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11]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영어캠프 인솔교사 윤한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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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8-01-12 03:55 조회93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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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는 한국과는 달리 말레이시아는 오늘 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정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제는 친구들이 수업에 적응을 해서 조용히 선생님이 하시던 말씀을 듣기만 하던 첫째, 둘째 날과는 다르게 손을 들고 자신 있게 발표도 하고, 옆에 앉은 친구들과 토의를 하는 여유까지 생겼습니다. 처음에 레벨에 따라 정규수업 반이 배정이 되었을 때,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이 아니라 모르는 친구들과 수업을 듣게 되었다면서 울상이 되어 저에게 그냥 같은 방 친구들과 수업을 들으면 안 되냐고 투정을 부렸던 아이들이 이제는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도 친해져서 방에 방친구들에게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 소개해주고 함께 놀기도 합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영어일기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글로 쓰는 일기는 초등학생 때부터 방학이 되면 방학숙제로 많이 써서 익숙하겠지만, 영어로 쓴다는 사실이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었던지 아이들은 쉽게 써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똘똘한 우리 아이들은 몇 번 써 보면 금방 익숙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 월요일, 목요일, 토요일 정규수업 시간에는 영어일기를 쓰는 시간이 있을 예정입니다. 주 3회 영어일기를 쓰면서 하루에 있었던 일을 정리해보고, 영어로 글을 쓰는 데 익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아이들이 자습시간을 가지거나, 수학수업을 들었는데 자습을 하는 친구들은 거의 다 영어 단어를 외웠습니다. A4용지가 까맣게 되도록 단어를 쓰면서 외우는 아이들이 참 기특하고 예뻤습니다.
요즘 저는 딸 키우는 재미를 느끼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에게 쪼르르 달려와 “선생님, 드세요” 하면서 제 손에 자기가 가져온 비타민 씨를 쥐어주고 도망가는 친구도 있고, 제 가방이 무겁다면서 가방을 손으로 받쳐주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제가 잠시 쉬다가 잠들었을 때 자신이 가져온 인형을 제 팔 사이에 끼워놓은 친구도 있고, 선생님은 매일 매일 예쁘다고 칭찬해서 저의 기를 살려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에 조금씩 조금씩 가족이 되어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낍니다.
다음은 개별 코멘트입니다.
# 장윤영
오늘 같은 방을 쓰는 친구 준선이가 감기에 걸려서 열이 조금 났는데, 윤영이가 준선이의 언니처럼 준선이를 잘 챙겨주었습니다. 이마에 손을 짚어주기도 하고 물을 떠다 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준선이를 데리고 약을 가지러 가려고 하자, 윤영이가 방에서 단어를 외우다가 벌떡 일어나 “준선아 아프지마!”하고 외쳤습니다. 윤영이가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이 너무 예뻤습니다.
# 김세현
오늘 세현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영어 정규수업을 함께 듣는 남자아이가 세현이 필통을 가지고 짓궂게 장난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분이 나빴겠다고 세현이를 위로하면서 선생님이 혼내준다고 이야기했는데 세현이가 오히려 저를 진정시키면서 “남자아이들은 원래 좀 어려요. 우리가 이해해야 돼요.”라고 했습니다. 체념한 듯한 세현이의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 권보미
보미는 남자친구들과도 친하게 잘 지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지금 시기에 남자 친구들을 멀리하거나 어색해하는데 보미는 같이 수업을 듣는 남자아이들과 함께 장난을 치며 거리낌 없이 잘 어울립니다. 오늘은 같이 수업을 듣는 남자 아이들과 내기를 해서 이겼다고 저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골목대장처럼 남자아이들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인 친구입니다.
# 김나연
나연이는 조용조용히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입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다녀와서 오늘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었을 법도 한데, 깨우자마자 벌떡 일어나 준비를 하고, 수업 때도 졸지 않고 예쁜 눈을 빛내며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수줍음이 많음에도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나연이는 같은 방 친구들에게 모범이 되는 아이입니다.
# 김수민
오늘 영어수업시간에 수민이와 한 남자아이 사이에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습니다. 수민이가 그 친구 때문에 속상해하는 것 같아 어떻게 해결하길 바라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를 혼내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와 선생님이 있는 자리에서 직접 대화로 풀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수민이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놀라기도 했고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규리
오늘 규리의 주도로 아이들이 함께 쓰는 방을 청소했습니다. 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방이 너무 더럽다고 하면서 스스로 역할분담을 하고 친구들을 모아 청소를 해 놓아서 정말 놀랐습니다. 책들을 정리하고 책상을 쓸고 캐리어까지 줄 맞춰 세워놓은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 김다해
다해는 늘 사랑이 넘칩니다. 방 친구들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에게도 사랑을 마구마구 주는 친구입니다. 오늘은 제 노트북에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써 놓았는데, 모든 스트레스와 피로가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다해 덕분에 오늘도 힘이 납니다.
# 이준선
준선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잘 나눕니다. 쇼핑몰에서 사온 간식을 다 먹은 친구들이 많은데, 준선이도 간식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모든 간식을 다 먹은 친구들과 자신의 간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친구들이 달라고 하기도 전에 먼저 간식을 같이 먹자고 이야기하는 준선이의 마음이 참 예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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