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24] 스파르타4주 박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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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4 22:47 조회49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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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박사현입니다.
와~벌써 이곳에 도착한지 3주가 되었군요. 4주차가 시작되었고, 이제 이곳에서의 생활은 6일 남았습니다. 항상 느낀 것이지만 다시 한번 시간 참 빠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대에 비유하면 병장 달고, 집에 언제가나….날짜만 세고 있을 정도의 짬밥(?)입니다. 어제 스포츠페스티발 때 준비운동을 하는데 아이들이 저보고 ‘예비역 병장’의 능력이 여기서 빛을 본다는 소리를 했는데… 아이들도 2주 뒤면 ‘캠프 예비역 병장’이 되는군요.^^ 한국 가서 캠프 예비역 병장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집에 가게 될 날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불과 며칠 남지 않았는데… 헤어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 한 켠이 허해지는 기분이 드는군요…다른 4주 쌤도 저와 똑 같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공항에서 아이들이랑 헤어질 때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기 마련이지만, 참 그 헤어짐이라는 건 매매 마주할 때 마다 힘들고, 적응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종일 꾸물꾸물하고 오후에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밖에서 뛰어놀지를 못하였습니다. 어제 야생말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뛴 덕에 오늘 점심시간에 나가 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대신 빌라에 오순도순 모여앉아 집에 가면 뭐부터 할까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어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아서 오늘 또 많이 피곤해하고, 축 쳐져 있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오늘 아이들의 상태를 보니 제가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몇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졸리다며 꾸벅꾸벅 졸기는 하였지만 다들 활기차고, 밝은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답니다. 단지 근육이 뻐근하다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쉬는 시간에 아이들을 끼리 어깨를 주물러 주거나, 등을 두들겨 주면서 뭉친 근육을 풀고 있더군요. 저도 어제 너무 신나게 놀아서 어깨하고 허리가….^^;; 또 창피하게 농구하다가 넘어져서 다리도 까지고…. 제가 제일 많이 다친 것 같네요. ㅋㅋ
오늘 저녁에는 아이들과 함께 매점을 다녀왔습니다. 오순도순 원탁에 둘러앉아 사온것들을 나누어 먹는 모습이 참 귀엽고 예뻐보입니다. 이제 며칠뒤엔 아이들 모두 각자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오늘 이 순간의 추억들을 기억 속에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한국에 돌아가서도 이 아이들과 자주 만나서 캠프의 추억들을 곱씹으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남은 날들도 소중한 추억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병관이가 오늘 형들과 저에게 맨토스를 막 나누어 주었습니다. 자기 먹을 것도 모자를 텐데 저와 형들 7명에게 선뜻 나누어 주더군요. 원래 아이들 먹는건 안 뺏어 먹으려고 하는데 병관이가 하나 먹으라고 주니까 안 먹을 수가 없더군요. 집에 가기 전에 뭐라도 보답을 해야겠네요.^^
은상이가 간밤에 잠을 잘못자서 목이 결인다고 하네요. 수업시간에 피곤해 하길래 잠깐 목 마사지를 해주었는데 목 근육이 뭉쳐서 아프다고 그만하라고 하더군요. 며칠 전에 몸이 안 좋았어서 밤에 잠을 많이 설쳤고, 어제 체육대회를 해서 오늘 더 피곤한 듯싶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은 빨리 잘 수 있게 해야겠습니다.
의겸이가 오늘 부모님 편지를 보더니 많이 창피해 하더군요. 노래 부른걸 부모님이 어떻게 아시냐면서 창피해서 한국에 어떻게 가냐며 누가 말했냐고 저한테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모른다고.... 그리고 휘파람을 한번 불어봐 달라고 하니까 부는데 아주 잘 불더군요.이런 것 적었다가 또 의겸이 화 내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규진이가 오후 수업에 조금 피곤해 하면서 머리가 띵하다고 하더군요. 쉬는 시간에 뒷목을 마사지 해주었는데 엄청 아파하네요. 목에 근육이 많이 뭉쳐있더군요.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집에 가기 전까지 규진이 뒷목에 뭉친 근육을 싹 풀어주고 싶네요.
경호가 요즘 수학수업을 열심히 한다고 수학선생님이 칭찬을 하더군요. 숙제도 열심히 해오고 수업에도 즐겁게 참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녁 먹고 있는 경호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니까 경호도 스윽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려 보이더군요.^^ 저녁에는 다른 빌라의 벨을 누르고 도망가고 놀고 있길래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원준이가 이모에게서 온 편지를 보며 이모가 해주시는 음식이 그렇게 맛있다면서 빨리가서 먹고 싶다고 합니다. 이모 음식 솜씨를 계속 극찬을 하니까 저도 한번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녁에는 운동을 하러 간다고 나가더니 빌리지를 몇바퀴를 뛰었는지 땀을 뻘뻘흘리며 들어왔습니다. 저랑 같이 운동하자고 했었는데 저는 피곤해서...^^;
형준이가 집에서 가지고 온 카라티셔츠를 여자 선생님에게 빌려주었습니다. 보라색 카라티가 여자 쌤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입어보라고 하였습니다. 집에 갈 때까지 많이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합니다. 저도 입고 싶었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ㅠ 저녁에는 형준이가 하우스키퍼에게 직접 전화해서 물을 배달시켰는데 영어가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더군요.
이제 수업 할 날은 3일밖에 남지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슬슬 영어 선생님들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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