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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다이어리 필리핀

[110106] 스파르타4주 이지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06 00:08 조회677회

본문



 
 안녕하세요, 네번째 일기입니다.

 

 오늘 아침으로는 빵과 김치볶음밥이 나왔습니다.

 
 7시 반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으러 식당동으로 향했습니다.

 
 아침 메뉴가 별로인 건지 자고 난 후 식당동으로 직행했기 때문에

 
 입맛이 없었던 건지 점심과 저녁에 비해서는 확실히 아침 먹는 양이

 
 적은 것 같습니다.

 
 오늘 수업과 지난 수업은 가방을 챙겨 식당에 들렀다 바로 자신들의

 
 교실로 향했는데 이제부터는 조금 여유를 두고 식당으로 가서

 
 이를 닦고 가방을 식사 후 빌라에서 챙겨가는 방향으로 재조취하려고

 
 합니다. 양치도구나 물 마실 물통들을 잘 안가지고 다녀서 아무래도

 
 그 편이 위생이나 건강에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7시에서 7시 반

 
 사이에 일어나 간단히 씻고 식당동으로 향하니 시간은 충분합니다.

 
 이를 닦거나 식사가 조금 길어진다고 해서 수업에 늦을 일은 없으니

 
 부모님들께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빌라와 호텔을 오가며 1대 1 수업, 1대 4 수업을 하는 아이들의

 
 사진을 찍습니다. 수업종이 치면 시간표를 들고 빌라 아이들이 앉은 자리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일일히 비교한 후에 입니다.
 

 액티비티를 비롯해 식사 시간 등에는 우리 빌라 아이들을 챙겨서 찍고

 
 수업 시간에는 한 명 한 명을 자리 별로 각도 별로 찍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제 자리에 찾아갔는지,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는지를 동시에 체크할 수 있게 됩니다.

 


 아, 여기서 말씀드릴 것은 수업 이동은 인솔교사가 자신의 빌라에 속한

 
 아이들만을 전속으로 관리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빌라, 호텔에서 두 명씩의 선생님이 오가며 (총 다섯분인데 한 분은

 
 전체 이동을 총괄하십니다) 빌라에서 호텔로, 호텔에서 빌라로 이동하는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가 데려다 주기를 반복합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인솔교사 없이도 길을 잘 외워 다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8주는 물론이고

 
 4주에도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이들을 모아 앞뒤로 따라 붙어서

 
 잘 도착하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수학 수업이 있습니다. 5시부터 6시까지 입니다.

 
 학년별로 남녀 구분없이 나뉘었고 4주와 8주 또한 학생 수가 많을 경우

 
 구분되었지만 수가 소수일 경우에는 8주 팀에 4주가 포함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8주 학생들 또한 4주와 함께 하기 위해 오늘부터 수학 수업을

 
 받습니다.

 

 
 지아와 수빈이는 8주 최병민 선생님,

 
 현지는 8주 이승엽 선생님,

 
 나머지 네 명은.. 두구두구두구두구...

 
 저입니다. 하하.

 


 제발 남자 선생님이면 좋겠다는 사총사들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네요.

 
 진도는 학년별로 선생님들끼리 맞추어 나가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들 빌라를 찾아가 한 시간씩 일주일에 세 번 수업을

 
 받습니다.


 사총사는 일, 화, 금
 

 지아, 수빈, 현지는 월, 목, 토



 입니다. 아이들에게 불만 듣지 않도록 저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오늘은 점심시간까지가 꽤 빨리 흘러갔습니다.

 


 어제 적지 못한, 늦은 밤의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지아가 2층 화장실에서 내려오더니 변기가 막혔답니다.


 한 달 동안 가족인 사이니 부끄러워말고 자수를 하랬지만 모두들


 범인이 아니었습니다. 변기를 막히게 한 것은 과연 누구일까요?


 저는 추리를 포기하고 (사실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요) 집을


 관리해주는 필리핀 현지인을 불러 변기를 뚫었습니다.

 
 이제 알아서들 양을 좀 조절해달라고 말했더니 아이들이 마구 웃었습니다.

 


 수, 일요일 즉 액티비티가 있는 날에는 간식이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제 그 말을 듣더니 미련없이 sm 몰에서 사온 간식들을

 
 뜯어서 30분 조금 넘게 과자 파티를 즐겼습니다.


 
 매점은 일주일에 한 번씩 가려고 합니다. 용돈을 주었지만 자신이 원할 때

 
 매점에 들르는 것은 엄금하고 있습니다. 도착한 날 기준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들른다니 아이들은 sm 몰 방문에 이어 2위 정도로 라면을 사먹을

 
 그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면이 그렇게 좋나봐요.

