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 종일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햇살이 어찌나 따가운지 정말 썬크림을 바른다고 발랐는데도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어깨근처와 목 아랫부분이 따갑습니다.ㅡㅜ
우리 아이들은… 점점 까매지고 있습니다….ㅎㅎ; 아이들이 포기한 지는 오래된 것 같고, 이젠 저도 포기했습니다. 이제 2주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으니 뭐 이렇게 버티다 가겠죠.^^
오늘은 먼저 연지네 반으로 갔습니다. 오전 쉬는 시간 후에 교실에 들어와서 잠시 책을 읽고는 1학년이 있는 Room 3로 가더군요. 그 아이들은 정말 귀여웠습니다.ㅎㅎ 1학년이라고 해봐야 만5살인 아이들이니 정말 아기같더라구요.^^ 여기에 와서 무엇을 하냐면, 1학년 아이 한 명 당 연지반 아이들 1~2명이 그 아이에게 책도 읽어주고 게임도 같이 하면서 놀아주는 겁니다! Belfast school의 모토인 ‘care’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요. 연지네 반 아이들도 꽤 귀여운데, 그보다 더 귀여운 아이들을 챙기고 있는 모습은 참 귀여웠습니다.^^
점심시간 후에는 아현이반을 가는 것이었는데, 수영시간이더라구요.ㅎㅎ; 그래서 수영장을 갔는데 아현이는 수영을 안하네요…ㅎㅎ; 아현이네 반, 현유네 반, 연지네 반이 모두 함께 수영을 합니다. 오늘부터는 이제 본격적으로 배우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수영 시간에 수영을 하는데, 여자아이들은 매우 싫어하고 있답니다. 이것도 학교 수업인데 웬만하면 참여하라고 그랬는데 반항을 하네요, 얘들이….ㅎㅎ;
아현이 어머니께서 아현이가 교실에서 어떤지 많이 궁금하셨을 텐데… 다음주 화요일에 다시 방문 예정이니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수업내용은 사실 3학년~8학년까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현유는 수영을 열심히 했습니다. 아이들 중에 잘하는 편이더라구요. 아니, 남자아이들 5명이 모두 수영을 잘 합니다. 그래서인지 수영 시간에 다들 즐겁게 하는 것 같습니다.
현유는 수영을 하고 돌아와서는 수학수업을 했는데, 문제는 항상 너무 쉽고, 그림이 그려져 있는 종이에 있는 수학문제를 풀고 답에 따라 색칠을 하는 걸 하는데, 지난 시간에는 물고기그림을 하더니 이번에는 새그림을 하더라구요. 그것도 싹 다 하고 일찌감치 게임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것도 수학을 이용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주사위 4개를 던져서 더한 수로 빙고처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현유는 남들 것까지 계산해주고 있더라구요..ㅎㅎ;
수업이 거의 끝날 무렵 반 아이 중 하나가 고양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였는데, 다들 둥그렇게 둘러 앉아서 아이들과 함께 고양이에 대해서 얘기도 하고 고양이의 특징에 대해서도 선생님께서 알려주고 아이들도 만져보고 그러더라구요.^^
많은 아이들이 도시락을 쉬는 시간에 다 먹어 버립니다. 점심엔 뭐 먹냐니까 안 먹는답니다.ㅎㅎ; 모자라면 더 싸달라 그래도 싫답니다. 도시락을 까먹는 것은 학생의 본능인가요? 이 아이들은 하국에서 도시락을 싸간 적도 없을 텐데 이런 건 도대체 어디서 배우는 건지 모르겠습니다.ㅎㅎ
태욱이는 요즘 도시락을 자기가 싸옵니다. 주로 김밥을 싸왔었는데 오늘은 고추장에 비빈 밥을 김에 싸먹더라구요.^^ 호스트맘이 태욱이를 위해 밥을 해놓는답니다. 집에 밥솥도 있다고 하네요.ㅎㅎ
예슬이와 지영이는 드디어!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귄 아이들은 모두 예슬이네 반 아이들이긴 합니다만, 암튼 이제 쉬는 시간에도 점심 시간에도 그 아이들과 함께 논답니다.^^ 예슬이네 반 아이들이 밝고 명랑하긴 합니다. 좀 많이 까부는 아이들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래도 밝고 명랑해서 좋긴 합니다. 그 세 남자아이들도 선생님께 혼난 이후에는 아주 예의 바른 학생들이 되었습니다. 사진에도 아이들 표정이 한층 밝아지지 않았나요?
