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02] 개별과외 6주 박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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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0-08-02 21:44 조회66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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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박인영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맑은 날씨가 계속 되는 것 같더니 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 우리 친구들은 어제 쇼핑에서 사온 라면으로 밤에 파티를 한 여파로 인해 눈이며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푸웁! 하는 웃음이 나올 정도로 말입니다. 어제 친구들이 잔뜩 들 떠 늦게 자려는 것 같길래 그냥 일찍 재웠는데 좀 더 있다가 재울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 얼굴을 퉁퉁 부어있었지만, 어찌 되었든 시작된 활기찬 하루, 이 하루는 친구들의 성적 이야기로 또 한동안 시끄러웠습니다. 어제 밤 본 weekly test를 바로 채점 한 후 친구들에게 오답 풀이를 위해 나누어 주었는데, 어찌 되었던지 하나만이라도 더 맞고 싶은 우리 친구들은 사전을 뒤져 비슷한 답을 찾아내기도 하고 혹시라도 잘못 체크 한 것이 단 하나라도 있다 싶으면 방방 뛰며 난리를 쳤습니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 드리면, 비교적 많이 오답을 체크해 보기 때문에 잘못 채점한 것이 나올리가 없는 데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지난 회부터 우리 지호의 시험지에만 잘못 체크 된 답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지호가 매번 “어어~”를 외치며 억울하다고 방방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지호가 저에게만큼은 시험지를 안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지난 weekly test때에서 비롯된 것일텐데요. 지난 시험에 다른 선생님께서 지호가 맞은 것을 틀리게 체크 해 놓은 실수를 수정해주는 과정에서, 지호가 틀린 것을 맞게 체크 해 놓은 것 또한 제가 마구 찾아대는 바람에 지호 점수가 오히려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좋다고 방방 뛰던 우리 지호는 오히려 울상이 되고야 말았고요. 그 날 이후 우리 지호는 제가 채점을 해 줄 때마다 “선생님은 내 것만 너무 꼼꼼히 하는 것 같다”라며 울상을 짓습니다. ㅠ
다 지호를 아끼는 마음에서 그런 것을 모르는 걸까요? 흠..
참,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보면 정말 다행이다 싶은 순간이 많습니다. 하나 같이 어찌나 순둥이들인지 말입니다. 특히 우리 수민이, 재원이, 지호 이렇게 맏이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세 명이 하나 같이 순하고 착하여서 우리 동생들까지 덩달아 순하고 착하게 행동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중학생이라고 이따금씩 잴 법도 한데, 항상 동생들이 이쁘다며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물놀이를 나가거나 하면 물속에서도 잘 챙겨주고.. 먹을 것이 하나라도 생기면 꼭 챙겨주었다가 동생들을 나눠줍니다. 가끔은 더 어린 동생처럼 장난을 쳐서 민수나 지원이 윤하처럼 좀 어른스러운 동생들은 “진짜 언니 오빠면 조금 창피 할 것 같다.”라는 말을 할 정도니 말입니다. 그래도 가끔 선생님들이 조금 정신이라도 없는 날에는 “가서 동생들 밥 먹으라고 해달라” 거나 “동생들 조용히 시켜달라”거나 하는 부탁을 하게 됩니다.
요새 가끔씩 학원에서 속 썩이는 다른 아이들을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새삼 감사(?)하게 되네요. ^^; 이렇게 착한 아이들을 보내주신 우리 부모님들께도 말이죠.
<개별 이야기>
최수민
우리 수민이는 오늘 저녁 시간에 7살짜리 꼬맹이가 수민이가 좋다며 다가와서는 수민이 국에 손가락을 담구었습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린 우리 수민이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다가 다른 선생님께 엄청나게 혼나고 사과하러 돌아온 꼬맹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줍니다. 요즘 영어 단어 시험으로 같은 학년인 지호와 점수로 경쟁이 붙었습니다. 서로 더 잘 하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강성아
요즘 성아는 밥을 먹을 때마다 저와 매일 다툼 아닌 다툼을 하는데요. 저는 “밥을 먹을 때 입에 한번에 다 넣어라” 던가 “좀 이쁘게 먹어라!”를 주장하고 우리 성아는 “선생님은 너무 맛없게 먹는다.”며 서로의 모습을 흉내 냅니다. 우리 성아는 지난 번에 혀를 깨문 이후로 조금 얌전해졌나 싶더니 최근에 다시 식사 시간에 말문이 트였습니다. 저러다 또 혀를 깨물고 우는 건 아닌지 ㅠ
그래도 뭐 즐겁게 식사 하니 그걸로 된 것이겠지요?