 

 두번째 단어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첫번째 단어시험 때와 크게 다른 것은

 
 없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빨래를 냈습니다. 빨래는 화, 목, 토에 빌라에 있는

 
 큰 바구니 두 개에 냅니다. 분실, 도난의 확률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아이들에게 자신이 낸 빨래들을 일일히 적도록 하였습니다. 양말, 이렇게

 
 적으면 찾기 어려우니 빨갛고 노란 줄무늬가 두 겹으로 이어진 양말 이런

 
 식으로 자세히 적도록요.

 

 현지의 티셔츠가 다른 방의 빨래와 뒤바뀐 것을 빼고는

 
 모두들 자기 빨래를 잘 찾았습니다. 호텔 측에서도 갯수를 일일히

 
 확인해가며 바구니에 담아옵니다. 그래서 빨래 건에 관해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현지의 빨래에 대해서는 아이들의 개별 이야기에 상세히

 
 적어놓았으니 어머님은 읽어보세요.

 
 

 


 강지원: 아침에 지원이 배가 아팠대요. 원래 장이 안 좋아서 학교에서도

         가끔 아침에 배가 아플 때가 있다고 하네요. 약은 먹지 않았고

         일기를 쓰는 저녁 시간인 지금은 괜찮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너희가 아플 경우 바로바로 제게 얘기하라고 했고 앞으로도

         여러번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겠습니다.

 


 노하림: 하림이의 길찾기 여정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그런데 며칠간

         유심히 보니 방향 감각이 약간 떨어지는 점은

         비단 하림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빌라 아이들의 공통된

         특징인 것 같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제가 아이들과 함께 있어서

         방향을 계속 교정해주고 있습니다. 하림이가 빨래가 다 말라서

         오는지를 궁금해했는데 당장 제 때 마르지 않으면 입을 옷이

         없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빨래는

         스팀 건조가 되어 말끔한 상태로 접혀서 바구니에 담겨 옵니다.

 

 

 배성아: 성아도 자신이 '~다요' 라는 말을 쓴다고 하네요. 이제까지

         들어본 적은 없는데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이렇게 말을 한대요.

         성아는 비스트를 좋아하나봐요. 비스트에 대한 얘기만 나와도

         얼굴에 웃음이 함빡입니다. 수업 때 보면 영어 수업을 참

         열심히 하는 모습인데 비스트보다도 영어를 더 좋아하게 되었으
 
         면 좋겠네요. 어쩌면 이미 그런가요?
        

 


 이재령: 재령이는 붙임성이 참 좋습니다. 하지만 가끔 칭얼거릴 때가

         있습니다. 단어 시험 후 틀린 단어를 반복해 쓰는 깜지를 쓸 때

         그 칭얼거림이 절정에 이릅니다. 물론 칭얼거리면서도 시키는 것은

         모두 마칩니다. 아직 아토피가 눈에 올라오지는 않았습니다. 팔은

         약간 긁는데 약을 바를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고요. 추후

         상태랄 계속 주시하겠습니다. 

 


 정수빈: 공부를 하다가 잠이 안 오는 방법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커피가 좋은가, 하다가 수빈이는 등에 내려꽂히는 엄마의 손

         한 대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말을 해서 아이들을 웃겼습니다.

         자기가 은근한 길치인 것 같다며 저보고 빌라 구역 약도를

         그려달라고 하네요. 함께 산책을 하려고 했는데 해가 빨리 져서

         못했습니다. 배가 심하게 아픈 건 아닌데 아프다고 하여서

         제가 가지고 있던 소화제 두 정을 주었습니다. 상태를

         주시하겠습니다. 

     

 


 최지아: 지아는 웃음이 많습니다. 취침시간이 가까워져 일을 하다 웬

         웃음소리가 들리길래 올라가 보았더니 지아가 현지 때문에 마구
  
         웃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현지가 배를 누르면

         소리가 나는 닭인형 소리를 따라했는데 그게 너무 웃기답니다.

         지아의 웃음 코드는 약간 이해하기 어렵지만 지아는 여전히

         저를 도와 아이들이 간혹 지나친 행동을 할 경우에

         주의를 주고 단속하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주고 있습니다.         

 


 최현지: 현지의 빨래 중 위 아래로 빨간 글씨가 쓰여있고 가운데 무당벌레가

         그려진 옷이 도착하지 않았었습니다. 집을 관리해주는 관리자들을

         불러 한 벌 한 벌을 체크해 보았더니 다른 호텔과 옷이 하나 바뀌어

         있었습니다. 빨래방에 가서 옷을 찾아다 주었습니다. 분실했더라면

         옷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불편했을 텐데 참으로 다행이지요.

