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18]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영어캠프 인솔교사 윤한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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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8-01-19 00:25 조회88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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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며칠 째 햇빛이 쨍쨍한 걸 보니 이제야 비로소 말레이시아다운 여름 날씨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이 맑고 햇빛이 반짝였습니다. 어제 액티비티 때 레고랜드에서 너무 신나게 놀았는지 아이들이 오늘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어했습니다. 평소에는 방에 불을 켜고 문을 몇 번 두드리면 일어나 서로를 깨우던 아이들이 오늘은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다시 잠들거나 눈을 반쯤 감고 얼굴을 찡그리며 조금만 더 자겠다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아침을 먹은 뒤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정규 수업을 들었습니다. 주말에 쉬고 나면 월요일에 일하기가 힘들 듯이 어제 액티비티에 다녀와서 수업을 듣기가 싫었을 텐데
어제 레고랜드에 다녀온 것을 잊은 듯이 평소같이 수업을 열심히 듣는 아이들이 참 대견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단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단어 시험을 잘 봐서 저녁을 먹은 뒤에 라면 파티를 했습니다.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라면을 먹는데, 서로 다른 라면을 바꾸어 먹기도 하고 라면을 사지 않은 친구와 라면을 나누어 먹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아이들은 비행기에서 챙겨온 김치를 꺼내 역시 라면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고 감탄하며 국물까지 다 마셨습니다. 라면 하나에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라면 파티를 조금 더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면 파티를 하고 나서는 마니또 게임을 했습니다. 학기 초에 서로 친해지라는 의미에서 마니또 게임을 하곤 하는데 아이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마니또 게임을 하는 것이 신기해서 마니또를 하려는 생각은 어떻게 했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마니또를 정해서 그 친구를 몰래 챙겨주고, 간식을 주면서 우리 사이가 더욱 돈독해 질거에요.” 라고 마니또 게임의 취지에 대해 침을 튀기며 설명했습니다. 아이들끼리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놀라웠고 애기처럼 보여도 보기보다 성숙하다고 느꼈습니다. 일주일 뒤에는 서로의 마니또를 공개하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바탕으로 서로의 마니또를 추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다음은 개별 코멘트입니다.
# 장윤영
요즘은 빨래 양이 많아 매일 빨래를 하는데, 오늘 빨래바구니를 들고 빨래방에 빨래를 맡기러 가려고 했더니 윤영이가 “선생님 힘드신데 빨래는 저희가 갖다 놓을게요. 저희 옷이잖아요.”라고 이야기하며 빨래 바구니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서로 도와주겠다며 따라 나서서 결국 모두 함께 빨래방에 다녀왔습니다. 의젓한 윤영이 덕에 매일 일이 적어져 편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 김나연
나연이는 배려심이 깊고 친구들에게 양보를 참 잘합니다. 씻거나 라면을 끓일 때, 밥을 먹으러 갈 때 등 아이들은 사소한 것 하나 하나 가위바위보를 통해 순서를 정하곤 하는데 오늘 나연이는 가위바위보에 이겼는데도 친구들이 라면을 끓일 때 순서를 기다리면서 친구들이 라면 끓이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나연이가 친구들을 도와주어서 라면파티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 이준선
수학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께서 준선이가 수학 숙제도 잘하고 수학 문제를 풀 때 따분해하지 않고 재밌어하는 것 같다고 하시며 칭찬해주셔서 저는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 저녁에 아이들을 데리고 매점에 갔을 때는 아이들이 간식을 고른 후 모두 준선이에게 달려가 얼마인지 계산해달라고 했습니다. 암산을 참 잘하고,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 김다해
어제 레고랜드에 다녀온 이후에 제 목이 많이 쉬었는데 다해가 오늘 제 목소리를 대신해주었습니다. 제가 작은 소리로 다해에게 지시사항을 이야기하면 목청 좋은 다해가 방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큰 소리로 친구들에게 전달해주어 저는 오늘 목소리를 크게 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해 덕분에 오늘 하루종일 목소리를 많이 아낄 수 있어서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 김수민
수민이는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모습이 매우 예쁩니다. 평소에 장난기 많고 활발한 수민이가 수업시간에는 표정이 싹 바뀌면서 웃음기 없는 모습으로 선생님 진지하게 듣는데 180도 다른 수민이의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으러 몰래 교실에 들어가면 인기척을 듣고 카메라를 바라보면서 장난스럽게 브이자를 그리는 남자아이들과는 달리 수민이는 수업에만 집중해서 사진을 찍는 줄도 모릅니다.
#정규리
규리는 캠프가 두 번째라서 그런지 캠프에 완벽하게 적응했습니다. 대학생처럼 아침 8시부터 5시 40분까지 수업을 듣는데 저녁에 모든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다고 말하며 지친 기색을 보이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규리는 쌩쌩합니다. 또한 친구들에게 액티비티에 갈 때는 물통과 선크림을 챙기라든지 아이들이 액티비티 때 받는 용돈으로 뭘 살 수 있는지 말해주는 등 캠프 일정이나 준비물에 대해 안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규리 덕에 친구들은 미리 미리 준비할 수 있어 좋아합니다.
#권보미
보미는 선생님 말씀을 경청하고 친구들에게 잘 전달해줍니다. 아이들에게 수업 장소나 시간을 공지해 준 후에 확인 차 다시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늘 보미가 가장 확실하게 알고 있습니다. 방에서 보미와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들에게 “내일 수업 어디서 한다고?” 라고 물으면 “어차피 저는 보미랑 갈 건데 보미가 알아서 데려가줘요.”하고 대답할 정도입니다. 네비게이션 같은 보미 덕분에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은 편하다고 합니다.
#김세현
세현이는 오늘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저를 대신하여 청소를 지휘했습니다. 방이 더러우니 방 청소를 좀 해야겠다는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방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면서 친구들에게 “얘들아, 청소하자!”하고 외쳤습니다. 친구들이 청소를 하지 않고 장난을 치고 있으면 저를 대신해 “선생님 목 아프셔서 소리 못 지르신다고! 말 좀 들어!”라고 말하며 저를 대신해 친구들을 혼내주기도 했습니다. 청소반장 세현이 덕분에 청소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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