남자 아이들은 이제 농구도 하지 않고 축구도 하지 않고 럭비의 어린이 버전인 터치를 요즘 하더라구요. 그래서 남자 아이들을 보기가 좀 힘듭니다.ㅎㅎ; 이제는 제가 막 찾으러 다녀야 한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껴달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 아이들은 팀이 이미 나뉘어져 있는 아이들이어서 안 껴주는 거 같더라구요. 아직 럭비공에 아주 익숙하진 않으니 주고 받는 연습이라고 하면 될텐데 이 승부욕 강한 아이들은 일단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activity로 Laser Strike라는, 레이저총으로 서바이벌 게임 같은 것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5:5로 나눠놨는데, 뉴질랜드 아이가 2명이 더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들을 모두 한 편으로 몰아 넣어줬더라구요. 그래서 빨간팀이 5명, 파란팀이 7명이 되었는데… 상식적으로 그렇다면 파란팀이 이겨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빨간팀이 이겨버리고 말았습니다.ㅎㅎ
빨간팀에는 지영이, 예슬이, 현동이, 아현이, 현유가 있었고, 아현이가 최고득점을 하였습니다. 최저득점은 예상대로 우리 모범생 연지양입니다.ㅎㅎ; 저는 아이들보다 조금 더 일찍 나와 있었는데, 끝나고 나오는 아이들이 ‘이건 사기야’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왜 그런가 봤더니 진 아이들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뭐가 사기냐고 물어봤더니 총을 쏘는데 배를 가리고 있었다며 반칙이라는 거죠. 이게 배, 등, 양 어깨에 맞추는 포인트가 있고 거길 맞춰야 득점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총이 한 손으로 쏘는 게 아니라 한 손으로는 총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버튼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솔직히 가리는 것도 힘들뿐더러, 아니, 총을 맞고 있는데 가리면 또 어떻습니까.ㅎㅎ 여기 저기 벽도 있고 창도 있고 몸을 숨기고 총구만 내밀고 쏘기도 하는데 배를 가렸으니 반칙이라고 하는 아이들을 보니 참 어이가 없더군요.ㅋㅋ 그냥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조금 더 아름다웠을 텐데 말이죠.^^
한 30분을 그러고 나니 아이들 등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인규는 한참 동안 저를 쏘았습니다. 저에게는 총도 없는데 말이죠.ㅎㅎ; 저는 아이들 사진만 찍으러 다녔거든요. 저는 제 뒤에 누군가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난 인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계속 그 자리에서 총을 쏘고 있지 뭡니까. 음… 그래서 파란 팀이 졌나?ㅋ
지영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쓰러져 있었답니다. 자기는 정말 무서웠다며 소리도 많이 지르고 누가 쏘고 있으면 주저 앉아 버리고 그랬습니다.ㅋㅋ 이 커다란 아이가 이까짓 가짜 총 때문에 쓰러지다니…ㅋㅋ
소담이는 여기서도 시크함을 버리지 않더군요. 소리도 지르지 않고, 그렇다고 소극적인 것은 더더욱 아니고, 모습만 보면 냉정한 킬러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도 뭔가 무섭게 씨익 웃고 있는 모습이 찍혔습니다.ㅋ 적이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조준을 하고 쏘는 게 무슨 저격수 같았습니다.
소담이가 저격수였다면 현동이는 타고난 킬러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ㅎㅎ 현동이는 쫓아가면서 쏘아대서 지영이가 많이 주저 앉았던 장본인이었습니다. 도망도 안 가고 그냥 보이면 무조건 쏘는….ㅎㅎ ‘이슨이는(제이슨을 그렇게 부른답니다ㅎㅎ) 정말 무서웠어요!!!’라고 지영이가 말하더군요.
영관이는 다 하고 나와서 지영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달라며 눈을 똥그랗게 뜨고 귀여운 척을 했답니다.ㅎㅎ; 물론, 안 사줬지만, 이 덩치 큰 아이가 순간 너무 귀여웠다고 그러더라구요.ㅋㅋ 그렇게 티격태격해도 저러는 것을 보면 서로 막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닌 것 같은데… 참 알 수 없는 아이들의 세계입니다.ㅎㅎ; 영관이가 집에 가면서 저에게 자기가 최고득점을 올렸다고 다이어리에 써주면 안되냐는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하더라구요. 오늘 영관이는 자기가 많이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태욱이는 인규와 다른 게임을 했습니다. 하키 퍽처럼 생긴 것을 상대방 골에 넣는 게임인데, 태욱이가 꽤 잘하더군요. 음… 인규는 아무래도 게임에는 그닥 소질이 없는 걸까요? 아니, 한국에서는 게임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플레이스테이션도 이제 지겹다고 하고… 현동이가 놀자고 그러면 귀찮다고 그런다고 현동이가 매우 불만이 많답니다.ㅋ 인규는 현동이가 너무 에너지가 넘쳐나는 거라며 방어를 하더군요.ㅎㅎ 뭐, 어쨌든 간에… 그래도 인규는 패배를 인정할 줄 아니까 괜찮습니다.ㅎㅎ
내일은 인규, 현동이, 소담이 반을 가볼 예정입니다. 그 시간에 그 아이들이 수영을 한다면 또 못갈 수도 있지만 암튼 예정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아.. 그리고 저번에 7~8학년 아이들이 갔었던 기술학교를 내일 저도 가볼 예정입니다. 그래서 내일도 생생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