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29] 스파르타4주 이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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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9 02:17 조회51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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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일기입니다.
끝이 없는 시작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감정은 희석되고, 기억은 희미해집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그 순간에 몰두했는지와 상관없이요. 그러나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보면 우리는 곧, 시작이 없는 끝 또한 없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시작은 끝에 속하는 시작일수도 있고 끝에 새롭게 이어지는 시작일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내일 아이들과 헤어지고 아이들끼리도 한달간 가족으로 지냈던 (실제로 저희 빌라는 다른 빌라 아이들에게 '너희는 참 가족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아!' 라는 말을 들었답니다. 역시 저희 빌라는!) 서로에게 인사를 고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을 수 없듯이 헤어짐이 없으면 새 만남이 있기가 어렵지요. 저는 이 캠프가 아이들의 발돋움판이었으면 합니다. 더 높고 더 먼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단이길 바랍니다. 한 달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동안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루 8시간 공부라는 강행군을 성공적으로 끝마쳐준 아이들에게 한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볼까 합니다. 어머님 아버님들 , 아이들이 볼 수 있게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1. 강지원: 지원아, 안녕! 선생님이야. 늘 '강지원!' 하고 불렀는데 지원이라 부르려니 쑥쓰럽고 무언가 간지럽다. 선생님이 지원이를 예뻐하고 항상 눈여겨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원이와 관련해서는 참 이런저런 추억들이 많다. 특히 인솔 선생님들 앞에서 발레 동작을 선보인 것과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림보 실력을 보여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 도착한지 얼마 안 되어서 자는 아이들 얼굴에 썬크림으로 수염과 주름을 만들어 준 것은 기억나니? 그 때 웃음을 참느라고 혼났다. 단어 시험을 잘 보자마자 기쁨에 겨워 내게 달려온 얼굴도 참 생생하고. 지원이와 생활한 한 달 동안 지원이 때문에 참 행복했어. 새학년 생활 기운차게 잘 하고, 앞으로 훌륭한 어른이 되거라. 지원이가 나라를 이끄는 인재가 되어 뉴스에 나오는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 그럼 안녕!
2. 노하림: 하림아 안녕, 지윤쌤이야. 하림이는 먹을 것에 까다로웠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내가 '하림이네 어머님은 요리를 잘하시니' 하고 묻자 하림이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 하고 대답했었지. 나도 하림이네 어머님의 요리 한 번 맛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 때 마음 속으로 생각했었단다. 수학 시간에 하림이가 답을 맞출 시간이 되면 하림이는 늘 '어?', '네?' 하고 한 번 되물은 후에야 답을 말했었지. 그 때마다 어머님께서 하림이가 멍을 좀 때린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나 설핏 웃음을 지었었다. 하림아, 한국에서도 즐거운 생활 보내고, 메이플 스토리 너무 많이 하지는 말고!
3. 배성아: 성아야, 안녕. 선생님이야. 생각해보니 성아는 선생님을 '쌤'이라고 부르는 대신 항상 '선생님'이라고 불렀던 것 같아. '몰라요', '싫어요'가 다른 말보다 많았던 처음을 돌이켜 보면 성아가 자기 자신을 숨기고 감추기보다 제게 먼저 와서 하루에 있었던 이 얘기 저 얘기들을 늘어놓는 지금이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지 몰라. 선생님은 성아에게 마음을 되게 많이 열었는데, 성아도 그랬는지 모르겠다. 특히 성아의 웃음소리는 정말이지 녹음해다가 듣고 싶기까지 할 정도로 선생님 하루에 청량제란다. 즐거운 학교 생활, 하루 하루가 의미있는 나날을 보내거라. 안녕!
4. 이재령: 재령아, 안녕! 선생님이야. 재령이가 오늘 '선생님 제가 선생님 애기에요' 하면서 내 품에 부비고 들어왔던 게 갑자기 생각나면서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재령이는 애교도 많고 웃음도 많고, 반대로 눈물도 많았도 다른 아이들보다 어린 느낌도 없잖아 있었는데 대신 한 번 집중하면 원탁에 혼자 남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남은 과제를 해내고야 마는 집중력, 어른스러움을 선보여서 선생님이 적잖이 놀랐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란다. 재령이가 주어 I 뒤에 is 대신 am 을 쓰는 언젠가를 기다리며 선생님은 재령이와의 작별에 그리 슬퍼하지 않으련다. 재령아 6학년 생활, 그 뒤의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까지 모두 보람차게 성공적으로 잘 보내렴! 안녕!
