 대영이를 필두로 해서 매점을 공격하는 우리 17빌라 병사들은 역시나 컵라면을 집중적으로 구매해 옵니다. 간식으로는 도무지 성에 차지 않는 아이들, 역시 성장기에는 잘 먹어야 좋은 건데, 라면이랑 과자만 먹어서 걱정이 됩니다. 한국에 가면 어머니가 해주시는 맛있고 몸에 좋은 간식거리가 있겠지만 이 곳에서 먹은 라면의 맛을 잊을 수 있을런지 ^^..
오늘 대영이는 점심을 먹고 호텔 로비로 바로 이동해서 전자사전에 넣어온 판타지 소설을 읽었다고 합니다. 빌라 내에서 최고령자 인만큼 시간관리를 잘 하는 듯 합니다. 불평 불만도 없고,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 대영이 덕분에 빌라 내 생활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규진이는 수줍음이 많은지 15빌라 수정이 주위만 뱅뱅 돌고 있길래, 가서 말 한번 걸어보라고 용기를 불어 넣어줬더니 그나마 오늘 하루 한 번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하네요. 패셔너블 한 스키니 청바지를 소화하며 필리핀 강사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하루 였습니다.
재호는 온통 한국 가서 먹고 싶은 음식 생각뿐 입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그런 말을 잘 안 하는데 저와 둘이 있게 되면 어른 입맛에 길들여진 듯, 감자탕이니, 보신탕이니 먹을 생각만으로도 행복해 합니다. 캠프가 끝나고 몸 보신 한 번 하러 가야 할 것 같네요^^ 아픈 동안 얼굴이 수척해졌었는데 지금은 잘 먹고 있어서 많이 좋아져 보입니다.
민재는 자꾸 선생님의 음료수를 뺏어 먹습니다. 귀여운 장난 이겠거니 내일은 다른 음료수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하네요, 싹싹하게 선생님께 애교를 부리며 중간중간 배를 채우는 민재는 오늘도 라면으로 배를 달래고 내일 있을 아일랜드 호핑 생각에 잠도 못 이룰 것 같다고 합니다.
영재는 쉬는 시간만 되면 민재와 35번 빌라 성민이와 함께 기웃기웃 재밋거리를 찾아 헤매입니다.
이 때다 싶으면 놀리고 도망가고, 영감 같은 영재는 드라마의 감초역할과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요. 하하 짓궂은 장난도 귀여운 영재는 내일 있을 아일랜드 호핑을 이미 다녀와 본 아이라 그런지 큰 기대를 안합니다. 내일은 저번 캠프와는 다른 곳으로 그림 같은 장소에서 스노클링도 하고 물장난도 치며 놀텐데 말이죠.
영훈이는 점심 때 잠깐 소화불량으로 죽을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한 숨 자더니, 곧 바로 쌩쌩해져서 그 시끄럽던 입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선생님 뭐하면 안되요? 선생님 뭐 는 어때요?
아플 때 침대 옆에 누워 전화번호 교환을 했습니다. 캠프 끝나고 통영가면 함께 굴을 먹기로 약속했습니다. ^^
준형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생각을 많이 합니다. 편지 글을 읽는 표정만 봐도 알 수가 있죠. 글을 다 읽고 난 후에는 ‘하아….’ 하고는 왜 그러니? 물으면 빨리 집에 가서 엄마 아빠를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도 평상시에는 그런 내색을 잘 안 하는 아이인데..내일 호핑 투어를 즐기는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그 순간을 즐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은 일이 너무 즐거웠다고 합니다.
내일은 액티비티 3탄. 아일랜드 호핑 투어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 날 우중충한 날씨로 연기가 되어 내일 드디어 맑은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맛있는 바비큐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왔는데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희 인솔자들 모두 다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거뭇거뭇 해지는
아이들의 피부색만 봐도 동남아 좀 다녀온 느낌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음을 느끼실 겁니다. 내일 재밌게 놀고 올께요! 기대해 주세요!!! ^^
댓글목록
김민재님의 댓글
회원명: 김민재(kaghy911) 작성일
아이들의 생활이 눈에 보이는 듯 하네요~
사진 속의 민재 표정이 밝아진 걸 보니 기쁘네요^^
아들~ "쌤 음료수는 그만 뺏어먹지~~~~"........
액티비티 잘 다녀오고 재밌는 추억이 많은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김민재님의 댓글
회원명: 김민재(kaghy911) 작성일
아이들의 생활이 눈에 보이는 듯 하네요~
사진 속의 민재 표정이 점점 밝아지는 걸 보니 기쁘네요^^
아들~ "쌤 음료수는 그만 뺏어먹지~~~~"........
액티비티 잘 다녀오고 재밌는 추억이 많은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잘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에게 값진 추억 하나 더 만들어졌네요.
사진을 통해 느껴주세요! 찐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