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28] 스파르타8주 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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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8 23:48 조회50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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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구 원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힘들었는지 아니면 어제 사온 과자를 먹고 자서 그런지 지금과는 다르게 조금 늦게 일어났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아이들을 깨웠습니다. 그리고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난 아이들은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아이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시계를 바라보곤 했습니다. 저희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침밥을 먹으니 아이들의 움직임은 조금씩 빨라지고 생동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수업을 위해서 이동했습니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어서 웃옷을 챙기고 긴 바지를 입고 우산을 들었습니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여서 아이들이 아프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우리 아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 몸을 잘 챙기고 건강하다는 점이여서 저는 춥지 않게 준비물만 챙겨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에 들어가고 저는 텅 빈 방을 둘러봤습니다. 식탁 위에는 아이들의 책과 과자 봉지, 물통 등이 뭉쳐있었고 바닥에는 신발과 책, 수건 등이 있었습니다. 하루 사이에 방이 이렇게 변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저는 휴~ 하며 오늘은 청소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오늘의 점심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갈비가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많이 달라고 하자 필리핀 요리사는 아이들의 너무 많은 양에 당황해하며 음식을 듬뿍 쌓아 주시더라구요^^ 아이들은 필리핀 선생님들의 음식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갈비와 같이 나온 감자 햄 조림도 너무 맛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끼리는 감자 햄 조림을 밥도둑이라 부르며 먹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모두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밥을 먹고 양치를 하고 간식을 먹더라구요. 아껴 먹겠다고 조금씩 야금야금 먹고 있습니다.^^ 동희와 지민이는 다음 시간이 빌라에서 그룹 수업을 하기 때문에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어 먼저 출발했습니다. 그리고는 남은 아이들과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내일이 동희 생일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재연이 생일에는 아이들도 덜 친한 상태이고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아이들의 각오가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저는 짧은 회의를 했고 결론은 내지 못 했습니다^^;; 아이들이 라면을 먹고 싶어 해서 라면 파티를 하자는 상관없는 결론을 내리긴 했습니다.^^
오후에는 제가 큐브를 가지고 돌아다녔습니다. 원래는 다른 친구 물건인데 수업시간에 큐브를 만지작거려서 제가 잠깐 가지고 있겠다며 들고 나온 것 이였습니다. 보통 큐브는 3*3 이지만 이 큐브는 5*5여서 흥미를 가지고 저도 맞춰봤습니다. 그러자 쉬는 시간에 나온 친구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기도 하고 맞추고 싶어 했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도 흥미를 가지고 쳐다보며 궁금해 했습니다. 한 친구에게 주었더니 이리 저리 옮겨봤습니다. 그런데 더 엉키기만 하고 잘 풀리지 않자 씩~ 웃더니 저를 주고 가더라구요^^. 몇 명의 친구들이 만지고 갔지만 다들 아쉬워하며 수업을 들어갔습니다.
저희는 저녁으로 닭죽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단어책의 단어를 모두 외웠기 때문에 지금까지 봤던 시험지들 다시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한주동안 보았던 weekly test지로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다시 보고 외울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은 시간 이였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기다렸던 청소 시간 이였습니다. 아이들과 저는 식탁, 부엌, 각자의 방 그리고 거실을 청소했고 다 같이 하니 짧은 시간에 끝이 났습니다.
우리 반은 한달 만에 처음으로 라면을 먹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왔을 때 몇 명의 아이들의 먹기는 했었지만 한 친구가 아파서 라면 먹는 것을 자제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오늘 조심스럽게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허락을 했고 우리는 다 같이 둘러 앉아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늦게 먹으면 아이들이 잘 때 속이 불편할까봐 최대한 빠른 시간에 먹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너무 맛있었고 아이들도 너무 좋아했습니다. 저희는 라면을 먹고 테스트를 보고 깨끗해진 우리 집에 감탄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수현이는 점점 어른스러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말투도 생각도 커진 수현이입니다. 평소에 하는 행동을 보면 수현이의 속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남을 속이거나 나쁜 마음먹지 못해서 거짓말도 못하는 아이라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순둥이 수현이는 공부도 행동도 말투도 솔직합니다. 그래서 향상된 실력도 눈에 보입니다^^
진아가 라면이 많이 먹고싶었나 봐요. 라면 먹고 싶다고 조용히 얘기한 진아였습니다. 원래 먼저 하고싶다고 하지 않는 진아인데 간절한 눈빛으로 저를 처다봤습니다^^. 오전에는 저에게 무섭다며 놀리더라구요^^. 진아는 제 동생과 많이 닮아서 정이 많이 갑니다.
동희는 우산이 망가져서 오늘 제 우산을 빌려썼습니다. 선생님 우산이 예뻐 보였는지 친구들이 빌려준다고 했는데도 ‘선생님 빌려도 돼요?’ 하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쳐다봤습니다. 고칠 수 있으면 고치려고 했는데 너무 많이 망가져서 새로 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라면을 먹은 동희는 기분이 들떠 보였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해주는 게 라면이 빨리 먹고싶다며 한국 생각을 하더라구요.
효진이는 오늘 점심에 나온 갈비를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손으로 갈비를 잡고 뜯어먹는데, 제가 사진을 찍어도 모를 정도로 집중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본 효진이의 모습 중 가장 맛있게 먹는 모습이였습니다^^. 필리핀 선생님들이 와서 식사를 하는데도 신경쓰지 않고 집중한 효진이였습니다.^^
지민이는 오늘 저희 반에서 가장 일찍 일어나 아이들을 깨웠습니다. 항상 일찍 일어나는 지민이는 오늘도 아빠 자랑을 했습니다. 어떤 아이돌 가수가 꽃미남이라고 하자 ‘그럼 우리 아빠는 꽃꽃꽃미남이네’라며 자랑을 하더라구요^^. 다른 친구들도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재연이는 수학 선생님이 너무 열심히 한다고 칭찬을 많이 합니다. 숙제도 열심히 해 오고 수업시간에도 집중을 가장 잘한다고 하네요^^. 단어도 열심히 외워주고 수업까지 최선을 다해주는 재연이에게 저는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재연이가 오늘 윗몸 일으키기를 했는데 너무 많이 했다고 힘들어했습니다.^^ 아이들과 운동을 하겠다고 하더니 조금 무리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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