5. 정수빈: 수빈아, 안녕! 내가 수빈이와 가까워졌다고 느낀 것은 아마 수빈이가 화이트 보드에 나라고 나를 닮은 캐릭터를 그린 후부터인 것 같다. 선생님도 그림에 참 소질이 많았거든, 부끄러워서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말야. (진짜야) 우리는 수학을 풀면서 또 많이 친해졌는데, 선생님이 네 학년을 맡아 가르쳤다면 우리 사이가 또 얼마나 돈독해졌을지가 궁금하다.
6. 최지아: 지아야 , 너는 내 정색 공격에 유독 많이 당했던 학생인 듯 하다. 저녁을 먹고 과제를 끝낸 후 늘 산책을 나갔다가 남자애들이 자신을 놀린다며 내게 이르곤 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넌 인기녀인 듯 해. 본인도 본인이 매력녀인 걸 좀 알고 있는 눈치던데, 아닌가? 지아같은 똑순이가 맏언니로 우리 빌라에 들어와줘서 선생님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란 생각을 했어, 처음엔 지아가 되게 무서운 애인 줄 알았는데 말야. 중3 이후 고등학교 대학교 생활까지 활기차게 성공적으로 보내길 바라. 화이팅!
7. 최현지: 현지야 안녕. 너의 룸메이트 지윤쌤이야. 현지 하면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자기가 아는 웃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또 선생님이 침실에 늦게 들어갈 때마다 늘 보는 네 자는 모습, 과제를 모두 마친 후 화이트 보드에 그려진 표에 체크를 하고 지아와 산책을 가는 모습, 침대 옆 서랍 위에 놓인 네 안경도 선생님이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을 현지의 모습들이야. 선생님도 어렸을 때 키가 많이 작았거든, 물론 지금도 꺽다리는 아니지만 말야. 밥 많이 먹고 11시 되기 전에 꼭 잠들고 하면 키가 모르는 새 쑥쑥 클거야. 현지야, 나중에 또 볼수 있으면 좋겠다. 안녕!
내일 공항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강지원님의 댓글
회원명: 강지원(jhkang11) 작성일
선생님!
선생님의 말씀처럼 한달여의 캠프 생활이 아이들에게
더 높고 더 먼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단,발돋움판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공부뿐만이 아니라 바른 인성을 키워주려 늘 노력하셨던 모습들이
아이들에게 성장의밑거름이 되어 잊혀지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달리 어떤 말이 필요할까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랑과격려가 담긴 편지 꼭 지원이에게 전달하겠습니다!
강지원님의 댓글
회원명: 강지원(jhkang11) 작성일
하림이,성아,재령이,수빈이,지아,현지야!
매일 다이어리로 너희들의 이야기를 듣고 캠프앨범에서 사진으로 보아선지
가족 같고 정겹다.그리고,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무척 서운하구나!
대견하고 기특한 너희들이 멋지게 성장하길 기도한다!
모두들 홧팅!!!
지원엄마로부터...
이재령님의 댓글
회원명: 이재령(doolph3) 작성일
선생님과 울공주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선생님, 울공주들, 부모님) 특별하고 잊지 못할 한달이었습니다.
선생님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리며,,,
울공주들 또한 힘든 과정을 잘 이겨내어 대견스럽습니다.
재령이에게 편지 보내주도록 하겠으며,,,
다같이 공항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노하림님의 댓글
회원명: 노하림(rhr2006) 작성일
벌써 한달이 지났네요
항상 신경이쓰이는 우리 하림이를 맡겨놓고 불안했았는데
선생님과 친구들의 배려로 한달을 잘 보낸것 같아요 감사드려요
사총사가 다 같이 아팠던 날과 우르르 몰려다니며 쇼핑을 하던 날
다같이 걱정하고 행복하기도 했던 기억이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다들 건강하고 이쁜 숙녀로 자라기를 기도합니다~ 하림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