 

 +) 캠프 우체통 확인은 강지원, 노하림 두 명이 하였습니다.

    우체통 확인을 시키려 했더니 재령이는 이미 자고 있었고

    나머지 아이들의 편지는 수요일 확인 시간 이후에 와서

    일요일날 확인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답장을 쓰는 시간도 주었습니다. 답장은 어머니 아버지 그 외

    아이들의 가족분들이 쓰시는 편지에 댓글 형식으로 달겠습니다.

    편지 많이 써주세요. 아이들이 정말 기뻐합니다.

 
  
    아, 그러면 한국에서 보내주시는 편지에 제가 다는 댓글과

    섞여 확인이 양쪽으로 혼잡해질 수 있으니


    편지를 보내주신 어머님께서

  
   <이지윤 선생님: 답장>  등  특정한 형식을 취해 답장만 올리는 제목으로

 
    글을 써주시면 제가 댓글로 답장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저녁은 감자전과 마파두부가 나왔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슬슬 3, 4번째씩

 
 식판을 다시 가져다 음식을 채워먹고 하는데 여자아이들은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이곳의

 
 조리사가 만들어주는 한국식 음식에 익숙해진 듯 해요.

 

 간식으로는 소세지가 나왔습니다. 9시부터 30분 좀 넘게

 
 소세지를 먹고 주스를 마셨습니다. 호텔측에 벌써 5번 넘게 전화를 했는데도

 
 정수기 물통이 오지 않고 있어 아이들이 조금 불편해하는 것 빼고는

 
 생활에 딱히 큰 문제가 없습니다.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도 식당동은 늘

 
 열려 있어 아이들은 식사 시간에 주로 물통을 가져가 물을 가지고 다닙니다.

 
 주스가 나오면 주스를 담고요.

 

 

 다이어리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들을 떠내보낸 이후로

 
 하루 하루 오늘은 며칠째인지, 이제 며칠이 남았는지를 따져보시는

 
 어머님 아버님에게도 오늘은 4일째가 되겠네요.

 
 4일째 맞이하시는 한국의 겨울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서로에게 보내는

 
 무한한 사랑과 그리움은, 특히 가족이라는 가장 끈끈한 공동체 내에

 
 존재하는 충만한 애정과 믿음은 물리적인 거리에 절대 가로막히지 않는

 
 강력함을 지니고 있다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가네요. 아이들의 적응은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른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이재령님의 댓글

회원명: 이재령(doolph3) 작성일

선생님과 아이들이 정말 바쁘게 생활한 듯 합니다.
우리 재령이가 한달 동안 어른이 되어 돌아 오겠는데요..ㅋㅋ
그리고, 매일 하는 단어 암기가 많은 도움이 될 듯 싶습니다.
그 때마다 힘들겠지만 요령만 생김 아이들한테 큰 자산이
되겠지요... 
글구 한국은 무지 춥습니다. 낼은 더 춥다고 합니다.
따뜻한 나라가 그리운데요...
오늘도 좋은 꿈 많이 꾸시고,,, 
낼도 힘찬 하루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PS) 재령양!!!!  사랑해.... 사랑한다.

노하림님의 댓글

회원명: 노하림(rhr2006) 작성일

5학년 사총사들 이름이 궁금했는데 사진올려 주셔서 좋습니다
하림이는 지금쯤 먹고싶은 한국음식이 생길것같은데 어떤지~
재미있게 잘지내고 열심히 영어로 크게 말해라 부끄러워하지말고
선생님 일기 넘 재미있네요 수고하세요~

최규진님의 댓글

회원명: 최규진(jim0929) 작성일

지아야~ ㅋㅋ 거기서도 여전히 잘 깔깔거리나보구나. 
엄마편지는 우체통에 올려놓았어.

강지원님의 댓글

회원명: 강지원(jhkang11) 작성일

캠프앨범에서 사진을 보고 반갑기만 했는데 이름까지 올려주시니 좋습니다.
사진속의 표정들을 보고 빵 터진 웃음 웃고...변기에피소드 읽고 웃고...4일째 맞는 한국의겨울은 엄청 춥지만 선생님의다이어리 덕분에 훈훈한 마음이 듭니다.
선생님,답장을 댓글로올려주신다니 좋기만 하고, 여러모로 세심하게 신경 써 주셔서 고맙기만 합니다. 선생님과아이들 모두 홧팅!!! 
지원아! 덥다고 차가운 것만 먹지말고.배를 따뜻하게해라 알지? 우체통에 답장이 없어 궁금하다. 답장은 하나만 올려도 가족 모두 볼꺼야.항상 최선을 다하는 지원이가 되길 바라며...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