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04] 스파르타4주 이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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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04 02:23 조회58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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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이지윤입니다.
오늘은 오리엔테이션, 교재, 티셔츠 배부 후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간 날입니다.
필리핀에 도착한 뒤 영어캠프의 정식적인 의미를 갖는 첫번째 날이지요.
아이들은 아침 7시에 기상했습니다. 전날 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씼는다느니,
놀아야 한다느니 하며 알람 시계를 무려 이른 5시에 맞추더니 그 맹랑함이
무색하도록 제가 깨울때까지 잠버릇 하나도 없이 곤히 잠들어 있었습니다.
순서를 정해 세수를 마치고 전날 미리 챙겨두었던 책가방을 맨 채로
식당동 (식당으로 사용되는 빌라를 뜻합니다) 에 가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쌀밥이 나왔습니다. 빵도 나왔고요. 아이들은 원하는
메뉴를 골라서 마음껏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밥이 입에 잘 맞나, 물이 입에 잘 맞나, 배앓이를 하지는 않을까
어머님 아버님들께서 걱정하실 듯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반찬투정 하는 것 없이 적당량의 밥을 가져다 잘 먹습니다.
일반적이고 무난한 반찬이 나와서인지 편식도 그리 심하지 않고요.
식사를 마치면 본격적인 하루가 바삐 돌아갑니다.
아이들은 8시 10분주터 50분씩 진행되는 1대 1 수업, 혹은 1대 4 수업을
체계적으로 짜여진 개인 스케줄에 따라 수행하러 호텔로, 빌라로 향했습니다.
첫날이기 때문에 길을 못 찾을 수도, 수업이 진행되는 방을 못 찾을수도
있어서 빌라에서 호텔로, 호텔에서 빌라로 선생님들이 나뉘어 아이들을
인솔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지리에 익숙해지고
스스로 길을 찾아다닐 수 있을 때까지 일주일 이상 이런 식의
앞, 뒤에서 이루어지는 인솔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수업은 5시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점심시간까지 아이들은
방에 들어오는 일 없이 수업을 진행합니다. 점심시간에 각자 숙소에 들러
가방을 놓고 식당동으로 이동합니다.
점심에는 망고가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더군요.
숟가락으로 망고 속을 열심히 파먹고 잔반도 거의 남기지 않은 그릇을
식기반환대에 반환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난 후에는 다시 수업입니다. 수학수업은
수욜일 액티비티가 끝난 다음날인 목요일부터 진행되므로 아이들은
5시부터의 비는 한 시간에 첫 수업에 대한 후기를 제출했습니다.
후기란 필리핀, 영어 원어민 선생님들에 대한 감상을 적어서 내는 것으로
아이들의 수업에 대한 만족도를 가능한 한 최고도로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후기를 작성한 후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수업이 연이어진 까닭에
허기가 졌는지 한국식으로 마련된 식사를 말끔히 해치웠습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7시까지의 휴식시간을 가집니다.
휴식시간 후 7시부터 8시까지는 그날 배운 어휘들, 문구들을
공부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8시부터 시험을 봅니다.
아이들은 빌라의 큰 탁자에 한데 모여 공부를 합니다. 처음에는 혼자
하지 않고 모여서 공부하는 것에 적응하지 못한 듯 했으나
이내 공부 분위기가 마련되어 조용해졌습니다.
기특한 것은 7시까지가 휴식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단어 시험에 대해
말하자 자신들의 방에 들어가 공부를 미리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공식적인 공부 시간인 7시부터는 탁자에 모여서 공부를 했고요.
50분부터 20분동안 시험을 봅니다. 커트라인을 정해놓고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재시험을 보고, 재시험에도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깜지를 쓰게되노라 말하니 깜지는 절대 쓰지 않겠다며 모두들 열심입니다.
시험 시간에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한 주의 끝에 있을 위클리 시험을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써 치러지는
데일리 테스트는 동기 부여를 위해 서로가 서로의 것을 바꿔 채점하는 형식
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틀린 단어는 10번에서 15번 사이의 횟수로 반복해서
쓰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8시 반은 간식시간입니다. 식당동으로 이동하여 간식을 먹습니다.
가나식으로는 주스와 감자가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식판에 간식을 담아와
빌라에서 간식을 먹고 식판을 반납하는 방식으로 간식을 먹었습니다.
간식을 먹은 후에 돌아와 영어 일기를 쓰는데요,
일기는 본인 재량에 따라 쉬는 시간, 식사 시간 후의 짬 등을 이용해
스케줄에 적힌 시간 외에도 틈틈히 써서 완성시킬 수가 있습니다.
오늘은 첫날이라 함께 모여 일기를 완성시켰습니다.
일기는 영어 선생님들께서 걷어간 일기의 문법과 내용 구성 등 다측면을
검사하여 돌려주십니다.
일기를 모두 쓴 후 내일 있을 도시 관광, sm 몰 쇼핑을 위하여
부모님들께서 챙겨주신 돈의 일부를 용돈으로 지급하였습니다.
본인이 자신의 돈을 관리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되
제게 관리를 부탁할 경우 금고에 맡아주려는 생각입니다만
아이들이 자신들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자기들이 갖고 있겠다 하여
허락했습니다.
영어 일기를 쓰는 일기장의 맨 뒷쪽에 용돈 기입장이 있어
지급받은 용돈과 사용한 용돈을 꼼꼼히 적도록 하였습니다.