최지원
지원이는 오늘도 열심히 한쪽에서 수학숙제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원이는 뭔가 근성이 있어서 주어진 일을 다 하지 못했을 때에는 다른 친구들이 놀 때에도 혼자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제 할 일을 합니다. 체구는 조그마한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걸까요? 아, 그리고 어제 재원이가 주원이 우산을 빌려 쓰고 돌려주는 과정에서 주원이에게 물이 튀었는데, 주원이 툴툴 대자 우리 지원이가 사실은 자기가 그런 거라며 감싸 더군요. ^^ 정말 우애 깊은 남매입니다.
이소민
오늘은 우리 소민이에게 제가 주눅이 들었습니다. 수학시간에 숙제를 다 마치지 못하고 왔길래, 일으켜 세워서 엉덩이로 이름 쓰기를 시키고 숙제를 잘 해오라며 한 마디 하고 있는데 ㅠ 글쎼! 우리 소민이가 절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ㅠ 저 보다 키 큰 아이들이 있어서 구두를 자주 신고는 하는 데 오늘은 제가 운동화를 신고 와서 그런지 소민이보다 작더군요. ㅠ 소민이도 멋쩍은지 웃고는 다리를 구부려 주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혼내면서도 무서운 이 기분은 뭘까요? ^^: 그래도 우리 소민이는 더 쑥쑥 컸으면 좋겠습니다.
박주원
주원이는 오늘도 제 안마를 해 주겠다며 오더니 제 등에 찰싹! 달라붙었습니다. 뭔가 푸근한 그 기분이란 ^^; 어제 통화를 하다가 배터리가 나가 끊겨버려서 아쉬워했습니다. 어제 아버지가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봤더니 “weekly test에서 몇 개를 맞던지 상관 없다”라고 하셨답니다. 마음에 있던 짐을 덜었다고 밝게 웃어주더군요. ^^;
정윤하
윤하는 오늘 단어 시험 시간에 뭔가 어정쩡해 보이게 단어를 쓰는 바람에 두 개나 틀릴 뻔 했습니다. 처음에 틀렸다고 하였는데, 억울하다고 칭얼대기에 알파벳을 이쁘게 써오면 맞게 해준다고 하였습니다. 주변에서는 윤하에게 “귀찮으니 그냥 틀렸다고 해라!”라고 했지만, 우리 윤하는 이쁘게 한 번 쓰는 것이 훨씬 낫다며 이쁘게 써가지고는 왔습니다. 귀여운 우리 윤하 ^^ 앞으로도 이렇게 글씨도 이쁘게 쓰고 생활도 계속 이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조용한 하루가 지나갑니다. 내일만 지나면 또 즐거운 activity하는 날이네요. 그리고 이번 주말 즈음에는 6학년과 중1 친구들의 수학 중간고사가 있습니다. 영어 공부만 해도 힘들텐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그래도 미리 배우는 거 나중을 위해서 할 때 더 열심히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곽현숙님의 댓글
회원명: 곽현숙(rosek88) 작성일
ㅋㅋ.. <감히, 스승님을 내려다 보다니~~~이눔, 쌔끼 ㅋㅋ>
혹시 소민이가 때리진 않는지용 ^,^.. <<벌써 맞으신건??>>ㅋㅋ
얼굴에 여드름도 많이 생겼네요..
캠프생활속에서 몸도, 마음도,생각도,,계속해서 많은 추억 쌓길 바랄뿐입니다.
오늘하루도 마무리 잘하시고, 낼도 힘차게 (출^----^발)하세용
재원.지원 아빠님의 댓글
회원명: 최재원(cjw0529) 작성일
쌤이 쓰신 글들을 읽고 있으면 영상이 훅!훅! 지나갑니다^^
천사들 대장 수민, 재원, 지호 자~알 한다. 홧팅! *-^
혹시 내년 캠프에선 소민이가 쌤으로 갈 수 있을지도 ㅋㅋ~~
최수민맘님의 댓글
회원명: 허미숙(borum0070) 작성일
3주차...
서로에게 긍정적인 면에서 힘이 되어 남은시간도 건강히 잘보내주길 바랍니다...
글게여..소민이가 부쩍 큰 모습입니다..사진으로 보기에도...^^
며칠밤은 줄넘기를 하러 나간다고 했는데...
우리 수민이...따뜻한 ㅎㅎ 그곳에서 햇살 쭉쭉 받아서 좀더 많이 커왔으면...하는 바램~~^^
오늘도 감사한 마음...
정현솔맘님의 댓글
회원명: 정현솔(heunsol) 작성일
아이들 행동하나 하나 관심있게 지켜보시는 선생님 정말 감사드려요
아이들하고 있을때 때론 많이 힘드신 부분도 있으실텐데 부모대신으로 살펴봐주시고
항상 변함없는 관심 사랑 고맙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