몇가지 안전을 위한 유의사항을 일러주고 인솔교사들의 연락망을
이름표 뒤에 적게 하였습니다. 몇 번 반복하여 각인시켰으므로
똑똑한 아이들이 현명하게 행동하리라 믿습니다.
강지원: 모기에 물리면 크게 붓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이들 방에 모기가
있다길래 잡아주러 들어갔지만 방이 워낙 넓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에어컨 작동이 원활해 이불을 덮고 자도 괜찮을 실내 온도가 유지되어
우선적으로 이불을 잘 덮고 자라고 말해두었습니다.
노하림: 하림이에게는 은근한 장난기가 있습니다. 물론 절대 정도가 지나친 수준은
아니고요, 밖에 나가기 전에 지아와 함께 자기들 얼굴에 썬크림으로 주름이나
콧물 등을 그려놓고 낄낄대기 바빠합니다. 하림이는 가끔 길 찾는 걸 잘
못 합니다. 예를 들면 간식 시간에 우리가 사는 빌라를 빤히 지나쳐버리거나
하는 식입니다. 수업 이동 시에는 인솔교사들이 앞 뒤로 인솔하니 절대 걱정하지
마시고요, 식사 시간 때에도 빌라 별로 함께 이동하니 이 또한 걱정하지 마세요.
배성아: 성아는 용돈을 받자마자 매점에서 라면을 사먹어야겠다며 즐거워했습니다.
성아 웃음소리가 참 귀여워요, 꼭 만화 캐릭터 같아 듣고 있으면 괜히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런데 조금 불편한 상황, 번거로운 상황 등이 오면 '짜증나'
라는 말을 끝에 붙이는 버릇이 있네요. 큰 단점은 아니지만 굳이 그 말을
쓰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는 쓰지 않게끔 일러두려 합니다.
이재령: 식사동에서 돌아오는 길에 재령이와 손을 잡았습니다. 손가락 하나씩을 걸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빌라로 돌아왔습니다. 손을 잡은 것은 어찌 보면
사소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재령이가 저를 어느 정도 믿고 저에게
의지한다는 신호로 보여 기분이 좋았습니다. 딘어가 어렵다고 툴툴댔지만
공부할 때는 최선을 다하더군요.
정수빈: 수빈이는 수업이 모두 끝나고 정신 없는 하루였다는 말로 오늘 소감을 묻는
제게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후기를 묻는 글을 작성하도록 시켰을 때 스케줄 표를
보며 꼼꼼히 후기를 작성하고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의 후기를 챙겨주었습니다.
지아와 함께 제가 참으로 든든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학생입니다.
최지아: 방장이 되었습니다. 시험 공부를 하는 동안 떠들거나 산만히 구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 공부 환경을 조성하는 폼이 맏언니다워 믿고 방장의 자리에
역임시켰습니다. 잠옷이 예쁜데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서 잠옷을 입고 돌아다니길
부끄러워하다 '너 얘들이랑 한 달간을 같이 살아야 한다'는 제 말에 되려
제 잠옷을 뽐냈습니다. 실상은 자신의 잠옷을 꽤 좋아하는 듯 합니다.
최현지: 현지는 저와 방을 함께 씁니다. 정리 정돈을 굉장히 잘해 제가 감탄했습니다.
현지의 체구가 작아서 우려했던 면이 없잖아 있었는데 단어 시험도 수월히 보고
교사로서 제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섬세히 잘 들어주고 있어 너무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항상 챙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 아버님, 아이들의 이름은 가나다 순으로 기재하였습니다.
개별 코멘트에 작성하지 않았지만 오늘 아이들의 수업태도는 모두 좋았습니다.
왜요? 왜요? 하고 제 요구 사항을 바로 수행하는 대신 질문 공세를 퍼붓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선생님, 선생님하고 제 곁에 꼭 달라붙어 일곱이 늘 함께 움직입니다.
내일 잘 다녀와 또 일기 남기겠습니다.
댓글목록
이재령님의 댓글
회원명: 이재령(doolph3) 작성일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으로 재령이가 꼭 제 옆에 있는 듯 합니다.
바쁘실텐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알차고 즐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재령양!! 사랑해~~~
강지원님의 댓글
회원명: 강지원(jhkang11) 작성일
선생님! 하루의 일과가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한사람,한사람에게 귀기울이시는 모습이 그려지며 정말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지원아! 피부가 약한탓에 여름이면 겪는 일인데 모기에 물리면 약 바르고,선생님 말씀대로 이불 잘 덮고 자도록 해. 사랑해!!!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지원이 어머님 / 다행스럽게도 지원이는 모기에 물리질 않았습니다. 걱정했는데 모기가 알아서 방을 빠져나갔는지 아이들이 다시 벌레 문제를 입에 올리지 않더군요. 저희 빌라는 벌레 한 마리 없이 청결합니다. 지원이 피부 항상 신경쓰고 있습니다. 미라처럼 꽁꽁 싸매고 자라고 했는데 자는 모습을 살피러 가니 시도한 흔적이 보이더군요. 사랑스럽습니다.
재령이 어머님 / 아이들의 일기를 쓰면서 저도 하루를 되짚어 보고 아이들의 외면적, 내면적 상태에 대해 한번 이상씩 숙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하루하루가 참으로 길고 꽉꽉 짜여 있습니다. 재령이의 겨울이 가치있게 흘러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머님의 재령이에 대한 사랑, 재령이도 잘 알고 있을거에요. 감사합니다.
다이어리 읽어주시는 부모님들,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그 외의 가족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